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500 돌파, 삼성 '18만 전자' 시대 개막...AI 슈퍼사이클이 연 K-증시 르네상스
박지원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2-14 19:33:06
반도체 황금기, 한국 증시 패러다임 전환 신호탄
[K라이프저니|박지원 기자] 코스피 지수가 2월 13일 사상 처음으로 5,500선을 돌파하며 한국 증시가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7.34포인트(2.37%) 급등한 5,512.89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HBM4(High Bandwidth Memory 4세대) 양산 본격화 소식에 18만 2,000원까지 치솟으며 '18만 전자' 시대를 열었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격적 매수세가 가세하며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3,847조원으로 세계 8위권에 진입했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이 만들어낸 완벽한 모멘텀 결합이 K-증시 르네상스를 촉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18만원 돌파...HBM4 양산이 바꾼 게임의 법칙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18만 2,500원까지 상승하며 시가총액 1,092조원을 기록, 글로벌 반도체 기업 순위에서 엔비디아, TSMC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이는 전일 종가 대비 3.98% 급등한 수치로, 2023년 6월 7만 8,000원까지 하락했던 삼성전자가 32개월 만에 133% 상승한 것이다.
주가 급등의 핵심 촉매는 HBM4 양산 본격화다. 삼성전자는 13일 경기도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AI 메모리 전략 설명회'에서 HBM4 16-Hi(16단) 제품의 양산을 이달 말부터 시작하고, 3분기부터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B200 울트라'에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더욱이 연말까지 24-Hi 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경쟁사 SK하이닉스를 추격할 수 있는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렸던 근본 원인은 기술력 부족이 아니라 엔비디아 검증 통과 지연이었다"며 "이번 HBM4 공급 계약은 삼성이 다시 글로벌 AI 메모리 공급망의 핵심 플레이어로 복귀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는 2026년 HBM 시장 규모를 480억 달러(약 65조원)로 전망하며, 이 중 삼성전자 점유율이 28%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25년 15%에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 '투톱 체제'...반도체 슈퍼사이클 본격화
SK하이닉스도 이날 32만 5,000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237조원으로 코스피 시총 2위를 굳건히 지켰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Hi 제품을 엔비디아 H200 GPU에 독점 공급하며 2025년 4분기 영업이익률 35.7%를 달성한 바 있으며, 올해 1분기에도 이익률 3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목할 점은 과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제로섬 경쟁' 구도가 이제는 '윈-윈 공존' 체제로 전환됐다는 사실이다. 메리츠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AI 서버용 HBM 수요는 공급을 40%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과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모두 풀가동해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00년대 초 D램 호황기와 비교해도 현재 HBM 슈퍼사이클의 강도와 지속성이 훨씬 강하다"며 "AI 데이터센터 증설, 자율주행 확산, 엣지 AI 보급 등 수요처가 다변화되며 최소 2028년까지 슈퍼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밸류업 정책, 외국인 자금 유입 촉매제
코스피 5,500 돌파에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도 크게 작용했다. 금융위원회가 2025년 2월 발표한 밸류업 정책은 △저PBR 개선 로드맵 공시 의무화 △자사주 소각 세제 혜택 확대 △배당 확대 기업 세제 지원 등을 골자로 하며, 코스피 상장사 평균 PBR을 현재 1.2배에서 2028년까지 1.5배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제로 이 정책 시행 1년간 코스피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24조원으로 전년 대비 340% 증가했으며, 배당성향도 평균 28.3%에서 34.7%로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주주환원 정책 강화 방침을 발표하며 향후 3년간 총 3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공언했고, 배당성향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올해 들어 2월 14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순매수 18조 7,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2021년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단기 차익 목적의 헤지펀드보다 장기 투자 성향의 연기금, 소버린 웰스 펀드(SWF)의 유입이 두드러진다는 사실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지난달 한국 주식 투자 비중을 1.8%에서 2.4%로 확대했으며, 사우디 공공투자펀드(PIF)도 한국 증시 투자액을 120억 달러로 늘렸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을 높이면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전략적 비중 확대가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시총 세계 8위 도약...선진시장 편입 기대감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14일 기준 3,847조원(약 2조 8,500억 달러)으로 홍콩(2조 7,200억 달러)을 제치고 세계 8위로 올라섰다. 이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인도, 캐나다에 이은 순위로, 한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증시 메이저리그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시가총액 증가와 함께 시장 질적 개선도 두드러진다. 코스피 PBR은 1.34배로 2년 전 0.98배에서 크게 상승했으며,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도 8.7%에서 11.2%로 개선됐다. 이는 단순한 주가 상승이 아니라 기업 펀더멘털 개선을 동반한 '질적 성장'임을 보여준다.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Index, 모건 스탠리의 자회사인 모건 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MSCI)에서 만든 주가 지수)는 매년 6월 신흥시장(Emerging Market)과 선진시장(Developed Market) 분류를 재검토하는데, 한국은 현재 신흥시장에 속해 있다. 그러나 올해는 밸류업 정책 성과,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 시장 유동성 확대 등을 근거로 선진시장 편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MSCI 선진지수 편입 시 글로벌 패시브 펀드 약 850억 달러(약 115조원)가 한국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며 "이는 코스피를 추가로 10~15% 끌어올릴 수 있는 강력한 모멘텀"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 전망 "6,000 가능, 단 변동성 관리 필수"
증권가는 코스피 목표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연말 코스피 목표를 5,800으로, 미래에셋증권은 6,200으로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낙관 시나리오에서 6,500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 과열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늘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38조 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 잔고도 42조원으로 2021년 고점에 근접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은 "급격한 주가 상승기에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증가하면 조정 시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다.
또한 미중 기술패권 경쟁 재격화,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대외 변수도 상존한다. 하나금융투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는 만큼 중장기 상승 추세는 유효하지만, 단기적으론 5,500선에서 차익실현 압력과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증시가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밸류업 정책이라는 두 날개로 선진시장 도약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이제 관건은 이 모멘텀을 지속가능한 성장 궤도로 안착시킬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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