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 르누아르의 '노르망디 바닷가', 빛과 색채로 포착한 해안의 순간!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1-10 14:33:57
[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 중인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전시에서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1880년 작 '노르망디 바르제몽 근처의 바닷가'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로버트 리먼 컬렉션 소장품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빛과 색채로 포착한 노르망디 해안의 순간
작품은 노르망디 해안의 언덕 위 마을을 그린 풍경화다. 푸르른 바다 위로 붉은 돛을 단 작은 배들이 떠 있고, 언덕에는 파란 지붕의 집들이 자리잡고 있다. 전경에는 황금빛으로 물든 들판이 펼쳐지며, 하늘은 부드러운 청회색 톤으로 처리되어 있다.
르누아르 특유의 자유로운 붓놀림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인상주의 전성기의 화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그는 검은색이나 갈색 대신 주변 사물에서 반사된 색으로 그림자를 표현했으며, 햇빛이 풍경에 미치는 순간적 효과를 포착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언덕과 바다, 하늘이 만나는 부분에서 빛의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내 화면 전체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색채 화가' 르누아르의 인상주의 화법
1880년은 르누아르에게 인상주의가 절정에 달한 시기였다. 1874년 제1회 인상파 전람회 참가 이후 클로드 모네, 카미유 피사로 등과 함께 인상주의 운동을 이끌던 그는 이 시기 생생한 빛과 풍부한 색채를 특징으로 하는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제작했다.
르누아르는 야외에서 직접 풍경을 보고 그리는 '외광회화' 기법을 발전시켰으며, 빨강, 노랑, 파랑, 초록 등의 색을 선명하게 칠해 '색채 화가'로 불렸다.
그는 대조되는 색채들을 섬세한 붓놀림으로 나란히 배치해 빛의 반짝임과 대기의 투명함을 표현했다. 모네가 풍경화를 선호한 반면 르누아르는 인물화에 더 집중했지만, 이 작품처럼 풍경화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보여줬다.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르누아르의 위상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는 프랑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다. 가난한 재봉사 집안에서 태어나 13세부터 도자기 공장에서 일하며 미술을 독학했던 그는 1862년 글레이르 화실에서 모네, 시슬레 등을 만나 인상주의에 눈을 떴다.
인상파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화풍을 구사했다는 평가를 받는 르누아르는 '슬픈 그림을 그린 적이 없는 유일한 거장'으로도 불린다. 폴 세잔이 풍경 속에서 자연의 정신을 추구했다면, 르누아르는 인물과 풍경을 통해 미의 도취를 자아냈다. 그의 작품은 로코코 회화의 풍부한 관능성을 계승하면서도 근대적 감각을 구현해냈다.
1881년 이탈리아 여행에서 라파엘로와 폼페이 벽화에 감명받은 후에는 화풍을 변화시켜 고전주의적 요소를 가미하기도 했지만, 색채와 빛에 대한 탐구는 평생 지속했다.
19세기 인상주의부터 20세기 모더니즘까지, 미술사의 전환점을 조명하는 전시
이번 전시는 미국 금융가 로버트 리먼이 수집한 19세기 후반 인상주의에서 20세기 초 모더니즘에 이르는 프랑스 회화를 소개한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품 81점이 출품됐으며, 르누아르의 '피아노를 치는 두 소녀', 빈센트 반 고흐의 '꽃 피는 과수원' 등 대표작들이 포함됐다.
전시는 '몸, 초상과 개성, 자연, 도시와 전원, 물결'을 주요 키워드로 화가들이 전통적 장르를 새롭게 해석한 과정을 보여준다. 인상주의가 단순히 스타일의 변화가 아니라 회화가 현실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 지적 혁명이었음을 조명한다.
전시는 2026년 3월 15일(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1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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