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집중분석] 군체② 연상호 감독, "군체의 좀비는 AI 시대의 집단 지성…가장 인간다운 것은 개별성"
이여름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5-22 10:22:29
[K라이프저니|이여름 기자] "영화를 만들어온 내내 가장 관심을 가졌던 건 휴머니즘이었어요. 그리고 이 작품에서 휴머니즘, 즉 인간다움의 핵심은 '개별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군체' 시사회 겸 기자간담회. 연상호 감독은 작품의 출발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장르 문법에 충실한 좀비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AI 시대의 집단 지성에 대한 감독 특유의 철학적 사유가 촘촘히 배어 있다.
"개별성의 무력함"…AI 시대의 공포에서 출발한 기획
감독이 '군체'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현대 사회에 대한 관찰에서 비롯됐다. "초고속 정보 교류를 통해 생기는 집단적 사고, 그리고 거기에서 느껴지는 개별성의 무력함이 기획의 시작이었어요. 인공지능이 보편적 사고의 총합 같다면, 그 힘이 너무 세지다 보니 개별성이 너무 무력해지는 거죠." 이 관찰이 집단 지성으로 실시간 진화하는 새로운 좀비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브레이크 댄서에 현대무용 팀까지…"상상 속 좀비 상이 완성됐다"
'군체'의 감염자들은 기존 좀비물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개별적으로 통제 불능 상태를 보이던 기존 좀비와 달리, 이 영화의 감염자들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집단지성으로 움직인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감독은 브레이크 댄서, 스턴트맨에 더해 현대 무용팀을 섭외했다. "추상적인 개념을 몸으로 표현하는 데 현대 무용팀이 탁월했어요. 시나리오 때는 느끼지 못했던, 제가 상상으로만 그리던 좀비 상이 완성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균류·개미 페로몬까지 리서치…점액질 비주얼의 과학적 근거
감독은 좀비 자체의 생물학적 특성에 대한 리서치도 깊이 진행했다. "균류나 군집 형태 생물들은 항상 변이를 만들어낸다는 걸 알았어요. 하나의 성질로만 되어 있으면 약점이 발견됐을 때 전부 죽어버릴 수 있으니까, 항상 돌연변이를 남기려 한다는 것이죠."
영화의 엔딩이 '변이'를 암시하는 것도 이 발견에서 비롯됐다. 또한 집단 지성의 소통 원리를 시각화하기 위해 황색망사점균의 사고 방식, 개미의 페로몬 소통 방식 등을 참조해 영화 특유의 점액질 비주얼을 도입했다. 감독은 "점액질 슬라임을 의도했는데, 군체가 잘 되면 군체 슬라임 출시도 고려해볼 수 있겠다"는 유머도 곁들였다.
'부산행·반도·군체' 세 편 모두 칸 초청…"한국 상영이 더 좋다"
칸과의 인연도 남다르다. '부산행'은 칸 미드나잇 스크리닝, '반도'는 오피셜 셀렉션에 초청됐고, '군체'는 다시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에 대해 "칸은 아시아 장르 영화들을 발굴하는 경향이 있고, 봉준호·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한국 영화가 장르 문법을 가진 작품들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인 것 같다"고 추론했다. 그러면서도 칸보다 한국 상영이 더 감회가 새롭다는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칸에서 상영할 때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싶었는데, 한국에서 상영하니 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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