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집중분석] ‘쇼타씨의 마지막 출장’② 이주형 감독, "도쿄 새벽 라멘집에서 본 뒷모습"…5년 만에 완성한 이야기
이여름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5-23 06:59:38
[K라이프저니|이여름 기자]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낯선 남자의 무거운 뒷모습을, 그가 사라질 때까지 쳐다보고 있었어요."
22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쇼타씨의 마지막 출장' 언론 시사회에서 이주형 감독은 이 영화의 씨앗이 된 장면을 이렇게 떠올렸다. 그 뒷모습 하나가 5년의 집필 기간을 거쳐 스크린 위의 쇼타로 완성됐다.
도쿄 새벽 라면집에서 시작된 5년의 이야기
"도쿄에서 새벽에 혼자 라멘을 먹고 있는데, 양복을 입은 지친 회사원이 내 옆에 앉았어요. 말도 잘 안 통했지만 재밌는 시간을 보냈고, 나오면서 그가 스벅스벅 걸어가는 뒷모습을 봤는데 왠지 그게 이미지에 남았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기억 못 하지만 그 뒷모습은 없어질 때까지 쳐다봤던 기억이 납니다."
이 감독은 그 이미지에서 출발해 '사직서와 연애편지'라는 소재를 떠올렸다고 했다. "각 세대마다 그에 맞는 무게와 그림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걸 대변하는 것이 일과 사랑, 즉 사직서와 연애편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적 영화에서 인간 내면으로"…방향의 전환
이 감독은 이전 작품들이 사회·정치적 메시지에 무게를 뒀던 데서 벗어나 이번 영화에서는 의도적으로 다른 길을 택했다고 밝혔다. "카메라를 사회와 인간의 관계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 깊숙이 들이밀고 싶었어요. 그게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나아가 그는 "이번 시나리오만큼은 재밌는 영화, 코미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글을 쓰면서도 즐거웠고, 그래서 재미있는 장면들이 글에서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힐링 영화가 된 것은 결과론적인 면도 있다는 고백이다.
하수처리장, 아프리카에서 가져온 경험
영화에서 인상적인 배경으로 등장하는 하수처리장에 대해 이 감독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영화를 하지 못하던 시절 아프리카에 가서 구호 통역 일을 했는데, 그곳이 하수처리장이었습니다. 그 경험이 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아요."
그가 목격한 한국인 엔지니어 소장이 새벽에 혼자 범람 위기의 장을 막기 위해 뛰어나가던 장면, 먹을 것 없던 고양이들을 챙겨줬던 기억—이 모든 것이 쇼타라는 인물과 공간 속에 녹아들었다. "더러운 물이 정화되는 과정이 쇼타의 캐릭터를 대변한다고 생각했어요. 쇼타가 자신이 수용하지 못하는 것들을 그냥 흘려보내는 장면이, 인간이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지길 바랐습니다."
캐스팅의 '운명', 재즈의 하모니
이 감독은 두 주연 배우의 조합을 '재즈'에 비유했다. "묵직한 오타니 료헤이 배우와 섬세하고 간결한 현악기 같은 진영 배우가 만나면, 서로 다른 불협화음들이 하나의 하모니가 되는 재즈 같겠다고 생각했어요. 첫 장면에 재즈를 넣은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실제 캐스팅 과정도 순탄했다. "영화계에서는 원하는 배우는 오지(캐스팅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 말이 틀렸다는 걸 이번에 확인했어요." 진영 배우의 대만 촬영 스케줄과 오타니 배우의 일정이 단 하루 이틀 차이로 기적적으로 맞아떨어진 것에 대해 그는 "하늘이 도와준 영화"라고 표현했다.
"이 용기가 관객들에게 전해지길"
시사회 말미에 이 감독은 짧지만 진심 어린 마무리 인사를 남겼다. "이 순간을 위해 영화를 찍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이 온기가 전해져서 관객들 몫으로 다가가야 될 시간이 왔어요. 찍을 때 현장에 온정이 가득했습니다. 그게 필름에 담겼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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