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거장 사이먼 래틀 경(Sir Simon Rattle)이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및 합창단(Chor und 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ndfunks)과 함께 모차르트의 오페라 '이도메네오(Idomeneo, KV 366)'를 녹음해 BR-KLASSIK 레이블을 통해 발매했다.
1781년 초연된 '이도메네오'는 모차르트가 25세의 나이에 작곡한 오페라 세리아(정가극)로, 그의 성숙기 오페라 작품 중 가장 초기작에 해당한다. 트로이 전쟁 이후 크레타로 돌아가는 이도메네오 왕의 비극적 서사를 담은 이 작품은 모차르트의 극적 천재성과 관현악법의 정점을 보여주는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음반은 총 3장의 CD에 서곡과 3개 막을 담았으며, 총 러닝타임은 약 168분에 달한다. 잠바티스타 바레스코의 대본을 기반으로 한 이 작품은 신과 인간 사이의 갈등, 부성애와 희생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
래틀 경은 이번 녹음을 위해 현재 세계 오페라 무대를 주름잡는 최고의 성악가들을 캐스팅했다. 타이틀 롤인 이도메네오 역에는 테너 앤드루 스테이플스(Andrew Staples)가, 그의 아들 이다만테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막달레나 코제나(Magdalena Kozena)가 맡았다.
프리아모스 왕의 딸 일리아 역은 소프라노 사빈 드비엘(Sabine Devieilhe)이, 아가멤논의 딸 엘렉트라 역은 소프라노 엘자 드라이지히(Elsa Dreisig)가 열연했다. 특히 체코 출신의 막달레나 코제나는 래틀 경의 부인으로, 부부의 음악적 교감이 돋보이는 연주를 선보였다는 평가다.
사이먼 래틀은 이번 녹음에서 모차르트 특유의 극적 긴장감과 서정적 아름다움을 동시에 구현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투명하면서도 풍부한 사운드는 모차르트 시대의 관현악법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래틀의 비전을 완벽하게 뒷받침한다.
특히 1막 52분, 2막 44분, 3막 78분에 이르는 각 막의 구성에서 래틀은 극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각 아리아와 앙상블에서 성악가들의 개성을 최대한 살려내는 섬세함을 보여줬다.
BR-KLASSIK은 바이에른 방송국 산하의 레이블로, 유럽 최고 수준의 녹음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번 음반은 2025년 독일에서 제작됐으며, 독일어와 영어 해설이 포함된 북클릿이 함께 제공된다.
래틀 경은 2023년 베를린 필하모닉 음악감독직을 마친 후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의 협업을 강화해왔으며, 이번 '이도메네오'는 그 결실 중 하나로 평가된다.
클래식 음악 평론가들은 "래틀의 해석은 학구적 엄밀함과 극장적 생동감을 동시에 갖췄다"며 "21세기 '이도메네오' 녹음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klifejourney2025@gmail.com
[저작권자ⓒ K라이프저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