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 '살아있는 지질박물관' 영월 스트로마톨라이트, 4억5000만 년 전 생명의 흔적이 들려주는 이야기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1-03 08:14:28

강원도 영월군 문곡리 일대의 스트로마톨라이트. 이여름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강원도 영월군 문곡리 일대에서 국내 최고(最古)의 생명 활동 증거를 만날 수 있다. 약 4억5000만 년 전 형성된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당시의 환경과 생명체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남세균(cyanobacteria)이라 불리는 광합성 미생물이 수억 년에 걸쳐 만들어낸 퇴적 구조물이다. 얕은 바다나 호수에서 미생물이 침전물을 포획하고 결합시키면서 층층이 쌓인 독특한 형태를 이루는데, 영월 문곡리의 노두에서는 이러한 층상 구조가 뚜렷하게 관찰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퇴적물이 암석화되어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보존된 것이다.

이 지역에서는 스트로마톨라이트와 함께 건열구조도 발견된다. 건열구조는 물기를 머금었던 퇴적물이 건조 과정에서 수축하며 갈라진 틈을 말하는데, 이는 당시 이곳이 물이 있다가 마르기를 반복하는 환경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약식 암석 표면에 이러한 건열구조가 발견되면 과거 이곳이 얕은 물가였으며, 물의 양이 변동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영월군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지층이 분포하는 지역 중 하나로, 고생대부터 중생대에 걸친 다양한 지질학적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영월 지역은 조선누층군의 대표적 분포지로, 캄브리아기부터 오르도비스기에 이르는 고생대 지층이 연속적으로 나타난다. 석회암이 풍부해 과거 시멘트 산업의 중심지였으며, 현재도 카르스트 지형과 석회동굴 등이 발달해 있다.

문곡리 스트로마톨라이트는 단순한 암석이 아닌 지구 생명의 역사를 증언하는 살아있는 교과서다. 산소를 생성하는 광합성 생물의 초기 활동 흔적을 보여주는 이 화석은, 현재 지구 대기 환경이 형성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강원도 영월군 문곡리 일대의 스트로마톨라이트. 이여름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지질학적 관광지로서 영월의 매력은 이론과 현장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고생대 화석과 지질구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학생들의 현장 학습지로 각광받고 있으며, 일반 관광객들에게도 시간 여행과 같은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영월 지역은 스트로마톨라이트 외에도 삼엽충 화석, 필석류 화석 등 고생대 생물의 흔적이 풍부해 '살아있는 지질박물관'으로 불린다.

영월군은 이러한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8년 한국 최초로 UNESCO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았다. 문곡리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비롯해 고씨동굴, 김삿갓문학관, 청령포 등을 연계한 지오투어리즘(geotourism)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연과 역사, 문화를 아우르는 종합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월 스트로마톨라이트의 보존 상태가 우수하고 교육적 가치가 높아 지질유산으로서의 중요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지질학계에서는 이 지역에 대한 학술 연구와 함께 체계적인 보호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4억5000만 년의 시간을 품은 영월의 암석들은 오늘도 태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과학적 가치와 교육적 의미, 그리고 경이로운 자연의 신비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지구 역사의 장대한 여정을 만난다. 

강원도 영월군 문곡리 일대의 스트로마톨라이트. 이여름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lifejourney2025@gmail.com

[ⓒ K라이프저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