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프저니|고요비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섬유예술과 출신 작가들의 모임인 현수회가 제17회 작품전을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이화아트센터에서 개최한다. 오프닝 행사는 18일 오후 5시에 열린다.
1989년 창립된 현수회는 자수를 현대적 조형예술로 발전시켜온 단체로, 그 뿌리는 1947년 설립된 이화여대 자수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2년 자수과가 섬유예술과로 개편되면서 전통 자수는 직조·염색·설치 등 다양한 섬유 매체와 결합해 한층 폭넓은 조형 언어로 확장되어 왔다.
이번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뚜렷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현대자수의 기반이 형성되고 조형적 가능성이 확장된 1960~80년대는 정작 그 시기 작가들의 작품 상당수가 소실되었거나, 작가들의 타계와 함께 행방이 묘연해진 시기이기도 하다. 이는 곧 한국 현대자수 역사 자료의 유실을 뜻한다. 현수회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현대자수를 한자리에서 조망하고, 이 흐름을 이끌었던 선구 작가들의 작품을 현재 활동 중인 작가들의 작품과 나란히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 자수의 조형적 표현'을 주제로
제17회 현수회전의 주제는 '현대 자수의 조형적 표현'이다. 기존 회원과 신입 회원이 함께 참여해 각자의 개성과 감각을 실과 바늘에 담아낸 다채로운 조형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에는 1960년대 작품부터 2026년 신작까지가 한자리에 모인다. 평면과 입체, 설치와 오브제, 영상에 이르기까지 형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들이 함께 걸리며, 반세기가 넘는 시간에 걸친 한국 현대자수의 궤적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현수회는 "자수, 새로운 시대를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현수회가 지향하는 예술이다"라는 모토 아래, 실과 바늘·섬유라는 전통적 매체로 인간과 사회, 공간과 시간을 담아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현대자수는 국내 조형예술계에서 독자적인 '현대조형' 장르로 자리매김해왔다.
국내외 32인 작가 총출동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작가 32인이 참여한다. 참여 작가는 강승희, 김복희, 김혜순, 박연실, 박정례, 박향숙, 배성은, 신지혜, 안은선, 고(故) 양영애, 오복환, 윤귀영, 윤미경, 윤영자, 윤혜정, 이상미, 이상복, 이상영, 이윤경, 이은화, 이효범, 임은경, 임정옥, 장영란, 전영선, 정진경, 조근미, 주선경, 진윤미, 최명하, 탁지숙, 한수영이다. 고인이 된 작가의 유작도 함께 전시돼 의미를 더한다.
자수와 현대 섬유예술이 빚어내는 이번 향연은 관람객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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