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프저니|이여름 기자] 하정우가 돌아왔다. 그것도 건물을 지키기 위해 납치극에 뛰어든 절박한 소시민으로. tvN 토일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이 하정우 특유의 폭발적인 연기력을 앞세워 케이블 안방극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3월 15일 방송된 2회는 전국 가구 평균 4.5%, 최고 5.0%, 수도권 가구 평균 5.0%, 최고 5.8%를 기록하며 케이블 및 종편 채널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tvN의 핵심 타깃인 2049 남녀 시청률에서도 수도권·전국 기준 모두 동시간대 정상을 차지했다.
경매 위기의 건물주, 납치극에 뛰어들다
드라마의 출발점은 지극히 현실적인 욕망이다. 주인공 기수종(하정우)은 평범한 건물주지만, 세윤빌딩이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면서 극도로 궁지에 몰린 인물이다. 그에게 접근한 것은 오랜 친구 민활성(김준한). 처가에서 '돈만 축내는 데릴사위'로 무시받아온 그는 아내 전이경(정수정)의 가짜 납치극을 꾸며 몸값 30억을 뜯어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기수종에게 5억을 조건으로 공모를 제안한다.
"언제까지 무시당하고 살래?" 민활성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한마디, 그리고 5억이라는 숫자 앞에 기수종은 결국 손을 잡는다. 그렇게 두 남자의 황당하고도 위태로운 생존 서스펜스가 막을 올렸다.
코믹과 긴장을 오가는 하정우의 '피 말리는 열연'
'건물주'의 가장 큰 재미는 하정우가 만들어내는 독보적인 코믹 연기에 있다. 냉동창고에 갇힌 전이경에게 하루 세 번 마취 주사를 놓는 임무를 맡은 기수종은, 창고로 향하는 방문자들을 허겁지겁 막아서고, 주사 타이밍을 놓쳐 의식을 되찾은 전이경을 다시 기절시키는 등 매 순간 아슬아슬한 위기를 자초한다. 납치범 연기 연습에 열을 올리면서도 수고비를 당당히 15억으로 올려 부르는 장면은 웃음과 긴장을 동시에 자아냈다.
스크린을 압도해온 하정우가 드라마에서 이처럼 찌질하고 허둥대는 생계형 캐릭터를 선보이는 것 자체가 신선한 즐거움이다. 진지함과 코믹함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의 연기 폭은, 장르적으로 어중간해지기 쉬운 '코믹 서스펜스'라는 결합을 단단하게 붙들어주는 핵심 동력이다. 여기에 김준한의 능청스러운 호흡이 더해지며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는 '건물주'만의 독특한 서스펜스를 완성해냈다.
가짜 납치극, 걷잡을 수 없는 진짜 위기로
그러나 계획은 처음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장모 전양자(김금순)가 몸값 요구에 호락호락 응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판이 커졌다. 경찰이 잠입한 사실을 모른 채 복면을 쓰고 인질 교환에 나선 기수종은 뒤늦게 이상을 눈치채지만, 이미 민활성이 실랑이 끝에 난간 너머로 추락한 뒤였다. 친구의 사고에 당황한 기수종은 경찰을 피해 황급히 도주하며 2회의 막이 내렸다.
설상가상으로 위기는 사방에서 몰려든다. 남편의 수상한 야간 행적을 바람으로 오해한 아내 김선(임수정)이 뒤를 밟고 있고, 경찰은 기수종이 또 다른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포착하며 의심의 눈을 켰다. 아무도 다치지 않고 돈만 챙기면 그만이라던 단순한 계획은 어느새 사면초가의 함정으로 변해버렸다.
'생계형 건물주'의 생존기, 이 시대의 욕망을 건드리다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이 주목받는 이유는 드라마가 품은 날카로운 현실 인식에도 있다. 건물주라는 타이틀 이면에 숨겨진 빚과 경매, 생존을 위해 도덕의 선을 넘어서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건물주'라는 단어에 대한 시대적 욕망과 그 허상을 동시에 건드린다. 코믹한 외피 안에 서늘한 현실을 담아낸 이 드라마가 앞으로 어떤 서스펜스를 펼쳐낼지, 하정우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시청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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