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명문 런던 필하모닉, 2년 만에 한국 찾는다...손열음과 차이콥스키 협주곡 무대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5-10-09 22:19:32

수석 지휘자 에드워드 가드너와 11번째 내한...서울·대전·부산·경기 4개 도시 투어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포스터

[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오케스트라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London Philharmonic Orchestra)가 오는 10월 한국을 찾아 국내 클래식 팬들과 만난다. 2023년 공연 이후 2년 만의 재방문으로, 1969년 역사적인 첫 내한 이후 11번째 방문이다.

공연기획사 빈체로는 런던 필하모닉이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전국 4개 도시를 순회하며 총 4회의 공연을 펼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자로 참여해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선보인다.
 
런던 필하모닉은 2019년과 2023년 내한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한국 클래식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1932년 창단된 런던 필하모닉은 유구한 역사를 지닌 동시에 영국에서 가장 미래지향적인 앙상블로 평가받으며, 탁월한 연주력과 유연성, 창의성을 두루 갖춘 세계적 오케스트라로 국제적 인정을 받고 있다.  

런던 사우스뱅크 센터의 로열 페스티벌홀을 주 공연장으로 삼고 있는 런던 필하모닉은 브라이튼, 이스트본, 에식스 주의 새프런홀 등 영국 전역의 상주 공연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에드워드 가드너와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음악의 힘을 통해 전 세계와 감동의 순간을 공유한다는 사명 아래, 공연뿐만 아니라 온라인 콘텐츠, 폭넓은 교육 및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이번 공연의 지휘봉은 런던 필하모닉의 수석 지휘자 에드워드 가드너(Edward Gardner)가 잡는다. 가드너는 2021년 9월부터 런던 필하모닉의 수석 지휘자를 맡고 있으며, 최근 계약을 2028년까지 연장했다. 2023년 내한 시 오케스트라와의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그가 다시 한번 깊이 있는 음악 해석과 에너지 넘치는 리더십을 선보일 예정이다.  


1974년 영국 글로스터에서 태어난 가드너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왕립음악원에서 학업을 이어갔으며, 이후 할레 오케스트라 부지휘자, 글라인드본 투어링 오페라 음악감독직을 맡으며 일찍이 주목을 받았다.  

2008년 로열 필하모닉 소사이어티 올해의 지휘자로 선정됐으며, 2009년에는 오페라에 대한 업적을 인정받아 올리비에 어워드를 수상했고, 음악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OBE 훈장을 수여받았다.  

가드너는 노르웨이 국립 오페라와 발레단 음악감독이자,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상임 지휘자로 활동했던 베르겐 필하모닉의 명예 지휘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댈러스 심포니, 서울시립교향악단 등 전 세계 다양한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글로벌 지휘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실제로 가드너는 올해 6월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지휘한 데 이어 10월에는 자신이 이끄는 런던 필하모닉과 함께 한국을 찾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번 공연의 협연자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나선다. 손열음은 이번 공연에서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피아노 협주곡 중 하나로 꼽히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웅장한 도입부와 드라마틱한 전개가 어우러진 이 작품은 손열음의 예리한 음악적 감각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적인 우아함, 타고난 표현 감각, 대담하고 극적인 대비를 구현해내는 힘은 손열음의 피아니즘을 특징짓는 요소들이다. 손열음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수학한 뒤,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아리에 바르디를 사사했다.  

손열음은 2009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후 세계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섬세하면서도 폭발적인 연주로 정평이 난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하며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 클래식 관계자는 "손열음의 섬세하면서도 폭발적인 연주와 가드너의 세련된 해석이 어우러질 이번 무대는 낭만과 현대적 감각이 교차하는 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에서는 멘델스존의 '바다의 고요함과 즐거운 항해'로 1부를 시작하며, 2부에서는 브람스 교향곡 2번을 연주한다. 정적이고 신비로운 바다와 활기찬 항해를 그린 멘델스존, 깊은 서정성과 생동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브람스를 통해 런던 필하모닉 특유의 풍부한 음색을 만끽할 수 있다.  

멘델스존의 '바다의 고요함과 즐거운 항해'는 괴테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고요한 바다에서 순풍을 만나 활기차게 항해하는 과정을 음악으로 그려낸다. 짧지만 강렬한 이 작품은 오케스트라의 색채감과 표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레퍼토리다.

브람스 교향곡 2번은 '브람스의 전원 교향곡'으로 불리는 작품으로, 1번 교향곡의 무겁고 심오한 분위기와 달리 밝고 서정적인 선율이 특징이다. 오스트리아 베르터 호숫가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된 이 곡은 목가적인 아름다움과 낭만적 정서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경기아트센터 공연은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3번으로 문을 열며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도시별로 다른 프로그램 구성으로 각 공연마다 차별화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내한 공연은 10월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16일 대전예술의전당, 17일 부산콘서트홀, 18일 경기아트센터까지 총 4회에 걸쳐 열린다. 서울뿐만 아니라 대전, 부산, 경기 등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지역 클래식 팬들에게도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이번 투어는 런던 필하모닉이 한국에서 펼치는 가장 광범위한 지역 순회 공연으로, 수도권에 편중되지 않고 전국의 클래식 애호가들과 만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티켓 예매는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인터파크, YES24 등을 통해 가능하며, 예술의전당 유료회원 대상 선예매가 먼저 진행된다. 좌석 등급에 따라 가격이 차등 적용되며, 학생·경로·장애인 등 다양한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클래식 음악 평론가 김모 씨는 "런던 필하모닉은 영국 특유의 품격 있는 사운드와 정교한 앙상블로 유명한 악단"이라며 "에드워드 가드너의 역동적인 지휘와 손열음의 감성적 연주가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올 가을 한국은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등 세계 3대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LA 필하모닉, 런던 필하모닉, NDR 엘프필하모닉, 체코 필하모닉이 잇달아 내한하며 '서울 오케스트라의 대전'이라 부를 만한 클래식의 화려한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이는 한국이 클래식 음악 시장에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높은 수준의 청중과 안정적인 시장, 그리고 클래식 음악에 대한 열정적인 관심이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들을 한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한편 공연을 주최한 빈체로의 한 관계자는 "런던 필하모닉과 손열음의 협연은 영국과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음악가들이 만나는 무대"라며 "2023년 전석 매진의 감동을 다시 한번 재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에드워드 가드너, 그리고 손열음이 선사할 낭만주의 음악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2025년 가을 클래식 음악계의 최대 화제작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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