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 '호프'로 영평상 감독상… "하루도 기도 안 한 날이 없었다"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11-05 22:50:02

Na Hong-jin Wins Best Director for “Hope” at the 46th Korean Association of Film Critics Awards 나홍진 감독이 트로피를 들고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글·사진 이주상 기자] 나홍진 감독이 제46회 영평상에서 '호프'로 감독상을 받았다.

4일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 1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나 감독은 선형적 서사를 붙들고 시공간의 새로운 미장센을 구현해 자신의 독창적 세계관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집요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우 조한철과 아나운서 장선이 진행을 맡은 이날 시상식은 한국영화평론가협회 공식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됐다.

"나홍진표 액션의 롤러코스터는 멈추지 않았다"

시상은 영화평론가 조혜정 중앙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올해 중앙대 예술대학원에서 정년을 맞은 조 평론가는 나 감독의 영화를 "폭발적인 액션 에너지"로 요약했다. 거칠 것 없이 몰아치는 역동성이 관객의 오감을 붙들어 둔다는 것이다. 그는 장편 데뷔작 '추격자'부터 '호프'에 이르기까지 나홍진표 액션의 롤러코스터는 멈추지 않았다고 짚었다.

조 평론가는 '호프'의 액션 에너지를 완성하는 것으로 추격 장면을 꼽았다. 외계 생명체와 쫓고 쫓기는 상황에서 질주하는 자동차, 숲을 내달리는 말, 숨 쉴 틈 없는 총격전이 관객의 아드레날린을 끌어올린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조인성, 황정민 등 배우들의 연기 에너지가 더해져 체감도가 높아진다는 평이다. 그는 긴 러닝타임에도 짧은 순간처럼 기억되는 이유를 배우들의 개성과 두 에너지를 서사의 리듬 안에 녹여낸 감독의 능력에서 찾았다. 또 한 세계가 무너져 내리는 어두운 세계관 속에서도 그 틈새를 뒤집어 희망의 메시지를 보낸 점이 영화의 매력을 배가한다고 덧붙였다. 조 평론가는 “'호프'는 여전히 나홍진의 영화적 감각과 리듬, 에너지가 살아 있는 영화”라고 밝혔다.

"누구도 다치지 말고, 온전히 필름에 담기길"

수상자로 나선 나 감독은 "제 영화에 대한 평론을 잘 찾아 읽지 않는 편인데, 이렇게 길게 칭찬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조 평론가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곧바로 촬영 현장의 기억을 꺼냈다. 나 감독은 "매일이 대신 없는 영화였다"며 "일부는 몇 년, 일부는 몇 개월을 준비한 장면을 매일같이 찍었다"고 말했다. 하루의 촬영분이 모두 수개월, 수년간 준비해 온 것이었고, 촬영은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진행됐다고 돌아봤다.

나 감독은 "매일 여명을 보며 현장으로 갔는데, 하루도 기도를 안 한 날이 없었다"며 "누구도 다치지 말고 무탈하게 하루가 넘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동안 고생해서 준비한 것들이 부디 기대 이상으로 필름에 온전히 담기길 바랐다"고 했다. 

"함께한 위대한 테크니션들께 영광이었다"

나 감독은 공을 스태프에게 돌렸다. 그는 "예술가라고 해도 되겠지만 저는 테크니션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며 "영화에 참여해 준 위대한 테크니션 여러분, 그리고 배우분들과 함께해 큰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들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에 감사를 전하며 소감을 마무리했다.

이중의 위기 속 한국영화의 도약 모색

한편 서곡숙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올해 한국 영화계가 줄어든 공급과 OTT 확산이라는 이중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 회장은 제46회 영평상이 예술성과 완성도, 창작 환경의 변화, 차세대 영화인 조명 등 한국 영화의 질적 도약으로 위기를 돌파할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호프'를 '가능한 사랑'과 함께 거장의 건재함과 플랫폼의 경계를 허문 영화적 미학을 보여준 작품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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