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희의 그리디어스 컬렉션에서 한 모델이 런웨이를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글·사진 이주상 기자] 지난 2월 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에서 열린 2026 F/W 서울패션위크에서 디자이너 박윤희의 그리디어스(GREEDILOUS) 컬렉션이 패션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컬렉션은 혼돈을 창조의 기점으로 삼아 무질서 속에서 새로운 구조와 정체성을 형성하는 동력을 담아냈다.
한복과 서양 수트의 파격적 만남
런웨이를 장식한 작품들은 전통 한복의 실루엣과 서양 테일러링 기법의 과감한 결합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화려한 꽃무늬 프린트의 한복 저고리 위에 천연염색 기법이 적용된 현대적 재킷을 레이어링하거나, 전통 치마의 볼륨감을 살린 플리츠 스커트와 하운드투스 패턴의 재킷을 매치하는 등 동서양의 미학적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전통 한복의 색동 패턴과 기하학적 프린트를 결합한 텍스타일 작업이었다. 핑크, 오렌지, 블루, 옐로우 등 원색의 꽃무늬가 블랙 앤 화이트의 체크 패턴, 하운드투스와 충돌하며 시각적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캐릭터 그래픽과 로고 타이포그래피를 더해 팝아트적 유희까지 담아냈다.
전통 복식의 재해석, 미래를 향한 제안
박윤희 디자이너는 한국 전통 복식의 구조적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데 집중했다. 갓을 쓴 모델이 등장하는 룩에서는 전통 도포의 실루엣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프린트와 컬러를 적용해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시도했다. 또한 한복의 저고리와 치마를 분리해 각각 독립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거나, 전통 소재인 비단에 현대적 패턴을 입히는 등 전통의 형식을 빌려 새로운 내용을 담아냈다.
특히 러플과 프릴 디테일을 과감하게 활용한 드레스 라인은 한복의 곡선미와 서양 드레스의 볼륨감을 동시에 표현했다. 블랙 러플 장식이 층층이 쌓인 스커트 위로 형광 그린과 블랙의 기하학 패턴 톱을 매치한 룩은 전통과 현대, 절제와 과장이 공존하는 박윤희만의 미학을 보여주었다.
혼돈을 질서로, 무질서를 창조로
그리디어스가 추구한 'BORN FROM CHAOS'라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박윤희 디자이너의 철학은 혼돈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창조의 원동력으로 받아들이는 데 있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복식 언어, 상반된 색채와 패턴, 대조적인 소재와 실루엣을 한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의도적인 '혼돈'을 연출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미적 질서를 제안했다.
런웨이를 걷는 모델들의 다양한 인종 구성 역시 이러한 철학을 뒷받침한다. 동양인, 서양인, 흑인 모델이 함께 등장하며 '혼돈에서 태어난' 새로운 정체성이 특정 문화나 인종에 국한되지 않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을 향한 실천
박윤희 디자이너는 전통 염색 기법과 자연 소재 활용을 통해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고민도 담아냈다. 천연염색으로 처리된 실크와 면 소재,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프린트 작업 등은 환경을 고려한 패션 생산 방식에 대한 디자이너의 실천적 태도를 보여준다. 화려한 비주얼 뒤에 숨은 이러한 노력은 그리디어스가 단순히 시각적 충격만을 추구하는 브랜드가 아님을 증명한다.
글로벌 시장을 향한 K-패션의 새로운 가능성
이번 컬렉션은 한국 전통미를 글로벌 패션 언어로 번역하려는 시도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복의 형태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그 정신과 구조를 현대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외국 바이어와 소비자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보편성을 확보했다. 동시에 한국 고유의 색감과 문양, 실루엣을 유지해 차별화된 정체성도 지켜냈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박윤희 디자이너의 작업은 전통을 박제화하지 않고 살아있는 언어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K-패션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컬렉션"이라고 평가했다.
미래를 향한 도전, 계속되는 진화
박윤희 디자이너는 컬렉션 소개에서 "혼돈은 무질서가 아닌 새로운 구조와 정체성을 형성하는 동력"이라며 "이번 시즌에서 혼돈을 창조의 기점으로 삼아 의지로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2026 F/W 시즌을 통해 선보인 그리디어스의 '혼돈에서 태어난' 패션은 단순한 스타일 제안을 넘어 문화적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은유한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질서와 혼돈이 공존하는 박윤희 디자이너의 세계관은 앞으로도 계속 진화하며 한국 패션의 미래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klifejourney2025@gmail.com
[저작권자ⓒ K라이프저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6 F/W 서울패션위크] 최충훈](https://klifejourney.com/news/data/2026/02/11/p1065555565235502_142_h2.jpg)
![[2026 F/W 서울패션위크] 에드리엘로스,](https://klifejourney.com/news/data/2026/02/11/p1065548602826688_985_h2.jpg)
![[2026 F/W 서울패션위크] 슬링스톤, 빈티지 스피릿으로 그린 모던 아방가르드…박종철 디자이너의 시대 초월 미학](https://klifejourney.com/news/data/2026/02/10/p1065618964516523_769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