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프저니|이여름 기자] 걸그룹 아이브(IVE·안유진·가을·레이·장원영·리즈·이서)가 23일 오후 6시 정규 2집 'REVIVE+(리바이브 플러스)'를 발매하며 약 3년 만의 정규 앨범 컴백을 알렸다. 단순한 복귀 선언이 아닌 '재점화'를 기치로 내건 이번 앨범은, 데뷔 이래 쌓아온 자기 확신의 서사를 '우리'라는 관계의 언어로 확장하며 아이브의 다음 챕터를 본격적으로 선언한다.
'나'에서 '우리'로 — 아이브가 선택한 확장의 서사
이번 앨범의 출발점은 선언보다 태도에 가깝다. 'REVIVE+'는 기존 이미지를 고집하거나 익숙한 방식을 반복하는 대신, 지금의 아이브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차분히 보여주는 앨범이다. 전작 'IVE EMPATHY'가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면, 이번 앨범은 그 공감을 관계의 구조로 확장한다. '아이브 = 나'라는 서사가 '아이브 + 대중 = 우리'라는 관계로 넓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의 얼굴이 아니다. 무대 위와 아래, 과거와 지금, 아이브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서로 다른 위치와 감정이 느슨하게 연결된 상태다.
'REVIVE'가 감각을 다시 불러오는 움직임이라면, '+'는 그 감각이 머무르지 않고 이어지는 방향이다. 이번 앨범에서 아이브는 스스로를 중심에 두되, 그 중심이 더 많은 감정과 시선을 끌어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두 개의 타이틀, 두 개의 문
앨범의 출발점에는 성격이 다른 두 개의 문이 놓여 있다. 타이틀곡 '뱅뱅(BANG BANG)'과 '블랙홀(BLACKHOLE)'이다.
'뱅뱅'은 즉각적인 에너지로 시작을 알린다. EDM과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기반으로 웨스턴 스웡을 활용한 인트로부터 빠른 템포와 직선적인 리듬, 뚜렷한 후렴이 망설임 없는 추진력을 전달한다. 앨범 전체의 리듬을 깨우는 역할을 맡은 이 곡은, 과시라기보다 신호에 가깝다. 장원영이 작사에 참여해 특유의 감각적인 낭랑함으로 곡이 가진 당당한 태도를 가사로 완성했다.
반면 '블랙홀'은 속도를 낮추고 중심을 만든다. 인터스텔라를 연상시키는 시네마틱한 분위기 속에서 전개되는 셔플 기반의 트랙으로, 소멸과 탄생이 동시에 존재하는 무(無)의 공간을 음악적으로 구현했다. 곡 속에서 반복되는 불꽃은 파괴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여는 생명의 불씨로 기능한다. 사운드는 더 응축되고 감정은 안쪽으로 끌어당겨지는 구조다. 두 곡은 대비되지만 충돌하지 않는다. 속도와 밀도, 확산과 집중. 'REVIVE+'는 이 상반된 감각을 동시에 품을 수 있는 팀의 현재를 보여준다.
6인 6색 솔로 트랙, 아티스트로서의 도약
이번 앨범 최대의 특징 중 하나는 멤버 전원의 솔로 트랙 수록이다. 12곡 중 절반을 개인 트랙으로 채운 이 구성은 팀의 결속력과 멤버 개개인의 음악적 성장을 동시에 증명하며, 안유진을 제외한 5명이 직접 가사를 집필하며 아티스트로서의 영역 확장을 이뤄냈다.
장원영의 '에잇(8)'은 차갑고 미니멀한 사운드 위에 보컬이 얹히며 묵직한 강감과 어두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Electronic/EDM 트랙으로, 자신감과 존재감을 폭발시키는 퍼포먼스 트랙이다. 가을의 '오드(Odd)'는 몽환적인 사운드가 인상적인 솔로곡으로, 차분한 중저음 보컬이 곡을 이끌며 답답하지만 묘하게 끌리는 감정의 결을 선보인다. 이서의 '슈퍼 아이시(Super ICY)'는 강하게 밀어붙이는 EDM/Electronic 사운드에 몽환적 요소가 은근히 스며들어 차갑고 세련된 무드를 완성한 트랙으로, 에너지와 분위기를 동시에 잡았다.
리즈의 '언리얼(Unreal)'은 기타와 드럼을 중심으로 한 얼터너티브 록 질감의 트랙으로, 강한 밴드 사운드 속에서도 리즈의 보컬이 선명하게 드러나며 곡의 감정선을 힘 있게 끌고 나간다. 레이의 '인 유어 하트(In Your Heart)'는 한국어·일본어·영어가 자연스럽게 섞인 가사와 중독적인 훅이 인상적인 DNB-디지코어 기반의 팝 트랙으로, 레이가 작사와 작곡 모두에 참여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안유진의 '포스(Force)'는 2000년대 힙합·팝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베이스와 힙합 기반의 드라마틱한 에너지가 중심인 곡으로, 당당하고 거친 매력을 전면에 드러낸다.
수록곡이 완성하는 아이브의 음악적 스펙트럼
솔로 트랙 외에도 앨범의 폭을 넓히는 다채로운 수록곡들이 'REVIVE+'의 완성도를 뒷받침한다. 세밀한 스트링 사운드로 문을 여는 부드러운 팝 트랙 '숨바꼭질(Hush)', 게임 OST를 연상시키는 레트로 팝 무드의 '악성코드(Stuck In Your Head)', 디즈니 영화에 나올 법한 동화적인 멜로디 라인이 인상적인 'Fireworks(파이어워크)', 댄스/팝 기반에 독특한 보컬 프로덕션이 더해진 'HOT COFFEE(핫커피)'까지 각 곡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분명하다. 확장, 연결, 그리고 균형이다.
전원 성인 아이브 — 새로운 시대의 시작
이번 앨범이 갖는 또 하나의 상징성은 멤버 전원의 성인화다. 2007년생 막내 이서가 올해 스무 살을 맞이하면서 아이브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전원 성인 그룹이 됐다. 이는 단순한 나이의 변화가 아니라, 음악과 퍼포먼스 양면에서 더 다양하고 넓은 표현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지난 두 번의 월드투어를 거치며 글로벌 무대에서 검증된 라이브 역량과 퍼포먼스 밀도는, 이번 정규 앨범을 통해 한층 단단해진 팀의 집결된 결과물로 이어졌다.
선언보다 태도로 증명하는 아이브의 현재
데뷔 초부터 '완성형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성과로 증명해온 아이브는 이번 정규 2집을 통해 더 넓고 깊어진 음악적 서사와 글로벌 신드롬을 향한 자신감 있는 행보를 선보인다. 'REVIVE+'는 거창한 변화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 지금의 아이브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차분히, 그러나 분명하게 보여준다. '나'에서 출발해 '우리'로 이어지는 이야기. 이 앨범은 그 여정의 시작점이자, 다음 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현재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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