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프저니|박지원 기자] 23일 서울 성수동, 네스프레소 '버츄오 월드 미디어 데이' 현장에는 예상치 못한 긴장감이 흘렀다. 배우 김고은과 미쉐린 스타 셰프 손종원 — 각자의 분야에서 대한민국 정상에 선 두 사람이 이날 처음으로 한 무대에 섰다. 서로를 향한 첫 마디는 간결하고도 진심이었다. "팬이에요." 손종원 셰프가 건넨 이 한마디에 현장은 순식간에 따뜻해졌다.
김고은 "커피는 정신 차려 세포, 그리고 감성 세포"
토크 세션의 첫 주인공은 3년째 네스프레소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배우 김고은이었다. 진행자 박경림과 함께한 대화에서 그녀는 커피에 대한 자신만의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평소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가장 즐기는데, 가끔은 부드러운 것을 찾을 때도 있어요. 아이스 라테에 바나나 시럽을 한두 스푼 넣으면 딱 부드럽게 즐길 수 있거든요." 그녀의 말에서 커피를 대하는 일상적이고 솔직한 취향이 묻어났다.
특히 현장을 웃음으로 가득 채운 것은 커피를 마시는 순간에 따른 '세포' 이야기였다. "아침에는 정신 차려 세포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촬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저녁에는 감성 세포로 석양을 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겨요."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을 관통하는 감수성이 그대로 담긴 표현이었다.
멕시코 로케이션, 수영장에서 아이스커피…광고 현장 뒷이야기 공개
이번 버츄오 월드 캠페인 촬영 이야기도 화제를 모았다. 김고은은 "실제 멕시코에서 촬영을 했는데, 수영장에서 아이스커피, 정글 속 에스프레소 마티니 등 장면마다 다른 커피를 경험하는 설정이었다"며 "광고 촬영이었지만 마치 여행하는 것처럼 즐겁게 임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촬영을 통해 얻은 인식의 변화도 전했다. "같은 커피라도 분위기와 공간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졌어요. 커피도 그날의 기분에 맞춰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세계 단 두 명의 글로벌 앰버서더 중 한 명이 한국 배우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연속으로 함께하게 된 것이 의미 깊다. 작년에 잘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올해도 열심히 하고 싶다"며 겸손하면서도 자신감 있는 소감을 전했다.
칸 영화제 라운지에서 깨달은 것 — "커피는 사람과 문화를 잇는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 네스프레소 앰버서더 자격으로 참석했던 경험도 인상적인 대목이었다. 김고은은 "영화제 기간 동안 네스프레소 라운지에서 전 세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보며 커피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마음과 마음을 나누고 이야기를 공유하는 매개가 바로 커피더라"는 그녀의 말은 행사 전체의 주제의식을 가장 선명하게 담은 문장이었다.
손종원 셰프 깜짝 등장 "팬이에요"…첫 만남부터 빛난 케미
토크 세션이 무르익을 즈음, 무대에 미쉐린 스타 셰프 손종원이 서프라이즈 게스트로 등장했다. "방송에서 많이 봤지만 실제로는 처음"이라고 밝힌 두 사람의 첫 만남은 "팬이에요"라는 손 셰프의 진심 어린 한마디로 시작되어 현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화면보다 훨씬 더 멋지시다"는 김고은의 답변에 현장에선 웃음이 터졌다.
손종원 셰프는 네스프레소와 깊은 인연을 이어온 인물이다. 2020년 콜롬비아 커피 농장을 직접 방문해 커피 열매를 손으로 수확하는 과정을 경험하고, 그 이전부터 네스프레소 머신을 일상적으로 사용해왔다고 밝혔다. "바쁜 일상에서 품질 좋은 커피를 쉽고 빠르게 마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 그가 네스프레소를 선택한 이유였다.
"커피와 김밥" — 셰프의 뜻밖의 페어링 고백
요리 전문가의 시각에서 바라본 커피 페어링 이야기도 현장을 달궜다. 손 셰프는 "커피는 디저트와 잘 어울리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조합이 바로 김밥과 뜨거운 에스프레소"라며 뜻밖의 조합을 꺼냈다. "에스프레소의 강렬한 풍미가 김밥 한 입과 만나면 정말 행복하다"는 그의 말에 김고은도 "저도 촬영장 가기 전 치즈김밥과 커피를 즐긴 기억이 있다"며 공감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진행자의 말처럼, 두 사람의 대화는 커피가 이미 한국인의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음을 자연스럽게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모든 것이 시작되는 곳" — 손종원이 빚은 커피 열매 디저트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손종원 셰프가 직접 선보인 페어링 디저트였다. 그는 콜롬비아 농장에서 직접 빨간 커피 열매를 바구니에 담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 경험에서 출발한 디저트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이름은 'Where Everything Begins(모든 것이 시작되는 곳)'. 커피 나무의 열매를 형상화한 이 디저트는 네스프레소 커피를 활용한 소스를 위에 뿌리는 방식으로 완성됐다. "커피 한 잔이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손길과 과정이 필요한지, 그 시작점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는 것이 그가 담고자 한 메시지였다.
소스를 뿌리는 마무리 단계에서는 김고은이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섬세하게 소스를 올리는 그녀에게 손 셰프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감성적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하세요"라고 조언했다. 완성된 디저트는 예상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플레이팅으로 현장의 탄성을 자아냈다.
"구운 가나슈처럼 포근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디저트와 커피의 만남 — 커피 한 잔이 얼마나 풍성한 경험이 될 수 있는지를 직접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첫 만남이 남긴 것
행사가 마무리될 무렵, 두 사람 모두 이날의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값진 경험이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손 셰프는 "커피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마시면 한 잔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느끼셨으면 한다"고 말했고, 김고은은 "집에 돌아가서 바로 해보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단순한 음료 브랜드 행사를 넘어, 커피라는 매개를 통해 배우와 셰프, 그리고 관객이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연결된 오후였다. 성수동 한 켠에서, 커피 한 잔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경험의 최대치가 잠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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