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마지막 그리고 시작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5-10-21 02:25:38
[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지평선 너머로 침잠하는 태양은 오늘 하루를 불꽃으로 마감합니다. 하늘과 물이 만나는 경계에서 폭발하는 색채의 교향곡. 보라빛 심연에서 시작된 이 드라마는 진홍빛 열정을 거쳐 황금빛 환희로 치달았다가, 다시 자주빛 명상으로 가라앉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일몰이 아닙니다. 이것은 자연이 캔버스에 휘두르는 추상표현주의죠.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펼쳐지는 존재론적 스펙터클같습니다. 수평으로 긋는 붓질처럼 펼쳐진 구름층은 시간의 흐름을 가시화하고, 물결에 반사된 빛의 파편들은 순간의 영원함을 속삭입니다.
검은 실루엣으로 남은 육지는 관조하는 침묵의 증인입니다. 그 위로 펼쳐진 색의 향연은 언어를 넘어선 감각의 영역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보라는 신비를, 빨강은 열정을, 노랑은 희망을, 그리고 어둠은 영원의 품을 노래하네요.
하루의 끝에서 우리는 묻습니다. 이 찰나의 아름다움이 사라진 뒤 무엇이 남는가? 답은 간단합니다. 망막에 각인된 잔상처럼, 기억 속에 녹아든 감동처럼, 이 순간은 영원히 우리 안에 살아 숨 쉽니다. 자연은 매일 이렇게 묻고 답하죠. 존재한다는 것의 의미를, 아름답다는 것의 본질을. 그리고 우리는 그저 바라볼 뿐입니다. 경외와 겸손으로.
klifejourney2025@gmail.com
[ⓒ K라이프저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