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2,000원 시대 재진입…호르무즈 변수에 유가 롤러코스터

박지원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4-19 11:28:56

4년 만의 악몽 재현—국내 기름값, 심리적 저항선 붕괴 기사 관련 이미지. 사진 | 픽사베이

[K라이프저니|박지원 기자]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돌파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이후 4년 만의 재진입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8일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10원대를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을 한계점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2,000원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가격 지표를 넘어 서민 가계와 물류·운송 업계 전반에 연쇄 충격을 예고하는 심리적 저항선이다.

공급망 불안이 불러온 나비효과

이번 국내 유가 급등의 직접적 방아쇠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이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세계 최대 에너지 병목 지점이다. 이란이 미국 및 서방과의 긴장 고조 속에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자 국제유가는 즉각 반응했고, 브렌트유와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위협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국제유가 급등은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전가되는 구조로, 이번 리터당 2,000원 돌파는 그 결과물이다.

호르무즈 개방 선언—시장은 안도했지만 불씨는 남았다

그러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전면 개방을 공식 선언하면서 국제유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브렌트유와 WTI는 하루 만에 80달러대로 되밀렸다. 봉쇄 공포로 부풀어 오른 리스크 프리미엄이 빠르게 해소되며 시장은 안도 랠리를 연출했다. 그러나 낙관은 이르다. 이란은 개방 조건으로 지정 항로 의무 사용과 추가 안전 조치 준수를 제시했다. 이는 사실상 해협 통항에 대한 부분적 통제권을 유지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되며, 언제든 재봉쇄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지정학적 불씨가 꺼지지 않은 한 유가 변동성은 당분간 구조적으로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정부, 4차 최고가격제 발동 저울질

국내에서는 정부의 대응이 분수령을 맞고 있다. 다음 주 예정된 4차 유류 최고가격 발표를 앞두고 정부는 가격 상한 설정 수준과 세제 지원 병행 여부를 놓고 막바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류세 한시 인하, 정유사 마진 점검, 알뜰주유소 공급 확대 등 기존 카드들이 다시 테이블 위에 올랐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다시 80달러대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강력한 가격 개입이 오히려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정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물가 파급 효과—에너지發 인플레이션의 귀환

문제는 기름값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휘발유·경유 가격 급등은 화물 운송비 상승을 통해 식료품·생활용품 전반의 물가를 끌어올리는 2차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진다. 특히 경유 가격이 동반 상승할 경우 농업용 기계와 화물차 중심의 물류 원가 상승이 불가피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반에 상방 압력을 가할 공산이 크다. 한국은행이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발 물가 재상승은 통화정책 운용의 새로운 변수로 급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호르무즈의 파고가 잠잠해졌다고 해서 국내 에너지 시장의 파장이 곧바로 수그러들 것이라 보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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