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독일 르네상스 시대 작곡가 요프스트 폼 브란트(Jobst vom Brandt, 1517-1570)의 세속 가곡집이 헨슬러 클래식(hanssler CLASSIC) 레이블을 통해 2024년 발매돼 주목받고 있다. 앨범 제목 '세 개의 잎이 달린 보리수(Drei Laub auf einer Linden)'는 수록곡 중 대표작의 제목에서 따왔다.
요프스트 폼 브란트는 16세기 중반 독일에서 활동한 작곡가로, 당시 궁정과 시민 계층에서 향유되던 세속 가곡 장르의 대표 작곡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작품들은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독일어 가곡이 예술음악으로 발전하던 시기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사랑의 기쁨과 애절함, 자연에 대한 찬미, 삶의 희로애락을 솔직하게 표현한 가사들은 당시 독일 시민문화의 성숙도를 보여준다.
이번 음반은 소프라노 베티나 판(Bettina Pahn)과 류티스트 요아힘 헬트(Joachim Held)를 중심으로, 바리톤 겸 퍼커셔니스트 예로언 핀케(Jeroen Finke),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 율리아네 라케(Juliane Laake)가 참여해 완성됐다. 총 18곡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류트 반주의 솔로 가곡부터 다성부 앙상블, 퍼커션이 가미된 춤곡까지 다채로운 편성을 선보인다.
베티나 판의 소프라노는 맑고 투명한 음색으로 르네상스 가곡 특유의 서정성을 표현하면서도, 가사의 감정적 뉘앙스를 섬세하게 전달한다. 특히 '불쌍한 작은 올빼미(Ich armes Kauzlein kleine)'와 '가엾은 메츠(Ich arme Metz)' 같은 곡에서는 애절함과 체념이 절제된 표현 속에 깊이 있게 담겨 있다.
요아힘 헬트의 류트 연주는 이 음반의 핵심 축이다. 16세기 류트 주법을 충실히 재현하면서도 각 곡의 화성적 색채를 풍부하게 표현한다. 전주(Preambulum) 트랙들에서는 류트 솔로의 즉흥적 아름다움이 돋보이며, 성악 반주에서는 절묘한 대위법적 대화를 이끌어낸다.
특별히 주목할 점은 퍼커션의 활용이다. '수녀들의 춤(Der Nonnen Tantz mit Hupff auff)', '베틀러의 춤(Der Bethler Tantz mit Hupf auff)' 등 춤곡에서 예로언 핀케의 퍼커션은 리듬감을 강화하며 당시 민속음악적 생동감을 더한다. 이는 궁정음악과 민속음악의 경계가 유동적이었던 르네상스 시대 음악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율리아네 라케의 비올라 다 감바는 저음부를 보강하며 앙상블에 깊이를 더한다. 특히 다성부 곡들에서 바리톤과 함께 화성의 토대를 이루며 소프라노와 류트의 선율을 받쳐준다.
이 음반은 단순한 고음악 복원을 넘어, 16세기 독일 사회의 정서와 미의식을 생생히 전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르네상스 음악의 인본주의적 가치와 서민적 친근함이 현대 청중에게도 자연스럽게 다가오도록 연주자들이 세심하게 해석했다. 라디오 브레멘의 제작으로 2022년 녹음된 이 음반은 독일 공영방송의 탄탄한 기술력으로 악기의 질감과 음향적 균형이 뛰어나다.
르네상스 음악 애호가는 물론, 독일 가곡의 역사적 뿌리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귀중한 자료가 될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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