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반] 조지 셸이 지휘한 말러 교향곡 4번, 천국을 가장 가까이 노래한 걸작!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5-09-26 20:31:09

[K라이프저니 | 이주상 기자]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4번 G장조는 1899년부터 1900년에 걸쳐 작곡된 작품으로, 그의 10개 교향곡 중 가장 짧은 작품이다. 10번 교향곡은 미완성이다. 다른 말러 교향곡들이 거대한 스케일과 극적인 감정 표현으로 청중을 압도한다면, 4번 교향곡은 보다 섬세하고 내밀한 감성으로 다가온다.

이 교향곡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마지막 4악장에 등장하는 소프라노 독창이다. 말러가 직접 가사를 쓴 '천국의 삶(Das himmlische Leben)'이라는 제목의 이 가곡은 어린아이의 순진무구한 시각으로 천국을 묘사한다. 천국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모습들을 마치 동화를 들려주듯 그려내는 이 노래는, 말러 특유의 철학적 깊이를 담으면서도 따뜻한 인간미를 전달한다.

음악적으로 4번 교향곡은 말러의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된다. 상대적으로 소편성의 오케스트라를 사용해 보다 투명하고 섬세한 음향을 만들어낸다. 1악장은 명랑하고 춤곡 같은 성격으로 시작되며, 2악장은 죽음을 암시하는 바이올린 독주로 시작되는 스케르초, 3악장은 깊이 있는 아다지오로 구성된다. 전체적으로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어서, 말러가 추구했던 "교향곡은 하나의 세계여야 한다"는 철학을 더욱 개인적이고 내밀한 차원에서 구현해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1901년 뮌헨에서 말러 자신의 지휘로 초연된 이후, 현재는 말러 교향곡 중에서도 가장 자주 연주되는 작품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20세기의 거장 지휘자 조지 셸(1897-1970)은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말러 4번 해석으로 음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당시 많은 지휘자들이 말러의 작품을 감정적이고 극적으로 표현하는데 집중했다면, 셸은 정반대의 접근법을 택했다.

1965년 소프라노 주디스 라스킨과 함께 녹음한 셸의 말러 4번은 상당히 고전적이고 절제된 해석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작품의 구조적 명료함과 오케스트레이션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과도한 감정 표현보다는 음악 자체의 아름다움과 정교함을 부각시켰다.

셸의 지휘 하에서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는 각 성부가 명확히 들리는 뛰어난 균형감각을 보여줬다. 말러의 복잡한 오케스트레이션을 매우 투명하게 정리하여 제시함으로써, 작품이 지닌 '천국적' 성격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으면서도 순수한 음악적 가치를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1965년 Columbia 레이블에서 발매된 이 녹음은 소니에서 재발매됐다. 이 음반은 말러 해석사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다. 절제된 감정 표현 속에서 작품의 깊이를 잃지 않는 셸만의 음악관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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