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W 서울패션위크] 슬링스톤, 빈티지 스피릿으로 그린 모던 아방가르드…박종철 디자이너의 시대 초월 미학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2-10 22:16:05

1950-60년대 빈티지에서 찾은 현대 패션의 해답 박종철의 슬링스톤 컬렉션에서 한 모델이 런웨이를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글·사진 이주상 기자] 지난 2월 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Art Hall 1에서 개최된 2026 F/W 서울패션위크에서 박종철 디자이너의 슬링스톤(SLING STONE)이 선보인 컬렉션은 과거와 현재, 빈티지와 모던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 시도로 패션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950-60년대 빈티지 스피릿에서 출발해 블랙 앤 화이트의 모노톤으로 과거와 현대의 패턴을 믹스한 이번 컬렉션은 시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한 모던 아방가르드 빈티지를 구현했다.

모노크롬의 힘, 블랙 앤 화이트로 말하다

슬링스톤 컬렉션의 가장 강력한 시각적 특징은 철저한 모노크롬 팔레트다. 블랙, 화이트, 차콜 그레이로 통일된 색채는 단순함을 넘어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성을 지향한다. 박종철 디자이너는 "블랙 앤 화이트와 모노톤으로 과거와 현대의 패턴을 믹스한 시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한 모던 아방가르드 빈티지를 구현한다"는 컬렉션 노트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명확히 밝혔다.

차콜 그레이 오버사이즈 코트와 'SLING STONE' 로고가 새겨진 블랙 와이드 팬츠는 1950년대 남성복의 정통 테일러링과 현대 스트리트웨어의 감성을 동시에 담아낸다. 베이지 크롭 톱으로 젠더리스한 감각을 더한 이 룩은 과거의 형식을 현대의 언어로 번역한 대표적 사례다.

빈티지 디테일의 현대적 재해석

박종철 디자이너의 빈티지에 대한 이해는 단순한 복고 취향을 넘어선다. 블랙 더블브레스트 재킷은 1950-60년대 클래식 수트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화이트 셔츠와의 대비, 과장된 칼라, 그리고 목에 두른 금색 브로치 디테일로 아방가르드한 감각을 더했다. 레이스 소재의 블랙 롱 스커트는 빈티지 페미닌 요소를 젠더 중립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블랙 더플 코트는 전통적 디테일인 토글 버튼을 뼈 모양의 화이트 장식으로 변형해 유니크한 시각적 효과를 창출했다. 소매에 새겨진 자수 디테일은 1960년대 히피 무브먼트와 펑크 문화를 동시에 환기시킨다.

스트라이프와 패턴, 시간을 가로지르는 조화

블랙과 그레이의 호리존탈 스트라이프 코트는 컬렉션의 핵심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두툼한 울 소재에 불규칙한 간격으로 배치된 스트라이프 패턴은 1960년대 모드 패션과 현대 미니멀리즘을 동시에 참조한다. 패치 포켓 디테일과 슬림한 실루엣은 기능성과 심미성의 균형을 이룬다.

블랙 레더 재킷, 그레이 스트라이프 코트, 블랙 수트가 각기 다른 시대적 레퍼런스를 지니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박종철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시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패션의 구체적 실현이다.

노출과 은폐, 이중성의 미학

슬링스톤 컬렉션은 노출과 은폐의 대조를 통해 현대적 감수성을 드러낸다. 'SLING STONE' 로고 화이트 티셔츠와 블랙 베스트 조합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면서도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모델을 통해 익명성과 쿨함을 동시에 표현한다. 이는 1960년대 모드 문화의 신비주의와 현대 스트리트 패션의 무표정함을 결합한 결과다.

크롭 톱으로 상체를 노출한 남성 모델과 롱 스커트로 하체를 완전히 덮은 여성 모델의 대비는 젠더 규범에 대한 도전이자 빈티지 패션이 지닌 보수성과 현대 패션의 진보성 사이의 긴장을 시각화한다.

레이어링과 텍스처, 깊이의 구축

박종철 디자이너는 레이어링 기법을 통해 시간의 층위를 쌓아올린다. 세 번째 룩에서 화이트 셔츠 위에 블랙 재킷을 겹치고 목에 스카프와 브로치를 더한 구성은 1950년대 신사복 문화와 1980년대 뉴웨이브 스타일을 동시에 참조한다. 각 레이어는 서로 다른 시대를 대변하면서도 모노크롬 팔레트 안에서 통일성을 유지한다.

텍스처의 대비 역시 중요한 요소다. 울 코트의 두툼한 질감, 레더의 광택, 레이스의 섬세함, 코튼 티셔츠의 캐주얼함이 한 컬렉션 안에서 공존하며 시대와 계급, 상황을 넘나드는 옷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로고와 타이포그래피, 정체성의 선언

'SLING STONE'이라는 브랜드명을 직접 노출한 로고 타이포그래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전략적 장치다. 화이트 티셔츠에 배치된 로고는 1970-80년대 스포츠웨어와 스트리트 패션의 로고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과시적이지 않으면서도 명확한 이 로고 사용은 '조용한 주장'이라는 현대 패션의 트렌드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돌을 던지다'는 의미의 브랜드명 자체가 기존 질서에 대한 도전을 내포하고 있으며, 빈티지라는 과거를 현대로 '던져'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겠다는 디자이너의 의지를 담고 있다.

젠더리스 패션, 시대를 초월한 보편성

슬링스톤 컬렉션의 모든 룩은 젠더 중립적으로 설계되었다. 남성 모델이 크롭 톱과 와이드 팬츠를 착용하고, 여성 모델이 더플 코트와 롱 스커트를 입는 모습은 의복에서 성별 구분을 지우려는 시도다. 이는 1960년대 유니섹스 패션 운동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것이며, 동시에 미래 패션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중성적 색채는 신체의 성별적 특징을 감추면서 개인의 정체성이 옷이 아닌 태도와 스타일링에서 드러나도록 유도한다.

지속 가능성과 타임리스 디자인

빈티지 스피릿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박종철 디자이너의 접근법은 지속 가능한 패션을 향한 실천이기도 하다.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실루엣, 시간이 지나도 색바래지 않는 모노크롬 팔레트, 다양한 상황에서 착용 가능한 범용성은 모두 장기적 착용을 전제로 한 디자인 결정이다.

1950-60년대 빈티지를 참조한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시험을 견딘 디자인 원칙을 재발견하고 현대적으로 적용하는 작업이다. 이는 패스트 패션의 빠른 소비 사이클에 대한 안티테제이자, 옷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재고찰이다.

글로벌 시장을 향한 보편적 언어

슬링스톤의 빈티지 모던 아방가르드는 특정 문화권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 패션 언어를 구사한다. 1950-60년대 서양 패션사를 참조하면서도 한국 디자이너의 감수성으로 재해석함으로써 동서양의 경계를 넘어선다. 이러한 접근은 런던, 파리, 밀라노 등 세계 주요 패션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박종철 디자이너의 작업은 빈티지라는 보편적 관심사를 독창적 시각으로 재해석했다"며 "과거에 대한 향수와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슬링스톤의 컬렉션은 글로벌 바이어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간을 던지는 자, 미래를 디자인하다

박종철 디자이너가 슬링스톤을 통해 제시한 비전은 명확하다. 과거는 복제의 대상이 아니라 영감의 원천이며, 빈티지는 낡은 것이 아니라 시간의 시험을 견딘 본질이다. 'SLING STONE'이라는 브랜드명처럼, 그는 1950-60년대라는 과거의 돌을 현대로 던져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2026 F/W 시즌을 통해 선보인 슬링스톤의 빈티지 모던 아방가르드는 시간을 가로지르는 패션의 힘을 증명한다. 블랙 앤 화이트라는 영원한 조합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만나고, 그 만남에서 미래가 탄생한다. 박종철 디자이너가 제시한 패션의 미래는 과거를 잊지 않으면서도 현재를 놓치지 않고, 시간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하이브리드한 창조의 세계다.

박종철의 슬링스톤 컬렉션에서 모델들이 런웨이를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박종철의 슬링스톤 컬렉션에서 한 모델이 런웨이를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박종철의 슬링스톤 컬렉션에서 한 모델이 런웨이를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박종철의 슬링스톤 컬렉션에서 한 모델이 런웨이를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박종철의 슬링스톤 컬렉션에서 한 모델이 런웨이를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lifejourney2025@gmail.com

[ⓒ K라이프저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