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집중분석] "연기는 제 숙명"…판빙빙, BIFAN 기자회견서 밝힌 30년 연기 인생과 진솔한 소신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7-05 14:06:30

판빙빙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글·사진 이주상 기자] 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배우 판빙빙(45)이 부천을 찾아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3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기자회견에서 판빙빙은 자신의 연기 인생과 이번 영화, 그리고 AI 시대의 연기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연기 인생 30년, 영화제도 30주년…아름다운 인연"

판빙빙은 이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방문 소감을 밝히며 뜻깊은 우연을 언급했다. 그는 올해로 연기 생활 30년을 맞이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마침 BIFAN 역시 30주년을 맞이한 해라는 점에서 "아름다운 인연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개막식에서  ‘글로벌 아이콘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서도 "저에게는 큰 격려이자 위로가 되었다"고 전했다.

"AI는 연기자를 게으르게 만들 것"…AI 시대 연기에 대한 소신

이날 화두가 된 AI 관련 질문에 판빙빙은 신중하면서도 뚜렷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이미지를 AI로 활용해 촬영하자는 제안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아직 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연기자가 자신의 이미지를 AI에게 넘겨 대신 연기하도록 허락한다면 인간 연기자는 점점 게을러질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그는 연기자란 삶이 주는 소리를 듣고 느끼며 그것을 다양한 역할로 표현해내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AI가 그 과정을 대신해준다면 연기자 본연의 역할이 흐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단정할 수 없기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유연한 입장도 함께 밝혔다.

앞서 프로듀서 관점에서 본 AI의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AI가 전쟁이나 대규모 군중 장면처럼 많은 인력이 동원되는 촬영에서 제작비를 크게 절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나 감정이 담긴 섬세한 연기, 인간이 직접 체험한 삶의 무게에서 나오는 표현은 AI가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바로 그 지점에 연기자가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화 ‘마더 부미’(Mother Bhumi, 地母)…다섯 개 언어와 무녀 역할에 도전한 이유

판빙빙은 이번에 부천을 찾은 계기가 된 영화 '마더 부미' 촬영 경험도 소개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말레이시아어, 중국어, 인도네시아어에 현지 원주민 언어 등 다섯 가지 언어를 소화해야 했으며, 무녀 역할을 위한 주문까지 익혀야 했던 어려움을 전했다. 총 킷 옹(Chong Keat Aun) 감독이 언어의 귀재였던 덕분에 3~4개월간 함께 준비하며 자연스러운 대사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감독이 배우가 아닌 실제 현지 농민 여성을 캐스팅하려 했던 배역에 스스로 지원했던 일화도 전했다. 감독이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준 작업이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영화 초반 15분간 관객이 자신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변신을 이뤄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러한 변화가 연기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촬영 과정에 대해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모기에 물리는 고된 환경이었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그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결과물은 더욱 아름다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감독의 실제 아버지가 현지의 유명한 무당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로부터 무속 관련 지식을 직접 전수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마더 부미’는 도쿄국제영화제, 타이베이 금마장영화제(대만), 싱가포르 중국영화제, 파 이스트 필름 페스티벌(이탈리아), 다낭 아시아영화제 등에 초청됐으며, 특히 말레이시아 영화로서는 최초로 금마장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번 BIFAN 30주년에서는 장르 거장과 세계적 스타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신설 갈라 섹션 '시그니처'에 초청돼 상영됐다.

판빙빙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제 인생의 최애는 연기"…30년 연기 인생의 원동력

계속해서 연기를 하게 하는 원동력에 대한 질문에 판빙빙은 담담하게 답했다. 그는 인생을 살아가며 누군가의 딸, 친구, 동료, 가족으로서 여러 역할을 수행하지만, 그 안에서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애정하는 것은 연기라며, 이것이 30년간 연기를 지속해온 이유라고 밝혔다. 또한 무대 위에서 나이가 들어서도 빛나는 중년 여배우의 모습을 본 경험을 언급하며, 그러한 모습이야말로 연기자를 계속 연기자로 살게 하는 힘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영화계와의 인연…"협업 기회 더 많아지길"

판빙빙은 강제규 감독의 영화 '마이웨이'를 비롯해 한국에서의 다양한 작업 경험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 영화 산업이 소재가 풍부하고 사회 문제와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다루는 데 있어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준다며 부러움을 표했다. 아울러 한국 영화 제작진의 전문성과 진정성에 대해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하며, 향후 한국 창작자들과의 협업 기회가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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