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집중분석] 넷플릭스 '맨 끝줄 소년'①, 천재 소년과 실패한 교수의 위험한 집착…최민식·최현욱이 그려낸 문학적 서스펜스

이여름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6-28 15:48:09

최민식과 최현욱(오른쪽)이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이여름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맨 끝줄 소년'(연출 김규태)이 26일 공개됐다.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규태 감독과 배우 최민식, 최현욱이 한자리에 모여 작품의 전모를 공개했다.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인 허문오가 강의실 맨 끝줄 소년 이강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의 글에 집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총 6부작 서스펜스 드라마로 담아냈다.

스페인 원작 희곡을 한국형 스릴러로 재탄생…더 큰 그림을 그리다

이 작품의 뿌리는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희곡이다. 같은 원작을 바탕으로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영화 '인 더 하우스'(2013)가 먼저 만들어진 바 있다. 그러나 한국판 '맨 끝줄 소년'은 원작의 뼈대를 유지하면서도 훨씬 큰 그림을 그린다.

원작이 예술의 윤리성을 중심 주제로 삼는다면, 시리즈는 인간의 민낯을 파헤쳐 서스펜스가 살아있는 스릴러 장르로 펼쳐낸다. 집착과 관음, 조종과 파멸이라는 보편적 인간 심리를 문학이라는 세계를 통해 날카롭게 해부한다는 점에서, 원작의 관념적 주제를 훨씬 대중적이고 감각적으로 확장시킨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열등감과 집착의 인간학…허문오와 이강이라는 두 거울

이 드라마의 핵심은 허문오와 이강이라는 두 인물이 만들어내는 심리적 긴장이다. 허문오는 평생 단 한 권의 소설만을 낸 실패한 작가로, 지금은 권태로운 일상을 보내는 국문학과 교수다. 학생들의 글 앞에서 신경질적이고 퉁명스럽기로 유명한 그는 20년에 걸친 열등감과 패배의식을 숨긴 채 살아가던 인물이다.

그런 그의 앞에 강의실 맨 끝줄에 앉아 모두를 관찰하지만 자신은 누구에게도 관찰당하지 않는 소년 이강이 등장한다. 이강의 글에 순식간에 매료된 허문오는 그에게 비밀스러운 문학 수업을 제안하고, 이강의 관찰은 점차 관음으로, 지켜보는 데 그치지 않고 타인의 삶을 조종하는 단계로 치닫는다. 서로에게 집착하며 공멸로 향하는 두 인물의 관계는 욕망과 재능, 윤리와 집착에 대한 날선 질문을 던진다.

클래식한 품격의 서스펜스…형식미보다 심리에 집중한 연출

김규태 감독은 이 작품에서 의도적으로 형식적 파격을 걷어냈다. 화려한 미장센이나 파격적 연출 기법보다는 인물의 내면과 심리에 집중하는 '클래식한 품격'을 지향했다. 허문오의 서재와 이강이 관찰하는 집이라는 두 공간을 핵심 무대로 설정하고, 닫힌 공간과 열린 공간의 대비, 컬러와 빛의 단계적 변화를 통해 인물의 심리적 변화를 섬세하게 시각화했다.

음악은 현악 중심의 관습적 방식 대신 재즈 형식의 색소폰, 베이스클라리넷, 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활용해 긴장감과 서정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또한 이야기 속의 이야기, 즉 현실과 이강의 글 속 허구 세계를 오가는 구성에서도 두 세계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처리해 진실과 허구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감각을 극대화했다.

최민식의 넷플릭스 첫 도전·최현욱과의 세대 케미…흥행 열쇠 쥔 캐스팅

이 작품의 가장 강력한 흥행 동인은 단연 캐스팅이다. 최민식은 드라마 '카지노' 이후 약 3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며, 넷플릭스 시리즈에는 처음으로 출연한다. 이미 국내외에서 검증된 세계적 배우가 OTT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시청자를 직접 만난다는 것 자체가 화제다.

이강 역의 최현욱은 최민식이 직접 오디션장에 참관해 검증한 뒤 낙점한 신진 배우로, 두 배우의 세대를 가로지르는 팽팽한 연기 대결이 작품 전체를 이끄는 엔진 역할을 한다. 여기에 허준호, 김윤진, 진경, 조한철, 문정희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주·조연을 맡아 탄탄한 앙상블을 이룬다. 특히 최민식과 김윤진의 '쉬리' 이후 27년 만의 재회, 최민식과 허준호의 '천문: 하늘에 묻는다' 이후 7년 만의 재회도 팬들의 주목을 끄는 포인트다.

6부작 정주행 유도하는 강렬한 전개…"끊지 않고 봤던 작품 없었다"

김규태 감독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끊지 않고 횟수를 계속 넘겨가며 봤던 작품이 없었다"고 밝혔고, 최민식은 "야심한 시각에 좋아하는 책을 꺼내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어나가는 기분으로 감상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2회분만으로도 사건이 무섭도록 빠르게 전개되며 2회 엔딩에 강렬한 반전을 품고 있어, 6부작 정주행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구조다. 최현욱은 "6부까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대반전이 이어진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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