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멱살 잡힐까 혹평은 못 썼다"…'영평상 공로상' 김두호 인터뷰365 대표, 겸손과 유머로 채운 수상 소감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11-06 10:13:22

Veteran Film Journalist Kim Doo-ho Wins the Merit Award at the 46th KAFC Awards, With a Wink at His Own 'Criticism' 김두호 대표가 트로피를 들고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글·사진 이주상 기자] 영화 기자로 50년 넘게 현장을 지켜온 김두호 인터뷰365 대표가 한국영화평론가협회(이하 영평) 공로상을 받았다. 수상자는 "제가 과연 평론가인가"라고 자문하며 소감을 시작했고, 객석에는 웃음이 번졌다.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 1관에서 열린 제46회 영평상 시상식은 배우 조한철과 아나운서 장선의 진행으로 치러졌고, 영평 공식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됐다.

"연세가 무색한 미소년풍, 마음은 더 젊다"

시상자로 나선 곽영진 평론가는 먼저 상의 취지를 설명했다. 곽 평론가는 2010년 무렵 영평 총무이사를 4년간 맡았을 때만 해도 영평공로상은 없었고, 몇 해 전까지도 마찬가지였다고 돌아봤다. 영화인 전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공로영화인상과 달리 이 상은 영평 회원에게 주는 상이다. 곽 평론가는 협회에 기여한 공로뿐 아니라 평론가로서 귀감이 되고 문화계에 성취를 남긴 이에게 준다고 설명했다.

곽 평론가는 수상자를 "연세가 무색하게 미소년풍이고 마음도 젊어 왕성하게 활동하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김 대표가 신영균문화재단의 설립과 운영을 주도하며 어려운 청년 독립영화인을 발굴하고 지원해 왔다고 말했다. 또 인터뷰 중심의 인터넷 문화 종합지 '인터뷰365'가 인터뷰 1,000명을 돌파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여기 계신 분들께도 언제 연락이 갈지 모르니, '그런 매체가 있어요?' 하지 마시고 잘 기억해 두시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곽 평론가는 "겸손하고 따뜻하며 후배와 젊은 영화인을 존중하고 격려해 온 마음에 존경을 담아 드리는 상"이라고 말했다.

"그때는 칭찬은 사정없이, 혹평은 아주 약하게"

무대에 오른 김 대표는 "지금도 영화 기사와 영화평, 칼럼을 쓰는 기자"라며 "50년이 넘었지만 제가 과연 영화 평론가인가 자문하면 굉장히 위축된다"고 말했다. 평론은 원래 작품의 완성도를 두고 '난도질'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당시를 "인터넷은커녕 온라인 매체는 상상도 못 하던 때"라고 회고했다. 20여 개 일간지와 주간지, 스포츠연예지 기자 20여 명이 영화 정보를 좌우했고, 허가받은 20여 개 영화사만 영화를 만들 수 있던 제작 자유화 이전이었다고 했다. 한 편에 아파트 두세 채 값이 들어가던 시절, 시사회에서 본 영화를 잘못 쓰면 "개봉도 전에 죄를 뿌렸다"며 제작사에 멱살을 잡히거나 감독과 배우에게 위험을 사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김 대표는 "그래서 혹평에는 아주 약했다"며 "칭찬할 작품은 사정없이 칭찬했지만, 비평의 눈으로 써야 할 작품은 아예 안 쓰거나 줄거리만 소개하곤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럼에도 영평 회원들이 공로상을 주셔서 고맙다"며 소감을 마쳤다.

"위기는 위험이자 기회"

한편 서곡숙 영평 회장(청주대 교수)은 개회사에서 올해 한국 영화계가 줄어든 공급과 OTT 확산이라는 '이중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가능한 사랑'(이창동), '호프'(나홍진) 같은 거장의 작품과 천만 영화 '왕과 사는 남자'(장항준), 윤가은·이란희·변성현 감독 등 차세대 시네아스트의 독립·예술영화가 깊이 있는 성취를 이뤘다고 평했다. 서 회장은 "위기는 위험이자 기회"라며 "한국 영화의 위기는 위험을 거쳐 기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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