[K라이프저니|박지원 기자] 광고 제작 현장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이 70%에 육박하며 광고 산업의 제작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발표한 '2026 광고 제작 현장 AI 활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광고 제작 종사자 중 회사 소속 68.8%, 프리랜서 64.2%가 제작 과정에서 AI가 실제로 활용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년(2025년 43.2%) 대비 25.6%포인트 급증한 수치로, 광고 제작 현장의 AI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후반작업·관리직일수록 높은 AI 체감도
직무별로 살펴보면 후반작업(편집, VFX, 컬러그레이딩) 종사자의 AI 활용 체감도가 8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기획·제작(66.3%), 촬영·조명(58.9%), 음향·음악(71.4%) 순으로 나타났다.
직급별로는 팀장급 이상(76.2%)이 실무진(62.1%)보다 AI 활용을 더 높게 체감하고 있어, 경영진이 AI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작 규모별로는 대형 제작사(100억 원 이상 매출)의 AI 활용률이 81.3%로 가장 높았으며, 중소형 제작사(50억 원 미만)는 59.7%로 상대적으로 낮아 AI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획·사전제작 단계, AI 활용 확대 전망
향후 AI 활용이 가장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기획·사전제작 단계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73.4%가 '스토리보드 자동 생성', '카피 작성 및 아이디어 도출', '콘셉트 비주얼 제작' 등 크리에이티브 기획 영역에서 AI 활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광고대행사들은 OpenAI의 DALL-E, Midjourney, Runway 등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광고 콘셉트 시안을 제작하고 있다. 한 대형 광고대행사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과거 34주 걸리던 스토리보드 작업을 AI로 23일 내에 완성할 수 있게 됐다"며 "클라이언트에게 다양한 시안을 빠르게 제시할 수 있어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후반작업 자동화, 제작 기간·비용 대폭 절감
후반작업 분야에서는 AI 기반 편집 자동화와 VFX(시각효과) 합성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응답자의 78.9%가 '편집·합성 자동화', '색보정 자동화', '배경 제거 및 교체' 등에서 AI를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Adobe Premiere Pro의 AI 편집 도구, DaVinci Resolve의 AI 색보정, Runway의 AI 영상 생성 등이 광고 제작 현장에서 표준 툴로 자리잡고 있다. 한 포스트프로덕션 대표는 "과거 10명이 일주일 걸리던 VFX 작업을 이제 3명이 이틀 만에 완성한다"며 "제작 비용이 60% 이상 절감됐다"고 설명했다.
음향·더빙 분야도 AI 혁명…"목소리 합성 기술 상용화"
음향 제작 분야에서도 AI 활용이 급증하고 있다. AI 음악 생성 도구(Suno, Udio)를 활용한 배경음악 제작, AI 음성 합성을 통한 더빙 자동화가 확산되며 제작 프로세스가 혁신되고 있다.
응답자의 67.3%가 "AI 음성 합성 기술로 성우 섭외 없이 광고 더빙을 완료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52.1%는 "AI가 생성한 배경음악을 실제 광고에 사용했다"고 응답했다.
다만 AI 음성의 자연스러움과 감정 표현에 대해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음향감독은 "단순 정보 전달형 광고는 AI 음성으로 충분하지만,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는 여전히 인간 성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프리랜서 일자리 감소 우려…"중간급 인력 타격"
AI 활용 확대로 광고 제작 현장의 일자리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조사 결과 프리랜서 응답자의 41.7%가 "AI 도입 이후 일감이 줄었다"고 답했으며, 특히 보조 에디터, 주니어 VFX 아티스트 등 중간급 인력의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 프리랜서 에디터는 "과거에는 보조 작업자가 필요했지만 이제 AI가 그 역할을 대신하면서 신규 인력 진입이 어려워졌다"며 "경력을 쌓을 기회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2025년 광고 제작 분야 프리랜서 등록 인원은 전년 대비 18.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AI가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하면서 고도의 창의력과 기술력을 갖춘 소수 전문가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AI는 도구일 뿐, 최종 크리에이티브는 인간의 영역"
그러나 업계에서는 AI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82.3%가 "AI는 효율성 향상 도구일 뿐, 최종 크리에이티브 판단은 인간의 몫"이라고 답했다.
광고주 만족도 상승…"AI 광고, 효과는 동등 이상"
광고주들의 AI 제작 광고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코바코가 주요 광고주 2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8.6%가 "AI를 활용한 광고의 품질이 기존 방식과 동등하거나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제작 기간 단축(87.2%)과 비용 절감(83.4%)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으며, 다양한 버전 제작(76.8%)과 빠른 수정 대응(81.2%)도 장점으로 꼽혔다.
한 대기업 마케팅 임원은 "AI 활용으로 같은 예산으로 3배 많은 크리에이티브 시안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며 "A/B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광고를 선택할 수 있어 광고 효율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윤리적 이슈와 저작권 문제 '과제'
AI 활용 확대와 함께 윤리적 이슈와 저작권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응답자의 63.7%가 "AI 생성 콘텐츠의 저작권 귀속 문제가 불명확하다"고 답했으며, 58.2%는 "AI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침해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한 AI로 생성한 가짜 모델 이미지, 딥페이크 기술 활용 등에 대한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71.4%에 달했다.
코바코 관계자는 "광고 제작 현장의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는 만큼, 업계 차원의 윤리 가이드라인과 저작권 보호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며 "올해 상반기 중 '광고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 체계 개편 필요성 대두
전문가들은 광고 제작 인력 양성 교육 체계를 AI 시대에 맞게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에서는 AI 도구 활용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AI와 협업하는 새로운 워크플로우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부 대형 광고대행사는 자체 'AI 크리에이티브 랩'을 설립해 AI 활용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광고 제작 현장의 AI 혁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업계는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인간 고유의 창의성과 전략적 사고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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