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하얀 건물과 구름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5-10-25 05:16:16
[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하얀 건물이 날카롭게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모서리마다 의지를 세우고, 수직의 기둥들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위를 향하고 있습니다. 닿을 수 없는 곳을 향한 오만함일까요, 아니면 간절함일까요.
하지만 하늘은 서두르지 않네요. 구름을 느리게 흘려보내며, 그 뾰족한 마음을 한없이 너른 품으로 감쌉니다. 아니면 그냥 흘려보낼 수도 있죠. 무심하게.
건물이 뻗을수록 하늘은 더 깊어집니다. 닿으려 할수록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닿아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 그것이 하늘의 방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마음은 하얀 건물이고, 사랑은 구름처럼 흘러갑니다.
하얀 건물과 구름
하늘을 향해
계단처럼 쌓아 올린
그리움입니다.
한 계단 오를 때마다
구름은 한 뼘 더 멀어지고
당신의 이름은
저 푸른 허공 속으로 사라집니다.
빛은 날카롭게
그림자를 새기고
나는 이 차가운 벽을 따라
끝없이 올라갑니다.
닿을 수 없는 곳으로.
손끝에 닿을 듯 가까운 구름
발끝에서 멀어지는 땅
당신도 그랬습니다.
바라볼 수 있지만
붙잡을 수 없는
저 하얀 구름처럼
우리는 평생
하늘을 향해 집을 짓고
도달할 수 없는 곳을 향해
문을 냅니다.
그리고 그 문 앞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영원히 오지 않을 줄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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