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이른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도항 수산물 경매장입니다. 40cm도 넘는 위풍당당한 참돔이 눈을 부릅뜬 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분노로 가득한 눈입니다. 주인은 자신의 주검을 사가는 사람이고, 참돔의 마지막 운명은 인간의 식탁일 겁니다. 한때는 끝없는 푸른 바다를 누빈 '바다의 왕자'였지만, 어쩔 수 없는 호기심에, 낚시에 걸려 그의 운명은 끝나버렸습니다. 빛나는 바늘의 유혹을 견뎌냈더라면, 지금도 바다의 왕자일텐데요. 운명이 천천히 기다려지는 것이고, 운명이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운명은 욕실에서 미끄러지는 것처럼 순식간에 오고, 결과만 남을 뿐입니다.
뾰족한 것에 대하여
I.
왕관은 물결이었다
경계는 없었다
그런데 빛나는 것 하나가
모든 것을 삼켰다
II.
궁금함은
자유보다 깊은 갈증
한 입의 불멸과
영원의 추락 사이에서
나는 선택했다
III.
공기의 바다에서
물고기는 새가 아니다
역전된 세계
호흡은 질식이 되고
상승은 추락이 된다
IV.
후회는
돌아갈 수 없는 자의 언어
고통이여, 짧아라
어둠이여, 조용하라
V.
다시 태어난다면?
같은 호기심으로
같은 바늘을 향해
아니면
뾰족한 것 없는 왕국에서
안전한 죽음으로
VI.
질문은 영원하다
호기심 없이 사는 것과
호기심 때문에 죽는 것
무엇이 더 살아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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