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W 서울패션위크] 김대성 '키모우이', 실루엣·긴장·형태로 풀어낸 순수함의 여백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2-11 05:52:47

쉼의 상태에 놓인 실루엣, 긴장이 풀린 형태, 사랑과 순수함이 남긴 여백 모델이 화이트 크로셰 메쉬 드레스를 입고 오프닝을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글·사진 이주상 기자] 지난 2월 6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린 2026 F/W 서울패션위크에서 디자이너 김대성의 '키모우이(KIMOUI)' 컬렉션이 공개됐다. 2024 싱가포르 타카시마야 백화점 B2C 팝업스토어, 2024 도쿄 트라노이 참가에 이어 2025 F/W 서울패션위크 프레젠테이션 참여, 2025 서울패션허브 디자이너 인큐베이팅에 선정되며 꾸준히 성장해온 김대성은 "쉼의 상태에 놓인 실루엣, 긴장이 풀린 형태, 사랑과 순수함이 남긴 여백"이라는 철학적 주제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쉼'이라는 안식처에서 발견한 패션의 본질

키모우이 컬렉션의 핵심은 '쉼'이라는 공간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과 이완의 상태를 패션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다. 긴장이 풀린 형태, 편안한 실루엣은 외부 세계의 압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는 순간을 상징한다. 이는 패션이 단순히 타인에게 보여지기 위한 갑옷이 아니라, 착용자 자신을 위한 위안과 안식의 매체가 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오프닝을 장식한 화이트 크로셰 메쉬 드레스는 이러한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전신을 감싸는 오픈워크 니트 구조는 노출과 은폐, 취약성과 보호라는 이중성을 동시에 담아냈다. 마치 집 안에서 편안하게 몸을 감싸는 담요처럼, 이 드레스는 착용자에게 심리적 안전망을 제공하면서도 예술적 아름다움을 잃지 않았다.

니트웨어로 구현한 감정의 텍스처

컬렉션 전반에 걸쳐 니트웨어가 핵심 매체로 등장했다. 블루, 블랙, 화이트의 그래픽 패턴이 돋보이는 오버사이즈 카디건은 픽셀 아트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모티프로 구성됐다. 앞면과 뒷면에 각각 다른 캐릭터 이미지가 배치된 이 니트는 집 안팎에서 보여지는 서로 다른 자아, 공적 자아와 사적 자아의 이중성을 표현했다.

특히 블랙 베이스에 블루 캐릭터가 프린트된 오버사이즈 스웨터는 유머와 진지함, 유치함과 세련됨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이는 김대성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긴장이 풀린 형태"의 구체적 표현이며, 어른이 되어서도 잃지 말아야 할 순수함과 유희적 감성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블랙과 화이트, 미니멀리즘 속 감정의 층위

컬렉션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것은 블랙과 화이트의 미니멀한 조합이다. 블랙 터틀넥과 체크 플리츠 스커트의 조합은 전통적 여성복의 클래식한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페인트 스플래터 디테일이 더해진 체크 스커트는 완벽함 속에 존재하는 불완전함, 정돈된 삶 속 예측 불가능한 순간들을 시각화했다.

긴 체인 네크리스와 절제된 실루엣의 조합은 장식과 미니멀리즘, 화려함과 검소함의 균형을 추구했다. 이는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 속에서도 개인의 정체성과 미적 지향을 잃지 않으려는 현대인의 욕구를 반영한다.

크로셰의 재해석, 수공예적 가치의 회복

키모우이 컬렉션에서 가장 주목받은 요소는 크로셰(crochet) 기법의 현대적 재해석이다. 에메랄드 그린과 크림 화이트의 크로셰 드레스는 전통적 수공예 기법을 하이패션의 문법으로 승격시켰다. 특히 긴 프린지 디테일이 달린 에메랄드 그린 크로셰 드레스는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며 유기적 생명력을 발산했다.

백 디테일을 강조한 크로셰 디자인은 착용자의 등을 드러내며 취약성과 개방성을 동시에 표현했다. 이는 집 안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자아, 완전히 긴장을 풀고 있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손으로 한 땀 한 땀 뜨개질한 크로셰의 질감은 빠른 생산과 소비에 지친 현대인에게 느림의 가치와 수공예적 정성을 환기시킨다.

사랑과 순수함이 남긴 여백의 미학

김대성 디자이너가 제시하는 "사랑과 순수함이 남긴 여백"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물리적 공간의 비움을 넘어, 감정적·심리적 여유를 의미한다. 크로셰의 오픈워크 구조는 비어있음 그 자체가 디자인이 되는 여백의 미학을 구현하며, 동양 철학의 여백 개념과도 맥을 같이한다.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편안한 핏은 몸을 옥죄는 패션에서 벗어나 신체에 자유를 부여한다. 이는 외형적 아름다움보다 내면적 편안함을 우선시하는 가치관의 전환을 제안하며, 웰빙과 자기돌봄(self-care)이 중요해진 현대 사회의 정서와 공명한다.

지속 가능성과 슬로우 패션의 실천

키모우이의 니트와 크로셰 중심 컬렉션은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실천적 접근이기도 하다. 수공예 기법의 활용은 대량 생산 시스템에 대한 안티테제이며, 장인 정신과 슬로우 패션의 가치를 복원한다. 타임리스한 디자인과 내구성 있는 소재 선택은 빠르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패스트 패션 대신, 오래 입고 아끼는 옷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한다.

2024년 싱가포르와 도쿄에서의 활동, 2025년 서울패션허브 디자이너 인큐베이팅 선정을 통해 국내외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김대성은 키모우이를 통해 한국 니트웨어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2026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인 키모우이 컬렉션은 집의 상태에 놓인 실루엣, 긴장이 풀린 형태, 사랑과 순수함이 남긴 여백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니트와 크로셰라는 구체적 매체로 구현하며, 패션이 단순히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것, 위안을 주는 것, 그리고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게 하는 매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김대성이 그려가는 키모우이의 여정은 빠름 대신 느림을, 긴장 대신 이완을, 채움 대신 여백을 선택하는 용기 있는 실험이다.

모델이 런웨이를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모델이 런웨이를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모델이 런웨이를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모델이 런웨이를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모델이 런웨이를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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