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텔덱(TELDEC) 레이블의 '다스 알테 베르크(Das Alte Werk, 고음악)' 시리즈에서 발매한 살리에리와 슈테판의 포르테피아노 협주곡 음반은 고음악 연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르테피아노 연주자 안드레아스 슈타이어와 시대악기 앙상블 콘체르토 쾰른이 협연한 이 음반은 18세기 고전주의 시대 건반악기 음악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이 음반은 안토니오 살리에리(1750-1825)와 요제프 안톤 슈테판(1726-1797)의 포르테피아노 협주곡을 수록했다. 살리에리는 오페라 작곡가로 명성이 높았지만, 모차르트에게 독살당했다는 근거 없는 소문으로 더 유명해진 인물이다. 실제로는 당대 최고의 음악가로 베토벤, 슈베르트, 리스트의 스승이기도 했다.
슈테판은 보헤미아 출신으로 빈 궁정에서 활동한 작곡가이자 건반악기 연주자다. 이들의 협주곡은 모차르트와 동시대 작품으로, 고전주의 양식의 우아함과 균형미를 잘 보여준다. 그동안 연주 기회가 적었던 이 작품들을 역사적 악기로 녹음했다는 점에서 음반의 가치는 더욱 높다.
이 음반의 가장 큰 특징은 '역사적 연주 실천(Historically Informed Performance)'을 따랐다는 점이다. 슈타이어는 현대 피아노가 아닌 포르테피아노(hammerklavier)로 연주했다. 포르테피아노는 18세기 후반에 사용된 초기 피아노로, 현대 피아노보다 음량은 작지만 투명하고 섬세한 음색을 지닌다.
콘체르토 쾰른은 1985년 창단된 독일의 시대악기 앙상블이다. 바로크부터 낭만주의 초기까지 작품을 당대 악기와 주법으로 연주하는 것을 전문으로 한다. 거트 현을 사용한 바이올린, 내추럴 호른, 목관악기 등 18세기 오케스트라 편성을 충실히 재현한다.
슈타이어와 콘체르토 쾰른의 앙상블은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 슈타이어의 포르테피아노는 명료한 터치와 세련된 프레이징으로 작품의 구조를 명확히 드러낸다. 특히 빠른 악장에서 보여주는 정교한 손가락 기교와 느린 악장의 서정적 표현이 돋보인다.
콘체르토 쾰른은 독주자를 압도하지 않으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오케스트라 파트를 들려준다. 현악기의 가벼운 보잉, 관악기의 밝은 음색이 어우러져 18세기 귀족 살롱의 우아한 분위기를 재현한다. 독주자와 오케스트라의 주고받음은 마치 세련된 대화를 듣는 듯하다.
1995년에 발매된 이 음반은 역사적 악기 연주가 단순한 고증을 넘어 음악적 감동을 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슈타이어는 이후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건반악기 작품을 시대악기로 녹음하며 고음악 연주의 권위자로 자리매김했다. 콘체르토 쾰른 역시 유럽 최정상급 시대악기 앙상블로 성장했다.
살리에리와 슈테판이라는 잊혀진 작곡가의 작품을 발굴하고, 역사적으로 정확한 연주로 그 가치를 증명한 이 음반은 고음악 애호가들의 필청 음반으로 꼽힌다.
klifejourney2025@gmail.com
[저작권자ⓒ K라이프저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 책] "청산되지 않은 역사, 오늘도 반복된다"... 정운현 『친일파의 한국 현대사』, 대한민국 권력구조의 민낯 파헤쳐](https://klifejourney.com/news/data/2025/11/30/p1065601127143133_350_h2.jpg)
![[이 그림] 히에로니무스 보스](https://klifejourney.com/news/data/2025/11/30/p1065579673704327_435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