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1998년 2월 도이치 그라모폰이 발매한 크리스티안 틸레만 지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연주의 바그너 음반은 클래식 음악계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음반에는 '마이스터징어', '로엔그린', '파르지팔',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 바그너 주요 악극의 전주곡과 오케스트라 발췌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1997년 4월 뉴저지주 콜링스우드의 지안도메니코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이 음반은 당시 38세였던 틸레만이 미국의 명문 오케스트라인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자신의 바그너 철학을 본격적으로 세계에 알린 중요한 작업이다.
미국 음악 전문 매체 올뮤직은 이 음반에 대해 "틸레만의 해석은 푸르트뱅글러 시대를 연상시키며, 그러한 해석의 자유가 일반적이었던 시절로 청자를 되돌려놓는다"고 평가했다. 평론은 "틸레만은 자유로운 루바토와 느린 템포를 구사하며, 이러한 접근을 과도하고 감정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의 열렬한 팬들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낸 열정적 연주와 화려한 음향에 매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로엔그린' 제1막 전주곡, '파르지팔'의 전주곡과 성금요일 음악,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 등은 낭만적 감정 표현을 중요시하는데, 틸레만은 이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틸레만의 바그너에 대한 철학은 깊고도 개인적이다. 그는 저서 '나의 바그너와의 삶'(My Life with Wagner)에서 어린 시절부터 바그너 음악에 몰두해왔으며, 바그너 악보의 복잡성과 무한한 해석 가능성을 강조한다. 평론가들은 이 책이 "연주의 세세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며, 거장에게 요구되는 완벽주의의 수준을 생생하게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틸레만은 현대 최고의 바그너 해석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2015년 리하르트 바그너상을 수상했으며, 런던 왕립음악원 명예회원으로 추대되는 등 국제적 명성을 쌓아왔다.
음악 평론가들은 틸레만이 바그너의 악보를 단순히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서사를 만들어내며, 바그너 특유의 관현악법과 오페라 구조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 1998년 음반은 틸레만이 독일 오페라극장에서의 경력을 거쳐 국제 무대로 도약하던 시기의 중요한 기록으로, 그의 바그너 해석 여정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다.
틸레만은 바그너 음악 해석에서 독일어 텍스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바그너의 대본이 단순한 가사가 아닌 음향 세계이자 기호학적 공간이라는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철학은 이 음반에서도 오케스트라의 섬세한 프레이징과 극적인 서사 구축을 통해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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