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바로크의 정수 '이 비르투오지 이탈리아니', 인천문화예술회관 재개관 무대 장식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5-10-09 22:45:54

1989년 창단, 36년 전통의 명문 챔버 오케스트라...비발디 '사계' 들고 10월 18일 내한 '이 비르투오지 이탈리아니(I Virtuosi Italiani)' 내한공연 포스터

[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인천광역시 문화예술회관이 전관 재개관을 기념해 세계적인 이탈리아 챔버 오케스트라 '이 비르투오지 이탈리아니(I Virtuosi Italiani)'를 초청한다. 오는 10월 18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2025 클래식 시리즈의 세 번째 무대로, 이탈리아 바로크 음악의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1989년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창단된 '이 비르투오지 이탈리아니'는 이탈리아 주요 오케스트라 출신 연주자들과 명문 음악원 교수들로 구성된 전문 실내악 앙상블이다. '이탈리아의 거장들'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이 앙상블은 르네상스 이래 독보적 명성을 이어온 이탈리아 챔버 음악의 전통을 계승하며, 인류 문화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불멸의 음악 전통을 되살리기 위해 혼신의 연주를 펼쳐왔다.

오케스트라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알베르토 마르티니(Alberto Martini)와 베로나 음악원 교수 알베르토 암브로시니(Alberto Ambrosini)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알베르토 마르티니는 2006년부터 악단의 제1바이올린 주자이자 예술감독을 맡고 있고, 코라도 로바리스(Corrado Rovaris)가 수석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창단 초기부터 이탈리아의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로마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베네치아 라 페니체 극장 등 명문 공연장에서 활동해왔다.  

이 비르투오지 이탈리아니는 역사적으로 올바른 연주 방식(Historically Informed Performance)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연구로, 바로크와 고전 레퍼토리를 원전 악기로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본 편성은 16명의 현악기 주자와 통주저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흐, 헨델에서 모차르트, 비발디에 이르는 바로크와 고전 레퍼토리를 깊이 있게 해석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악단은 현대 악기와 원전 악기를 모두 사용하는데, 단순히 악기의 차이를 넘어 당대의 연주 관행, 아티큘레이션, 프레이징, 다이내믹 등을 철저히 연구해 재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음악학적 가치와 예술적 완성도를 동시에 추구하는 악단의 철학을 보여준다.
 
2011년부터 이 비르투오지 이탈리아니는 베네치아의 피에타 성당(Chiesa della Pieta)에서 열리는 정기 음악회 시즌의 상주 앙상블로 활동하고 있다. 피에타 성당은 안토니오 비발디가 바이올린 교사이자 작곡가로 활동했던 '비발디의 교회'로 널리 알려진 곳으로, 바로크 음악의 성지로 불린다.

1745년부터 1760년 사이에 건축된 이 교회는 당시 고아원 겸 병원이었던 '오스페달레 델라 피에타'에 인접해 있었으며, 비발디는 이곳에서 여성 고아들을 가르치며 수많은 걸작을 작곡했다. 이 비르투오지 이탈리아니가 바로 그 역사적 공간에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펼친다는 것은 악단의 음악적 정통성과 권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비르투오지 이탈리아니는 Sony, EMI, Naxos 등 세계 유수의 음반사를 통해 100장 이상의 앨범을 발매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40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했다. 방송 출연과 레코딩 활동을 활발히 펼치며 국제적 명성을 확립했다.

2004년에는 F.A. 봄포르티의 전집 녹음으로 권위 있는 프랑스 음악상 '쇼크 드 라 뮈지크(Choc de la Musique)'와 '디아파종 도르(Diapason d'or)'를 수상했다. 2018년에는 로시니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그의 유명한 서곡들을 담은 앨범을 CPO 레이블에서 발매했다.  

2020년에는 테너 로렌스 브라운리(Lawrence Brownlee)와 마이클 스파이어스(Michael Spyres)가 참여한 로시니 듀엣 앨범을 워너 클래식의 에라토 레이블에서 발매해 2021년 '디아파종 도르 드 라네(Diapason d'Or De l'Annee 2021)'를 수상했다.  

이 비르투오지 이탈리아니는 전통적인 바로크 연주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시도해왔다. 재즈 피아니스트 유리 케인(Uri Caine), 이탈리아 재즈 트럼페터 파올로 프레수(Paolo Fresu), 현대 작곡가 조반니 알레비(Giovanni Allevi), 미니멀리즘 거장 루도비코 에이나우디(Ludovico Einaudi), 영화음악 작곡가 마이클 나이먼(Michael Nyman) 등 현대 음악가들과 협업하며 클래식과 현대 음악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특히 재즈와 바로크의 결합을 시도한 프로젝트는 변주라는 공통된 음악 언어를 통해 시대를 초월한 음악적 소통이 가능함을 보여주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현재는 일본의 세계적 재즈 피아니스트 히로미 우에하라(Hiromi Uehara)와의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악단의 예술적 중심인 알베르토 마르티니는 베로나 음악원에서 바이올린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후 제네바 음악원에서 수학했다. 콘체르트마스터, 제1바이올린, 지휘자, 솔리스트로서 이탈리아와 해외의 가장 권위 있는 페스티벌에서 연주해왔다.

리카르도 무티, 리카르도 샤이, 블라디미르 유롭스키, 정명훈, 주세페 시노폴리 등 세계적 거장 지휘자들과 콘체르트마스터로 협업했으며, 현재 베로나 음악원 교수이자 2016년부터 베로나 리스토리 극장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르티니는 1765년 나폴리에서 제작된 주세페 갈리아노(Giuseppe Gagliano) 바이올린과 1967년 마리노 카피키오니(Marino Capicchioni)가 제작한 명기를 연주한다.
 
10월 18일 오후 7시 30분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이 비르투오지 이탈리아니는 비발디의 '사계'를 메인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이 비르투오지 이탈리아니 내한 공연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바로크 협주곡인 '사계'는 봄·여름·가을·겨울 각 계절의 정경과 감정을 음악으로 생생하게 그려낸 걸작이다.

이탈리아 앙상블이 연주하는 이탈리아 작곡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비발디의 고향 베네치아에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펼치는 악단이기에, '사계'의 진정한 정수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전관 재개관을 기념해 이탈리아를 넘어 국제적으로 명성을 쌓아온 세계적 앙상블을 초청하게 돼 뜻깊다"며 "36년 전통의 명문 오케스트라가 선사하는 이탈리아 바로크의 정수를 인천 시민들에게 선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문화예술회관의 '클래식 시리즈'는 국내외 탁월한 실력으로 주목받는 고전 장르 아티스트와 단체를 초청해 선보이는 브랜드 공연으로, 올해는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클래식 발레까지 아우르며 한층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시리즈의 마지막 무대는 12월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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