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완전체 컴백 공연 발표에 부산 숙박비 700% 폭등..."K-팝 이코노미 그림자"

이여름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2-14 19:03:32

공연장 반경 5km 내 특급호텔 1박 300만원 육박...정부, 긴급 대책 회의 소집
아미 경제 효과 vs 편승 바가지 상술, 양날의 검
BTS의 RM, 제이홉, 뷔(왼쪽부터)가 한 행사에서 포토월을 소화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이여름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2026년 6월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완전체 컴백 공연을 개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산 지역 숙박 시장에 이례적인 가격 폭등 현상이 발생했다. 14일 숙박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공연 예정일인 6월 13~15일 부산 해운대·광안리 일대 특급 호텔 1박 요금이 평소 대비 최대 70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실패 이후 침체된 부산 관광업계에 단비가 될 것이란 기대와 함께, 과도한 편승 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이다.

부산 숙박 시장, 3일 만에 예약률 85% 돌파

한국관광공사와 숙박 플랫폼 야놀자, 여기어때 등의 집계 결과, BTS 완전체 컴백 공연 발표 직후 부산 지역 숙박 예약이 급증했다. 공연장인 아시아드 주경기장 반경 5km 이내 특급 호텔의 경우, 평소 주말 평균 요금 40만60만원에서 250만300만원으로 치솟았다. 일부 프리미엄 스위트룸은 1박에 500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의 경우 디럭스 트윈룸(평소 45만원)이 공연 기간 280만원으로 책정됐으며, 광안리 인근 4성급 호텔들도 평소 대비 500600% 인상된 요금을 제시하고 있다. 더욱이 공연장 접근성이 좋은 부산진구, 연제구 일대 비즈니스호텔과 모텔까지 평소 8만12만원 수준에서 50만~80만원으로 급등했다.

숙박 플랫폼 관계자는 "공연 발표 후 72시간 만에 부산 전역 숙박시설 예약률이 85%를 넘어섰다"며 "특히 해외 팬덤의 예약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글로벌 수요가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광화문·명동까지 예약 쇄도...수도권 연쇄 효과

주목할 점은 부산뿐 아니라 서울 주요 관광지 숙박 예약도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공연 전후 서울 관광을 계획하는 해외 팬들이 광화문, 명동, 강남 일대 호텔을 대거 예약하면서 수도권까지 '아미 이코노미(ARMY Economy)' 효과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관광재단 분석에 따르면, 6월 1017일 서울 주요 호텔 예약률이 평소 같은 기간 대비 40% 증가했으며, 특히 명동·을지로 일대 중급 호텔의 예약률은 이미 75%를 돌파했다. 인천국제공항 인근 호텔들도 전후 12일 예약이 집중되며 요금이 20~30% 상승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 "BTS 완전체 공연은 단순 콘서트를 넘어 국가 단위 관광 이벤트로 작용하고 있다"며 "2019년 BTS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 당시 런던 경제 효과가 약 1억 파운드(약 1,700억원)로 추산된 것처럼, 이번 부산 공연도 최소 3,000억원 이상의 직간접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글로벌 수요-공급 불균형" vs 소비자 "폭리 상술"

숙박업계는 가격 급등을 시장 원리로 설명한다. 한국호텔업협회 관계자는 "BTS 공연은 전 세계 팬덤이 몰리는 글로벌 이벤트로, 제한된 숙박 공급에 비해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아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 당시 미국 주요 도시에서도 호텔 요금이 3~5배 상승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3년 테일러 스위프트의 미국 투어 기간 중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내슈빌 등에서 호텔 요금이 평소 대비 300~400% 상승했으며, 영국 에든버러 공연 당시에도 숙박비가 급등해 사회적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와 팬덤 커뮤니티는 이를 정당한 시장 가격이 아닌 폭리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글로벌 수요를 핑계로 평소 대비 7배 이상 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명백한 바가지 상술"이라며 "특히 일부 호텔이 기존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더 높은 가격에 재판매하는 사례도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팬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방탄소년단 갤러리'에서는 "해외 아미들이 한국을 방문해 BTS를 응원하고 싶어도 숙박비 때문에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K-팝의 긍정적 이미지를 숙박업계의 폭리가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 관계부처 합동 대책 회의...바가지 근절 TF 가동

정부는 14일 긴급 관계부처 회의를 소집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부산시, 한국소비자원 등이 참여한 이번 회의에서는 과도한 가격 인상 모니터링 강화, 바가지 상술 신고센터 운영, 위반 업체에 대한 제재 방안 등이 논의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BTS 공연은 K-팝과 한국 문화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기회이지만, 일부 업체의 폭리 행위로 국가 이미지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며 "숙박업계와 긴밀히 협의해 자율적 가격 조정을 유도하고, 불응 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한 가격 담합이나 허위·과장 광고, 일방적 예약 취소 등에 대해 집중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표시광고법과 약관법 위반 사례를 적발할 경우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자체적으로 '공정 숙박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자발적 참여 호텔에 대해서는 '아미 프렌들리 호텔' 인증을 부여하고, 시 관광 홍보 채널에 우선 노출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BTS 공연은 엑스포 유치 실패로 위축된 부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기회"라며 "단기 폭리보다 장기적 관광 브랜드 가치를 우선하는 성숙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안 숙박 시장 급성장...에어비앤비·게스트하우스 주목

호텔 가격 급등으로 대안 숙박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홈앤스테이 등 공유 숙박 플랫폼의 부산 지역 예약이 전주 대비 450% 증가했으며, 게스트하우스와 호스텔도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코리아 관계자는 "부산 아파트·빌라 단위 공유숙박이 호텔 대비 합리적 가격(1박 15만30만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34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투룸 이상 숙소는 이미 80% 이상 예약됐다"고 전했다.

부산 청년 창업자들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들도 '아미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하며 적극 마케팅에 나섰다. 해운대 소재 한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는 "1인 도미토리 1박 3만~5만원 수준을 유지하면서 BTS 굿즈 증정, 공연장 셔틀버스 운영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부산을 K-팝 성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합리적 가격과 진정성 있는 환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이벤트 투어리즘 관리 시스템 구축 시급"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규모 이벤트 개최 시 숙박 가격 급등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교수는 "올림픽, 월드컵 등 메가 이벤트 개최 시 선진국들은 가격 상한선 설정, 공공 숙박시설 확충, 홈스테이 프로그램 운영 등 다각적 대책을 마련한다"며 "한국도 K-팝 공연, 국제 회의 등 대규모 이벤트가 빈번한 만큼 제도적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이번 BTS 공연의 경제 효과는 최소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숙박비 폭등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는 장기적으로 한국 관광 브랜드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업계의 자율 규제와 정부의 합리적 가이드라인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K-팝 경제 효과의 명암...지속가능한 성장 과제

BTS 완전체 컴백 공연을 둘러싼 숙박비 논란은 K-팝이 창출하는 막대한 경제 효과와 그에 따른 부작용이 공존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BTS의 연간 경제 효과를 약 5조 6,000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으며, 이번 부산 공연 하나만으로도 지역 경제에 수천억원 규모의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그러나 단기적 수익 극대화를 위한 폭리 행위는 K-팝과 한국 관광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특히 SNS 시대에 부정적 경험은 빠르게 확산되며, 글로벌 팬덤의 한국에 대한 인식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산경제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이번 BTS 공연이 부산을 아시아 최고의 K-팝 공연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려면, 합리적 가격과 최상의 환대 문화가 결합돼야 한다"며 "단기 폭리보다 장기적 관광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 업계가 협력해 합리적인 가격 체계를 마련하고,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아미들에게 진정성 있는 환대를 제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BTS 완전체 컴백이 한국 경제와 문화에 긍정적 유산을 남길 수 있을지는, 지금부터의 대응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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