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勸過禁] LA갈비, 한국과 미국을 잇는 퓨전 음식의 정석..."달콤짭짤한 매력에 세계가 주목"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5-11-12 03:53:08
[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서울 강남의 한 고깃집 불판 위에서 LA갈비가 지글지글 익어가고 있다. 윤기 나는 갈비 표면에는 달콤한 양념이 카라멜화되며 고소한 향을 내뿜고, 여러 겹의 갈비뼈 사이로 육즙이 배어나온다. 한국식 양념과 미국식 절단법이 만나 탄생한 LA갈비는 이제 한식을 대표하는 글로벌 메뉴로 자리잡았다.
LA갈비의 역사는 1970년대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LA 한인타운의 정육점 주인들은 미국인 고객들에게 한국식 갈비를 소개하고자 했다. 하지만 전통 방식대로 갈비뼈 사이를 토막 내면 뼈가 너무 길어 미국인들이 먹기 불편해했다.
이에 정육점 주인들은 갈비뼈에 수직으로 얇게 썰어내는 새로운 방식을 고안했다. 한 조각에 여러 개의 갈비뼈가 포함되면서도 얇고 넓게 펼쳐진 이 독특한 형태는 구이용으로 최적화됐다. 빠른 조리 시간과 먹기 편한 형태 덕분에 미국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었고, '로스앤젤레스식 갈비'라는 의미로 LA갈비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식 연구가는 "LA갈비는 한국 이민자들이 현지 환경에 맞춰 창조한 퓨전 음식의 대표적 사례"라며 "이민 1세대의 생존 전략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이제는 한식의 세계화를 이끄는 주역이 됐다"고 설명했다.
LA갈비의 가장 큰 매력은 달콤하고 짭짤한 양념이다. 간장을 베이스로 배, 양파, 마늘을 갈아 넣고 설탕이나 물엿, 참기름을 더해 만든 양념은 고기의 누린내를 잡고 감칠맛을 극대화한다. 특히 배의 과일 효소는 고기를 부드럽게 연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얇게 썬 고기는 양념이 골고루 배어들어 짧은 시간에도 깊은 맛을 낸다. 구울 때는 양념의 당분이 캐러멜라이징되면서 표면에 고소한 껍질을 형성하고, 내부는 촉촉한 육즙을 머금는다. 여러 개의 뼈가 포함된 구조는 씹는 재미를 더하며, 뼈 주변의 살코기는 특히 부드럽고 풍미가 뛰어나다.
요리 연구가는 "LA갈비 양념의 핵심은 단맛과 짠맛의 균형"이라며 "최근에는 키위나 파인애플 등 다른 과일을 활용하거나, 청주와 미림으로 풍미를 더하는 등 다양한 변형 레시피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LA갈비는 맛뿐 아니라 영양 면에서도 우수하다. 쇠고기는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근육 형성과 체력 증진에 필수적이다. 100g당 약 20~25g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성장기 청소년이나 운동선호자들에게 적합하다.
또한 헴철(heme iron)이 풍부해 체내 흡수율이 높으며, 빈혈 예방과 산소 운반에 도움을 준다. 아연은 면역력 강화와 세포 재생을 돕고, 비타민 B군은 에너지 대사를 촉진한다. 양념에 사용되는 마늘과 양파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건강상 이점을 더한다.
다만 양념의 당분과 고기의 지방 함량이 높아 과다 섭취는 주의가 필요하다. 영양학자는 "LA갈비를 먹을 때는 상추나 깻잎 같은 채소를 함께 섭취하고, 일주일에 1~2회 적정량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LA갈비는 가정에서도 충분히 맛있게 조리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직화 구이다. 석쇠나 그릴 팬을 달군 후 중불에서 양면을 3~4분씩 구워내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얻을 수 있다. 불 조절이 중요한데, 너무 센 불은 겉만 타고 속은 익지 않을 수 있다.
오븐을 활용하면 더욱 간편하다.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양념한 갈비를 올려 15~20분간 굽고, 중간에 한 번 뒤집어주면 고르게 익는다. 남은 양념을 발라가며 구우면 윤기 나는 표면을 만들 수 있다.
LA갈비찜도 인기 메뉴다. 압력솥에 갈비와 양념, 채소를 넣고 20~30분간 조리하면 뼈에서 살이 쉽게 떨어질 정도로 부드러워진다. 무, 당근, 밤 등을 함께 넣으면 영양과 맛이 배가된다. 국물에 떡이나 당면을 추가하면 한 끼 식사로 손색없다.
최근에는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한 레시피도 주목받고 있다. 180도에서 12~15분간 조리하면 기름기는 빠지고 바삭한 식감을 살릴 수 있어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요리 전문가는 "LA갈비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재료의 신선도와 양념 숙성"이라며 "고기를 구매한 후 최소 2~3시간, 가능하면 하루 정도 양념에 재워두면 훨씬 깊은 맛을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LA갈비는 이제 한식 세계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는 코리안 바비큐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뉴로 사랑받고 있으며, 할리우드 스타들도 즐겨 찾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홈 다이닝 트렌드와 맞물려 냉동 LA갈비의 해외 수출도 급증했다. 미국, 중국, 일본뿐 아니라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LA갈비를 포함한 쇠고기 양념육 수출액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LA갈비는 한국의 전통 조리법과 서구식 식문화가 결합된 성공적인 퓨전 음식"이라며 "달콤한 양념과 간편한 조리법으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LA갈비를 활용한 다양한 창작 요리도 등장하고 있다. LA갈비 버거, LA갈비 타코, LA갈비 볶음밥 등 퓨전 메뉴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셰프들은 서양식 소스를 결합하거나 허브를 활용해 새로운 맛을 선보이기도 한다.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춰 저당 양념이나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프리미엄 LA갈비도 출시되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비건 LA갈비까지 등장하며 LA갈비의 스펙트럼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한식 전문가는 "LA갈비는 변화하는 시대와 소비자 취향에 맞춰 끊임없이 진화하는 음식"이라며 "전통의 맛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받아들이는 유연성이 LA갈비의 지속적인 인기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LA갈비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한국 이민사와 문화 융합의 상징이자, 한식의 글로벌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집에서든 식당에서든, 지글지글 익어가는 LA갈비의 고소한 향은 오늘도 전 세계인의 미각을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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