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프저니|글·사진 이주상 기자] "타격이 베이스가 아니라 레슬링 베이스라서 레슬링 말고도 다른 걸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근데 그게 쉽지 않아서 3라운드까지 가게 된 것 같습니다."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굽네 ROAD FC 078 with K-POP' 2부 3경기가 끝난 뒤, 승자 한상권은 담담한 표정으로 경기를 되짚었다. 자신의 주무기인 레슬링을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시도가 예상보다 쉽지 않았음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소감이었다.
판정까지 간 접전, 승자는 한상권
이날 -70kg 라이트급 경기는 3라운드 만장일치(3:0) 판정으로 마무리됐다. 승자는 한상권. 그래플링이 주특기인 한상권이 스스로 콜아웃해 성사시킨 매치였던 만큼, 승리를 거두고도 담담하게 자신의 경기 내용을 되돌아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래플링의 로드FC 공무원 vs 11년 만에 돌아온 일본 챔피언
이번 대결은 커리어 배경부터 뚜렷하게 대비되는 두 파이터의 만남이었다.
1996년생인 한상권은 중학교 시절 3년간 아마추어 레슬링을 수련하며 그라운드 기술을 쌓았고, 호주 유학 시절에는 주짓수까지 연마해 현재 주짓수 퍼플벨트를 보유하고 있다. 로드FC 센트럴리그 시절부터 꾸준히 케이지에 올라 '로드FC 공무원'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성실하게 커리어를 쌓아온 파이터다.
지난해에는 여제우를 로드FC 역사상 처음으로 백스핀 엘보우 KO로 꺾으며 2025 로드FC 올해의 KO 상을 수상, 그래플러라는 이미지를 넘어 타격에도 자신감을 붙인 상태였다. 이번 경기 전 전적은 7승 8패였다.
상대 오하라 주리는 1990년생의 베테랑 타격가로, 38승 21패 2무 3무효라는 방대한 전적을 보유한 산전수전 다 겪은 파이터다. 현재 일본 DEEP 라이트급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5년 로드FC가 일본에서 처음 개최한 해외 대회 'ROAD FC 024 IN JAPAN'에 출전해 로드FC 팬들에게도 낯익은 이름이다.
이후 일본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다, 한상권의 콜아웃에 응답하며 11년 만에 로드FC로 복귀해 이번 대결이 성사됐다. 오하라 주리는 그래플링과 레슬링을 배제한 순수 타격전을 원했지만, 결과적으로 승리는 한상권에게 돌아갔다.
"쉽지 않았다"…솔직한 자기 평가
승리 인터뷰에서 한상권은 자신의 경기 내용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타격 베이스가 아니라 레슬링 베이스인데, 레슬링을 쓰지 않고도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그런데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아서 판정까지 가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완벽한 경기력은 아니었을지언정 타격에 특화된 베테랑을 상대로 판정승을 따낸 것 자체가 자신의 성장을 보여준 결과라는 평가다.
다음 상대를 향한 콜아웃과 팬들을 향한 감사
한상권은 이어 다음 목표가 될 상대를 향해 공개적으로 대결을 제안하며 콜아웃을 이어갔고, 자신의 도전을 뒤에서 꾸준히 응원해 준 구독자와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아준 스폰서와 지인들의 이름도 하나하나 부르며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한상권은 "늘 강한 선수와 대결하고 싶다"는 평소 소신대로 타격에 특화된 베테랑 챔피언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두며 자신의 발전을 증명해 보였다. 이번 승리 후 그는 현 라이트급 챔피언 카밀 마고메도프와의 대결을 희망하고 있어, 다음 행보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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