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프저니|글·사진 이주상 기자] 온돌을 인류의 치유 기술이자 글로벌 K-콘텐츠로 재조명하는 포럼이 열렸다.
전통 난방 문화를 세계화하려는 민·관·학의 의지가 한데 모였다. 지난달 30일 강원도 평창군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에서 '평창 온돌 라키비움(Larchiveum·도서관+기록관+박물관) 건립 추진 포럼'이 개최됐다. 기후 위기와 정서적 고갈의 시대, 2,000년 역사의 온돌을 현대인을 위한 생태적 해법으로 재정의하자는 논의가 민·관·학을 아우르며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불멍은 인류 공통의 DNA"… 온돌에서 행복을 찾다
이날 포럼의 핵심 키워드는 '치유'와 '행복'이었다. 박정희 지속가능발전 국가위원은 8년 연속 세계 행복지수 1위인 핀란드의 비결로 '1인당 장작 소모율 세계 1위'를 꼽았다. 인류가 불 곁에 모여 안정감을 얻던 '불멍'의 본능이 한국의 온돌 문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지리적으로도 평창은 온돌 문화의 최적지로 주목받는다. 해발고도가 높고 수목 생장 속도가 전국 1위인 데다, 기후 위기로 고지대가 새로운 주거·문화 중심지로 부상하는 '기후 젠트리피케이션' 흐름 속에서 평창의 고위 평탄면이 미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백의민족' 넘어 '온돌민족'으로… 아래로부터 피어오른 난방의 역사
송기호 전 서울대 박물관장은 "생활사의 관점에서 우리는 백의민족이기 이전에 온돌민족"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온돌이 가난한 하층민에서 시작해 왕실까지 퍼져 올라간 '역전파'의 역사를 지녔다고 설명하며,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아래로부터의 난방 문화'가 지닌 독보적 가치를 강조했다.
황혜주 국립목포대 교수는 온돌을 단순한 설비가 아닌 '치유 공간'으로 정의했다. 흙의 열적 특성이 현대인의 불안과 욕심을 가라앉히는 생태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하며 "흙으로 지구를 살리자(Use earth, Save Earth)"는 비전을 제시해 공감을 이끌어냈다.
'보는 관광'은 끝났다… 평창 '온돌 스테이'로 한류 관광 판 바꾼다
한류 관광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전략도 공유됐다. 하정아 별별솔루션 대표는 글로벌 OTT를 통해 한국 생활문화에 매료된 팬들이 단순 방문을 넘어 한국의 일상을 깊이 체험하는 '머무는 관광'을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온돌을 설명하는 도시가 아니라 직접 느끼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며 평창만의 차별화된 '온돌 스테이' 브랜딩을 제안했다.
임정훈 평창전통온돌연구센터 센터장은 국가무형유산 제135호인 온돌의 과학적 구조를 소개하며, 라키비움이 온돌 기록과 기술 전수의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건립추진위 공식 출범… "온기를 세계로"
포럼을 계기로 '평창 온돌 라키비움 건립 추진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이 기구는 평창의 풍부한 산림 자원과 전통 온돌 기술을 결합해 세계적 웰니스 관광 거점을 조성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다.
최덕준 온돌문화연구포럼 대표는 "오늘의 선언이 마중물이 되어 전 세계인에게 한국의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추진위원에는 김기수 용평면 이장협의회장, 김범구 봉평농협 이사장, 김영해 평창군 관광협의회장 등이 위촉됐으며, 자문위원으로는 안진근 대한민국 명장(온돌), 이소유 건축학 박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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