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라이프저니 | 이주상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보디빌더 김준호(55)는 단순한 근육맨을 넘어 한국 보디빌딩 역사 자체를 새로 쓴 개척자다. 그의 커리어는 국내 보디빌딩계에 여러 '최초'의 기록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진행형인 도전 정신으로 50대에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전무후무한 기록들의 연속
김준호의 보디빌딩 인생은 기록의 연속이다. 1988년 만 19세의 나이에 역대 최연소 미스터코리아에 등극한 것을 시작으로, 1997년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2014년 벤 웨이더 다이아몬드컵에서 한국인 최초로 IFBB 프로카드를 획득하며 아시아 보디빌딩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15년부터 3년 연속 미스터 올림피아에 진출하여 아시아 보디빌딩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고 무대에 한국의 이름을 올렸다. 올림피아는 보디빌딩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최고 권위의 대회로, 그의 진출은 단순한 개인적 성취를 넘어 아시아 보디빌딩의 위상을 높인 역사적 쾌거였다.
15년 공백기를 딛고 일어선 불굴의 정신
김준호의 커리어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1998년부터 2013년까지 15년간의 공백기다. 대한보디빌딩협회와의 갈등으로 영구제명을 받아 어떤 대회에도 출전할 수 없었던 이 시기는 일반적인 선수라면 포기했을 법한 절망적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준호는 이 기간을 오히려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으로 활용했다. 중앙대학교 석사와 경희대학교 박사 과정을 밟으며 학문적 깊이를 더했고, 머슬아카데미를 통해 후배 육성에 힘썼다. 2013년 NABBA 대회를 통해 선수로 복귀한 후 불과 1년 만에 프로카드를 획득한 것은 그동안의 인내와 준비가 얼마나 철저했는지를 보여준다.
학자적 접근과 과학적 트레이닝의 선구자
김준호가 다른 보디빌더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학문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과학적 접근이다. 경희대학교에서 스포츠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단순한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운동생리학, 기능해부학, 트레이닝 방법론 등을 근거로 한 체계적인 훈련법을 추구한다.
최근 그의 트레이닝 철학은 기존의 프리웨이트 중심에서 머신 운동 중심으로 변화했다. "근비대를 목적으로 한다면 부상 위험이 적고 정확한 자극을 줄 수 있는 머신 운동이 더 효과적"이라는 그의 주장은 보디빌딩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교육자로서의 역할과 후배 양성
현재 김준호는 한양대학교 레저스포츠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학문과 실기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몬스터짐을 통한 전문 트레이너 양성과 유튜브 채널 '몬스터짐 트레이닝'을 통한 대중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이름을 건 '김준호 클래식' 대회를 통해 후배 선수 발굴에 힘쓰고 있다. "선수가 선수를 위한 대회를 만들자"는 슬로건으로 시작된 이 대회는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아널드 클래식'처럼 세계적인 대회로 키우는 것이 그의 목표다.
50대에도 현역 선수로 활약하는 예외적 존재
만 55세인 현재도 김준호는 현역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대부분의 보디빌더가 40대에 은퇴하는 것과 달리, 그는 여전히 자신보다 10~20살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며 IFBB 프로 무대에 서고 있다. 이는 체계적인 자기관리와 과학적 트레이닝의 결과물이다.
한국 피트니스 산업 발전의 견인차
김준호의 영향력은 보디빌딩을 넘어 한국 피트니스 산업 전반에 미치고 있다. 그의 성공은 보디빌딩을 단순한 근육 자랑이 아닌 전문적인 스포츠로 인식시키는 데 기여했다. 또한 과학적 접근과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피트니스 지도자들의 전문성 향상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준호는 "나의 라이벌은 바로 나 자신"이라고 말한다. 끊임없는 자기 초월을 통해 한국 보디빌딩의 한계를 넘어선 그의 여정은 현재진행형이다. 그의 존재 자체가 한국 보디빌딩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명이자, 후배들에게는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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