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집중분석] ‘체포하겠어’ 아일릿(ILLIT)①, 손해 보는 사랑에 ‘유죄’ 선고했다…호루라기 울린 ‘BREAK EVEN’
이여름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10-26 19:34:49
[K라이프저니|이여름 기자] 그룹 아일릿(ILLIT)이 ‘손해 보는 관계’에 마침표를 찍고 당찬 경고장을 내밀었다.
아일릿(ILLIT)의 윤아(YUNAH), 민주(MINJU), 원희(WONHEE), 이로하(IROHA)는 26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우리WON뱅킹홀에서 미니 5집 ‘BREAK EVEN’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컴백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신아영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은 이날 행사에서 멤버들은 타이틀곡 ‘체포하겠어’ 무대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앨범에 담은 이야기와 준비 과정을 직접 풀어냈다. 앨범은 이날 오후 6시 공개됐다.
손익분기점에 선 마음, 직진 대신 ‘선 긋기’를 택하다
‘BREAK EVEN’은 손실도 이익도 없는 관계의 손익분기점(Break-even point)을 이야기하는 앨범이다. 지금까지 상대를 향해 마음을 다해 직진해온 ‘나’는 일방적인 관계였음을 깨닫고, 쏟아부은 감정만큼 돌아오지 않는 상대에게 더는 진심을 건네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윤아(YUNAH)는 “저희 아일릿 앨범 서사의 중심이었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전환점을 맞이한다”며 “애쓴 만큼 되돌아오지 않는 관계에 더 이상 내 마음과 시간을 쏟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민주(MINJU)는 “많은 분들이 이번 앨범을 보고 ‘흑화한 아일릿’이라고 하시더라”며 “혼자만의 감정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싸늘해졌다가 짜증과 분노가 폭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서운함과 배신감, 분노가 뒤엉킨 혼란 속에서 아일릿이 찾은 해법은 스스로를 잃지 않는 것이다. 감정과 이성, 자존심과 미련 사이에서 흔들리던 이들은 한층 성숙한 태도로 관계의 주도권을 되찾는다.
타이틀곡 ‘체포하겠어’, 귓가를 맴도는 ‘마성의 호루라기’
타이틀곡 ‘체포하겠어’는 귀에 쏙 꽂히는 훅(HOOK)이 돋보이는 일렉트로 팝(Electro pop) 장르의 곡이다. 곡 전반에 등장하는 경쾌한 호루라기 소리에 날카로운 신스, 톡 쏘는 보컬 이펙트가 더해져 단단히 화가 난 감정을 재치 있게 그려냈다. 습관성 친절로 자신을 착각하게 만든 상대에게 단호하게 유죄를 선고하고, 이 답답한 관계를 직접 끝내겠다는 가사가 중심을 이룬다.
퍼포먼스 역시 곡의 매력을 배가한다. 호루라기 신호와 달아나는 상대를 추격하는 듯한 동작, 손으로 총 모양을 만들어 체포를 암시하는 안무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여기에 파트마다 달라지는 멤버들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 연기가 백미로 꼽힌다. 이날 윤아와 민주가 포인트 안무를 직접 선보이자 현장에서는 챌린지 열풍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뮤직비디오는 ‘블랙 요원’으로 분한 아일릿 멤버들이 교묘하게 마음만 흔들어놓고 사라진 인물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진지하게 임무를 수행하지만 어딘가 엉뚱하고 엉성한 모습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송강(Song Kang)이 특별 출연해 몰입도를 높였다. 현장에서는 정식 공개 전까지 구체적인 역할과 설정을 알리지 말아 달라는 당부도 이어졌다.
듣는 순서대로 이어지는 감정 서사…숨은 ‘이스터에그’ 찾는 재미
수록곡 4곡은 감정의 흐름에 따라 유기적으로 배치됐다. 인디 댄스 장르의 ‘Super in Love’에서 친구의 한마디에 혼자만의 썸이었음을 깨닫고, 스피드 개러지(Speed Garage) 장르의 ‘More’에서 걷잡을 수 없는 짜증을 쏟아낸다. 감정이 절정에 이르는 ‘체포하겠어’에서 관계를 끊어내기로 결단하고, 바일레 펑크(Baile Funk) 장르의 ‘Pop’에서 새로운 상대에게 빠져들며 지난 관계마저 또 다른 시작을 위한 과정으로 승화시킨다. 장르의 폭이 넓으면서도 한 편의 이야기처럼 이어지는 구성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전작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재미도 있다. 원희(WONHEE)는 “‘체포하겠어’ 가사에는 전작 ‘IYKYK’에서 건넨 ‘내 최애 아이스티’, ‘Jellyous’에서 계속 이야기했던 ‘습관성 친절은 불법’, 밤새 DM을 주고받았던 일 등이 녹아 있다”며 “드라마에서 복선을 찾아내듯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트랙 ‘Pop’에는 ‘Lucky Girl Syndrome’에서 노래했던, 모든 순간을 행운으로 만드는 긍정적인 태도가 이어진다. 방시혁 프로듀서(Bang Si-hyuk)는 전곡 프로듀싱에 참여해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서사의 깊이와 개연성을 더했다. 민주는 “PD님께서 이번 녹음이 역대급으로 잘 됐다고 말씀해 주셔서 더욱 자신감 있게 준비했다”고 전했다.
흥행 키워드는 ‘중독성’과 ‘아일릿 코어’…4인 체제로 쓰는 다음 장
아일릿은 2024년 ‘Magnetic’으로 데뷔한 이후 ‘Tick-Tack’, ‘It’s Me’ 등 중독성 강한 곡들로 사랑받아 왔다. 윤아는 숏폼에서 호응을 얻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음악적 특성이 바로 중독성이 강력하기 때문”이라며 “귓가에 계속 맴도니 그 소스를 활용한 챌린지도 유행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호루라기가 한 구간이 아니라 곡 전반에 등장하는 만큼 ‘체포하겠어’의 중독성은 한층 강화됐다는 것이 멤버들의 설명이다.
컴백 경쟁이 치열한 가을 가요계에서도 아일릿은 자신들의 색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원희는 “멋진 팀들과 함께 컴백하게 돼 영광”이라면서도 “아일릿이 잘하는 것에 집중하겠다. 당찬 매력과 중독성 있는 음악이 저희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로하(IROHA)는 중독성에 대한 압박감을 묻는 질문에 “압박감은 없다. 어떤 퍼포먼스와 음악을 해도 ‘아일릿 코어(ILLIT CORE)’는 계속 가져가고 싶다”고 답했다.
이번 활동에는 모카(MOKA)가 함께하지 못한다. 민주는 “처음으로 4인으로 컴백을 준비하다 보니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면서도 “모카가 저희 콘텐츠를 늘 챙겨보며 응원해 준다. 모카의 마음을 담아 무대를 꽉 채우겠다”고 다짐했다.
데뷔 3년 차를 맞은 윤아는 “데뷔 초에는 조심스러운 것이 많았다면 이제는 좀 더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손익분기점을 넘어 한 단계 성장한 아일릿이 ‘BREAK EVEN’으로 또 한 번 글로벌 리스너들의 마음을 ‘체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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