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사랑은 우주보다 길고, 깊은 것!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5-10-03 17:09:54
[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거리의 벽에 잎이 빛나고 있습니다. 눈부신 녹색은 죽음을 앞둔, 폭발을 앞둔 초신성처럼 빛나기만 합니다. 검버섯 같은 갈색의 점은 번식하듯, 전염을 일으키듯 잎 전체에 번지며 갈색이 되겠죠. 버티는 힘이 사라지면 갈색 잎도 바람에 바스러지며 사라질 겁니다.
순환은 거부할 수 없는 자연의 법칙입니다.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자 순리입니다. 하지만 죽음은 탄생을 의미하기도 하죠. 같은 자리에서 새로운 생명이 또 다른 눈부신 녹색을 자랑할 겁니다.
그래도 사멸하지 않은 것이 있으니 바로 우주입니다. 우주는 아직도 팽창하고 있죠. 팽창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살아있다는 의미입니다. 138억 년의 시간, 930억 년의 부피는 아직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시간의 길이, 부피의 깊이가 부럽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138억 년, 930억 년이라도 부족하니까요.
영원을 향한 사랑
담벼락에 붙은 잎새 하나
초신성처럼 타오른다.
죽음 앞에서 더욱 눈부신
마지막 녹색의 찬란함.
검은 색 점은 번져가고
갈색은 전염되듯 퍼지고
결국 바람에 부서져
흩어질 것을 알면서도
빛난다.
끝없이 빛난다.
순환은 거부할 수 없는 법칙.
탄생은 죽음을 품고
죽음은 탄생을 약속하며
같은 자리에서 되풀이된다.
새로운 녹색이 또 올 것이다.
같은 눈부심으로
같은 찬란함으로.
우주는 팽창한다.
백삼십팔억 년을 살아
구백삼십억 광년을 넓히며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사멸하지 않은 것
죽지 않은 것
끝없이 자라나는 것
시간의 길이가 부럽다.
공간의 깊이가 부럽다.
왜냐하면
사랑은
백삼십팔억 년으로도 모자라고
구백삼십억 광년으로도 부족하니까.
우주보다 넓어야 할 것이
우주보다 길어야 할 것이
바로 사랑이니까.
담벼락의 잎새는 떨어져도
우주는 팽창을 멈춰도
사랑만은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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