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집중분석] 넷플릭스 '맨 끝줄 소년'④ 최민식 "문학적 향기 그리웠다…허문오의 열등감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감정"

이여름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6-28 16:13:04

최민식이 제작발표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이여름 기자] "좀 이렇게 문학적 향기가 나는 작품이 그리웠어요. 생각할 여지가 있는 작품."

배우 최민식이 24일 서울 호텔 나루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 제작발표회에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카지노' 이후 약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이자 넷플릭스 시리즈 첫 출연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 그는, 이 작품이 시청자 각자가 자신을 대입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각별히 끌렸다고 설명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은데…대본 주세요"

최민식이 처음 작품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반응은 직감적이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은데"라는 느낌이 들었고, 알고 보니 스페인 희곡과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영화 '인 더 하우스'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었다. 영화는 미처 보지 못했던 그는, 그 자리에서 바로 "대본 주세요"라고 했다.

"요즘 대중적이고 오락적인 작품들도 많지만, 그래도 뭔가 생각할 여지가 있는 작품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평소의 신념이 선택의 배경이 됐다. 제자와 교수 사이의 구도가 어떤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신선했다고도 덧붙였다.

허문오의 열등감과 자괴감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 감정"

최민식이 연기하는 허문오는 20년 동안 작가로서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살아온 열등감과 자기혐오로 가득 찬 인물이다. 최민식은 "남에게 얘기하지 못하고 드러내지 않는, 외부 요인에 대한 부러움과 열등의식, 왜 나는 이럴까 하는 자괴감 같은 것들은 누구나 한두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라며 허문오의 심리를 보편적인 인간 감정으로 풀어냈다.

다만 허문오는 유달리 그게 심한 사람이고, 20년이라는 세월을 그 상태로 살아왔다는 점에서 비극성이 더 깊다고 설명했다. 대본이 워낙 잘 쓰여 있어 마치 연극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장명우 작가에 대한 감사를 거듭 표했다.

최현욱 오디션 직접 참관…"이강이라는 캐릭터에 이 친구 말고는 떠오르지 않았다"

최민식이 최현욱과 처음 만난 것은 오디션장에서였다. "요즘 젊은 배우들을 잘 모르니까, 있는 그대로의 느낌을 좀 보고 싶었다"며 감독에게 허락을 구해 오디션 현장을 직접 찾았다. 최현욱의 차분하고 고요한 눈빛과 느릿한 말투에 "굉장히 호감이 갔다"고 했고, 오디션이 끝난 뒤 직접 밥을 먹자고 제안했다.

이후 촬영을 모두 마친 지금 그는 "이강이라는 캐릭터에 최현욱 말고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의 감흥을 매 촬영마다 느꼈다"며 확신에 찬 칭찬을 쏟아냈다. "허문오라는 인물은 이강이 흔들 때마다 휘둘리는 인물인데, 나는 잘 휘둘리지는 않는다. 그래서 최현욱의 연기를 놓치지 않고 계속 캐치하려고 노력했다"고도 밝혔다.

최민식과 최현욱이 제작발표회에서 뜨거운 케미를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배우 간 비교와 열등감에 대한 철학 "나와의 비교가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 알게 됐다"

허문오와의 동질감을 묻는 질문에 최민식은 "뒤로 갈수록 동질감을 느낄 부분이 많다"면서도 스포일러를 우려해 말을 아꼈다. 열등감에 대한 질문에는 솔직하게 답했다. "내가 이 나이 때 이런 집중력과 눈빛과 디테일을 훈련했었나 싶어서, 이건 좀 열패감 같은 거다"라며 최현욱을 바라보는 시선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배우들 간의 비교에 대해서는 "나 아닌 타인과의 비교가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를 이제 다 알게 됐다. 배우들에게 비교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각자 다 훌륭한 철학을 갖고 연기 생활을 하는 배우들이니까"라는 원숙한 철학을 밝혔다.

"야심한 시각에 한 페이지씩 읽어나가는 기분으로 정주행하라"

최민식은 시청자들에게 특별한 감상법을 권했다. "학창 시절에 좋아하는 책을 꺼내서 야심한 시각에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는 기분으로 감상해 주시면 어떨까"라며 "개운치만은 않겠지만 생각할 여지가 정말 많은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까지 끌어올리는 이 작품을 중간에 끊지 않고 1회부터 정주행하기를 거듭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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