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모델이 줄라이칼럼 패션쇼를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글·사진 이주상 기자] 디자이너 박소영이 2026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줄라이칼럼(JULYCOLUMN) 컬렉션이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운 만남을 보여주며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다.
2월 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Art Hall 1에서 열린 이번 쇼는 '빛이 남긴 흔적(Trace of Light)'을 중심으로 한지, 기와, 문양, 추상 등 한국 전통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독창적인 컬렉션을 선보였다.
'Trace of Light', 빛이 천을 스치며 남긴 서사
박소영 디자이너의 2026 F/W 컬렉션은 빛이 천을 스치며 만들어내는 곡선, 오래된 페이지 위에 남은 먹의 흔적, 섬유 사이에 고이는 미세한 음영을 모티브로 삼았다. 컬렉션명 '빛이 남긴 흔적'은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시간의 흐름과 기억의 층위를 의미한다.
박소영은 빛을 단순한 조명이 아닌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해석했다. 빛이 직물 위를 지나며 남긴 그림자, 한지에 스며든 먹물의 번짐, 기와 표면의 미세한 질감 변화 등은 모두 시간이 축적되며 만들어낸 아름다움이다. 이번 컬렉션은 이러한 '시간의 흔적'을 패션 언어로 번역한 작품이다.
한국 전통 요소의 현대적 재해석
런웨이에 등장한 룩들은 박소영 디자이너의 한국 전통에 대한 깊은 이해와 현대적 감각이 조화롭게 결합된 모습을 보여줬다. 첫 번째 룩의 차콜 그레이 재킷과 올리브 그린 플리츠 스커트 조합은 한복의 저고리와 치마 구조를 현대적 테일러링으로 재해석했다. 케이프 형태의 오버레이어는 전통 두루마기의 실루엣을 연상시키며, 플리츠 스커트의 주름은 한복 치마의 주름을 모던하게 표현했다.
그레이 톤 체크 슈트는 한지의 질감에서 영감을 받았다. 섬세한 체크 패턴은 한지 표면의 미세한 섬유 결을 추상화한 것이며, 오버사이즈 핏과 벨트 디테일은 전통 포목의 여유로운 드레이프를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올리브 그린 드레이프 원피스는 한복의 유연한 실루엣을 극대화한 디자인이다. 비대칭적으로 흐르는 천의 흐름은 자연스러운 주름을 만들며, 중앙의 끈 디테일은 한복 고름을 연상시킨다. 화이트 플리츠 재킷과 스커트 세트는 한지의 백색 미학을 구현했으며, 플리츠 가공은 한지를 접었다 펼 때 생기는 주름선을 패턴화한 것이다.
소재와 디테일에 담긴 장인 정신
박소영 디자이너의 진가는 소재 선택과 디테일 처리에서 드러난다. 체크 패턴 직물은 전통 창호지의 격자 문양을 현대적으로 변형했으며, 메탈릭 부츠는 기와의 광택을 현대적 소재로 표현했다. 특히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체크 패턴 부츠는 전통 기와 지붕의 규칙적 배열을 신발 디자인으로 옮겨온 것이다.
화이트 원피스의 광택 있는 표면은 한지에 빛이 반사되는 효과를 재현했으며, 비딩 장식이 화려한 미니 드레스는 전통 자수와 보석 장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골드와 블루 컬러의 비즈 워크는 조선시대 왕실 복식의 화려함을 오마주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으로 세련되게 표현했다.
블랙 케이프와 레드 프린지 스커트의 조합은 컬렉션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케이프의 구조적 실루엣은 전통 두루마기의 위엄을, 레드 프린지 스커트는 전통 무용 의상의 역동성을 담았다. 특히 프린지 디테일은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며 빛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전통 문화에 대한 철학적 접근
박소영은 "빛이 천을 스치며 만들어내는 곡선, 오래된 페이지 위에 남은 먹의 흔적, 섬유 사이에 고이는 미세한 음영이 모여 고요하지만 강한 구조적 실루엣으로 확장된다"고 밝히며, 전통을 단순히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현대적 언어로 번역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그의 접근은 전통을 박제화하지 않고 살아있는 영감의 원천으로 삼는다. 한지, 기와, 문양, 추상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는 모두 한국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들이다. 이를 드로잉, 텍스타일 조각 등 현대적 기법으로 재구성하며 전통과 현대의 대화를 시도했다.
미래를 향한 비전, 지속가능한 한국 패션
박소영 디자이너의 가장 큰 강점은 한국 전통 미학을 글로벌 패션 언어로 번역할 수 있는 능력이다. 단순히 한복을 변형하거나 전통 문양을 프린트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 문화의 본질인 여백의 미, 자연과의 조화, 시간의 축적이라는 철학을 의상에 담아낸다.
앞으로 박소영은 전통 소재의 혁신적 활용,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 한국 장인과의 협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지, 삼베, 모시 등 천연 소재를 현대적으로 가공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박소영의 디자인 철학은 더욱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줄라이칼럼(JULYCOLUMN)이라는 브랜드명에도 의미가 담겨 있다. 7월(July)은 한여름의 강렬한 빛을 상징하며, 칼럼(Column)은 구조와 기둥을 의미한다. 이는 강렬한 빛(전통)이 견고한 구조(현대적 디자인) 위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조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담고 있다.
글로벌 무대로의 확장 가능성
박소영의 디자인은 한국성을 강조하면서도 보편적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진다. 미니멀리즘과 구조주의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한국 전통의 서정성을 담아내는 그의 접근은 파리, 밀라노 등 세계 패션 무대에서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독창성을 지녔다.
특히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글로벌 패션 트렌드 속에서 천연 소재와 전통 기법을 활용하는 박소영의 철학은 시의적절하다. 한지, 천연 염색, 수공예 기법 등은 모두 환경친화적이면서도 고유한 가치를 지닌 방법론이다.
박소영 디자이너의 줄라이칼럼(JULYCOLUMN) 컬렉션은 한국 패션이 전통의 재해석을 통해 독자적인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빛과 그림자, 전통과 현대, 구조와 유연성을 아우르는 그의 디자인 철학이 한국 패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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