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W 서울패션위크] 김주환 '데일리미러', 겹침과 상승으로 완성한 성장과 도약의 서사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2-11 06:20:53
[K라이프저니|글·사진 이주상 기자] 지난 2월 5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Art Hall 1에서 열린 2026 F/W 서울패션위크에서 디자이너 김주환의 '데일리미러(DAILY MIRROR)' 컬렉션이 공개됐다. 2025 도쿄 트라노이, 2024 파리 트라노이 참가에 이어 2025 S/S 패션코드와 서울패션위크 쇼룸 비즈니스에 선정되며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아온 김주환은 2026 F/W 시즌 'Layered Raise-Up(겹쳐진 상승)'이라는 주제로 겹침과 상승이라는 두 개념을 통해 성장과 도약의 서사를 담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레드, 열정과 도약의 시그니처
컬렉션의 오프닝을 장식한 토탈 레드 룩은 데일리미러의 디자인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오버사이즈 레드 트렌치 코트와 레드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 와이드 레그 팬츠, 그리고 레드 슬리퍼까지 완벽한 단색 조화를 이룬 이 룩은 열정, 도전, 상승이라는 키워드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핑크 헤어와 매치된 레드 앙상블은 젠더리스하면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레드라는 컬러 선택은 단순한 미적 결정을 넘어, 성장과 도약이라는 컬렉션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상징적 장치다. 열정의 색, 생명의 색, 에너지의 색인 레드는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상승하려는 의지를 대변한다. 오버사이즈 실루엣은 이러한 에너지가 신체를 넘어 확장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레이어링, 겹쳐진 시간과 경험의 축적
'Layered Raise-Up'의 핵심 개념인 레이어링은 컬렉션 전반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됐다. 블랙 글로시 레더 재킷 위에 레이어드된 화이트 셔츠 헴, 그레이 헤링본 더블 브레스티드 블레이저와 올리브 그린 드레이프 톱의 조합, 그레이 코트 안에 겹쳐진 올리브 넥타이 블라우스는 각각 다른 텍스처와 컬러의 레이어가 만들어내는 시각적 깊이를 탐구했다.
이러한 레이어링은 단순히 옷을 겹쳐 입는 스타일링 기법을 넘어, 시간의 축적과 경험의 중첩이라는 철학적 메타포를 담고 있다. 한 사람의 성장은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의 경험이 레이어처럼 쌓여 완성되는 과정이다. 김주환 디자이너는 이러한 성장의 과정을 옷의 구조로 번역했다.
미니멀리즘과 구조주의의 만남
데일리미러 컬렉션의 또 다른 특징은 절제된 미니멀리즘과 정교한 구조주의의 조화다. 블랙 비대칭 슬립 드레스와 니하이 삭스, 플랫폼 슈즈의 조합은 미니멀한 형태 속에 숨겨진 구조적 긴장감을 보여줬다. 특히 비대칭 컷의 네크라인과 슬릿 디테일은 대칭의 파괴를 통해 새로운 균형을 창출했다.
그레이 더블 브레스티드 블레이저와 와이드 레그 팬츠의 테일러드 수트는 클래식한 남성복의 구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오버사이즈 숄더와 여유로운 팬츠 핏은 전통적 수트의 경직성을 해체하면서도, 더블 버튼과 노치드 라펠의 정교한 디테일을 통해 구조적 완성도를 유지했다.
화이트와 블랙, 순수함과 강인함의 이중주
화이트 컬렉션은 순수함과 재탄생의 메시지를 담았다. 오버사이즈 화이트 봄버 재킷과 미니스커트의 조합은 스포티한 감성과 럭셔리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특히 볼륨감 있는 소매와 케이프 디테일은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실루엣의 역동성을 강조했다.
반면 블랙 컬렉션은 강인함과 세련됨을 대변했다. 블랙 미니멀 드레스는 절제된 형태 속에서 최대한의 임팩트를 창출했으며, 선글라스와 플랫폼 슈즈는 도시적 쿨함을 더했다. 화이트와 블랙이라는 극단적 대비는 성장 과정에서 경험하는 순수함과 강인함, 시작과 완성이라는 이중성을 상징했다.
젠더리스 디자인, 경계를 넘어선 보편적 미학
데일리미러의 모든 룩은 명확한 젠더 구분 없이 유니섹스 감성을 추구했다. 오버사이즈 테일러링, 미니멀한 드레스, 레이어드 셔츠는 모두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착용 가능한 디자인이었다. 이는 성별이라는 고정된 카테고리를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스타일을 존중하는 현대 패션의 흐름을 반영한다.
특히 핑크 헤어의 모델이 입은 레드 수트나 니하이 삭스를 매치한 블랙 드레스는 전통적 성별 코드를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실험을 보여줬다. 이는 김주환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일상 속 거울(Daily Mirror)'이라는 브랜드 철학과도 연결된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타인이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무대를 향한 데일리미러의 비전
2024년 파리 트라노이, 2025년 도쿄 트라노이 참가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 패션계에 이름을 알린 김주환은 데일리미러를 통해 한국 패션의 글로벌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 2025 S/S 패션코드와 서울패션위크 쇼룸 비즈니스 선정은 국내 패션 산업에서의 인정을 의미하며, 이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탄탄한 기반이 되고 있다.
김주환이 제시하는 'Layered Raise-Up' 개념은 단순히 한 시즌의 트렌드를 넘어, 브랜드의 장기적 비전을 담고 있다. 매 시즌 레이어를 쌓아가며 성장하고, 매번 더 높이 도약하는 것. 이는 데일리미러라는 브랜드가 걸어갈 길이자, 패션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삶의 철학이다.
일상 속 거울, 자기 성찰의 패션
브랜드명 '데일리미러(Daily Mirror)'는 매일 마주하는 거울처럼, 패션이 자기 성찰과 정체성 확립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거울은 현재의 나를 비추는 동시에, 되고 싶은 나를 상상하게 만드는 매체다. 김주환의 옷은 바로 그러한 거울의 역할을 한다. 입는 사람으로 하여금 현재의 자신을 인정하면서도, 더 나은 자신으로 성장하고 도약하기를 꿈꾸게 만든다.
2026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인 'Layered Raise-Up' 컬렉션은 겹침과 상승이라는 두 개념을 통해 성장과 도약의 서사를 완성했다. 레이어링으로 표현된 시간의 축적, 레드로 상징된 열정의 에너지, 미니멀리즘과 구조주의의 조화, 그리고 젠더리스 디자인을 통한 보편적 미학 추구는 모두 김주환이 데일리미러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다층적 표현이다. 파리와 도쿄를 거쳐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는 데일리미러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며, 그 상승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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