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 자연의 숭고함을 포착한 거장, 안셀 아담스의 '겨울 폭풍이 걷히다'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5-12-31 15:30:52
미국 예술사에서 독보적 위치 차지한 풍경사진의 대가
[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안셀 아담스(Ansel Adams, 1902-1984)는 미국 사진예술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단순한 사진작가를 넘어 미국 자연의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 정의한 예술가이자, 사진을 순수예술의 반열에 올린 선구자다.
특히 아담스는 '그룹 f/64'의 창립 멤버로서 회화적 사진(Pictorialism)에 반대하며 선명한 초점과 풍부한 계조를 강조하는 '스트레이트 포토그래피(Straight Photography)' 운동을 주도했다. 이는 20세기 미국 사진예술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미국 정부는 그의 업적을 인정해 1980년 대통령 자유훈장을 수여했으며, 캘리포니아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한 봉우리에 '아담스 산(Mount Ansel Adams)'이라는 이름을 붙여 그를 기렸다.
1944년 촬영된 'Clearing Winter Storm, Yosemite Valley, California'는 아담스의 대표작 중 하나로, 겨울 폭풍이 지나간 직후 요세미티 계곡의 극적인 순간을 포착한 작품이다.
사진 속에서 눈 덮인 화강암 절벽들은 소용돌이치는 구름 사이로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며, 계곡 아래 침엽수림은 폭풍의 여운 속에서도 생명력을 간직하고 있다. 브라이들베일 폭포(Bridalveil Fall)가 우측에서 가느다란 선으로 흐르며 화면에 역동성을 더한다.
아담스는 이 작품에서 자신이 개발한 '존 시스템(Zone System)'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이 기법은 사진의 명암을 11단계로 나누어 정밀하게 통제하는 방식으로, 젤라틴 실버 프린트의 풍부한 흑백 계조를 통해 폭풍우의 드라마틱한 분위기와 자연의 웅장함을 동시에 표현했다.
작품의 가치는 단순한 풍경 재현을 넘어선다. 아담스는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이 작품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환경보존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실제로 그의 사진들은 미국 국립공원 지정과 환경보호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안셀 아담스의 사진들은 국제 경매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빈티지 프린트(작가 생전 제작)와 후대 프린트로 구분되며, 빈티지 프린트가 훨씬 높은 가격을 형성한다.
2022년 소더비 경매에서 그의 대표작 'Moonrise, Hernandez, New Mexico'의 빈티지 프린트가 약 108만 달러(한화 약 14억원)에 낙찰되며 기록을 경신했다. 'Clearing Winter Storm' 역시 프린트 상태와 제작 시기에 따라 20만50만 달러(약 2억 6천만6억 5천만원) 선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 전문가들은 아담스 작품의 가치 평가 요소로 ▲프린트 제작 시기 ▲작가 서명 유무 ▲프린트 크기 ▲보존 상태 ▲에디션 번호 등을 꼽는다. 특히 1940년대 제작된 젤라틴 실버 프린트는 작가가 직접 암실에서 작업한 것으로, 디테일과 계조 표현이 뛰어나 컬렉터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
안셀 아담스의 영향은 현대 사진예술 전반에 걸쳐 있다. 그가 확립한 기술적 완벽성 추구와 '시각화(Visualization)' 개념은 오늘날까지 사진교육의 기초로 자리잡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도 그의 철학은 유효하다. 포토샵과 라이트룸 같은 현대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의 '레벨(Levels)'과 '커브(Curves)' 조정 기능은 아담스의 존 시스템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았다. 실제로 어도비(Adobe)는 그를 기리기 위해 소프트웨어에 'Ansel Adams Zone System' 프리셋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풍경사진 분야에서 그의 유산은 더욱 명확하다. 세바스티앙 살가두(Sebastiao Salgado), 마이클 케나(Michael Kenna) 같은 현대 흑백 풍경사진 작가들은 아담스의 기술과 미학을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전시켰다.
환경 사진(Environmental Photography) 장르의 발전에도 그의 기여는 지대하다. 아담스는 사진을 통해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알렸으며, 이는 현대 환경운동가 사진작가들의 선례가 되었다. 국립공원 재단(National Park Foundation)은 지금도 그의 작품 이미지를 환경보호 캠페인에 활용하고 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세계 주요 미술관들은 아담스 컬렉션을 영구 소장하며 그의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드영 미술관(de Young Museum)은 6천여 점의 아담스 아카이브를 보유하고 있어, 연구자들과 애호가들의 성지로 자리잡았다.
사진평론가들은 "아담스는 사진이 단순한 기록매체가 아닌 예술적 표현수단임을 증명했다"며 "그의 작품들은 80년이 지난 지금도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책임에 대해 말을 건네고 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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