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S/S 서울패션위크] 붓끝이 그린 옷, 흑백 사이를 걷다 — 슬링스톤(SLING STONE)의 이어 붙인 시간들!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9-07 05:35:09

배우 김민이 모델로 나서 슬링스톤(SLING STONE) 컬렉션을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글·사진 이주상 기자] 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7 S/S 서울패션위크 무대에 슬링스톤(SLING STONE)이 올랐다.

런웨이는 검정과 흰색을 뼈대로, 그 위에 먹이 번지듯 스민 붓자국과 조각조각 이어붙인 패브릭이 얹히며 완성됐다. 화려한 색을 배제한 자리에서, 오히려 질감과 구조가 더 또렷하게 말을 걸었다.

이어 붙인 시간들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패치워크였다. 체크와 물방울무늬 원단을 잘라 붙인 상의, 낡은 데님 조각을 이어 만든 롱코트는 각기 다른 시절의 옷감이 한 벌 안에서 다시 살아나는 방식이었다. 정돈된 테일러링 위에 이질적인 조각들이 얹히며, 완성보다 과정을 드러내는 옷으로 읽혔다.

이는 단순한 빈티지 무드 재현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의 결을 하나의 실루엣 안에 압축하려는 시도로 다가온다. 패턴이 서로 부딪히는 지점마다 봉제선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도드라지게 남긴 것도, 이어붙인 흔적 자체를 미학으로 삼겠다는 태도로 읽힌다.

비치는 붓자국

투명한 오간자와 튤 소재로 만든 셔츠와 재킷도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살결이 그대로 비치는 그 위로 꽃과 먹의 번짐을 닮은 그래픽이 얹히며, 옷 자체가 한 폭의 화선지처럼 기능했다. 붓이 지나간 자리의 속도와 흔적을 표현하려는 의도가 프린트와 소재의 투명도 안에서 동시에 읽히는 지점이다. 견고한 테일러드 라인 아래 비치는 층위를 더한 구성은, 단단함과 연약함이 한 몸 위에서 공존하도록 만든 장치로 보인다.

세대를 넘나든 워킹

캐스팅의 폭도 눈에 띄었다. 깃털 장식과 여러 겹의 체인 목걸이를 두른 중년 여성 모델이 선글라스를 쓰고 무게감 있게 걸었고, 그 뒤로 젊은 남성 모델들이 시스루 셔츠와 반투명 오버셔츠를 입고 이어졌다. 클래식한 실루엣과 스트리트적 감각이 세대를 오가며 공존하는 방식은, 브랜드가 특정 연령에 국한되지 않는 남성복 언어를 지향한다는 인상을 남겼다.

기록으로 남은 라벨

등판에 붙은 브랜드명과 시즌 문구가 새겨진 패치는 작은 디테일이었지만 상징적이었다. 옷을 하나의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특정 시즌과 순간을 기록하는 매체로 다루려는 태도가 엿보인다.

디자이너 박종철의 슬링스톤은 빈티지 남성복의 클래식한 조형과 한국적 모티프를 오랫동안 접목해온 브랜드다. 이번 시즌 역시 그 연장선에서, 붓의 움직임이라는 회화적 개념을 패치워크와 시스루 레이어링이라는 구축적 기법으로 옮겨왔다.

과거의 조각들을 해체하고 다시 이어붙이는 작업 방식 자체가, 전통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매 시즌 새로운 문법으로 갱신하려는 브랜드의 태도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모델이 슬링스톤(SLING STONE) 컬렉션을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모델이 슬링스톤(SLING STONE) 컬렉션을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모델이 슬링스톤(SLING STONE) 컬렉션을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모델이 슬링스톤(SLING STONE) 컬렉션을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모델이 슬링스톤(SLING STONE) 컬렉션을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모델이 슬링스톤(SLING STONE) 컬렉션을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모델들이 슬링스톤(SLING STONE) 컬렉션을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모델이 슬링스톤(SLING STONE) 컬렉션을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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