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거장 오귀스땅 뒤메이, 11월 내한…브람스 소나타 전곡 연주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5-11-05 03:57:35
[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20세기 낭만주의의 마지막 계보를 잇는 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땅 뒤메이가 11월 14일 한국 무대에 오른다.
뒤메이는 피아니스트 클라라 민과 함께 오는 14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선보인다.
세계 비평가들로부터 "현대의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뒤메이는 예후디 메누힌,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마리아 조앙 피레쉬 등 전설적인 음악가들과 함께한 연주로 명성을 쌓았다.
특히 그는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1978년, 1992년, 2014년 세 차례 음반으로 발매한 브람스 해석의 권위자다. 영국 더 가디언지는 그의 2014년 음반을 "보물처럼 오래 기억될 명반"이라고 극찬했다.
이번 리사이틀은 2014년 음반 이후 10여 년간의 예술적 성숙을 집대성한 무대로, 시대를 대표하는 바이올린 거장이 전하는 브람스 해석의 정점이 될 전망이다.
뒤메이는 10세에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 입학해 13세에 최고상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1980년 카라얀이 우연히 녹음 스튜디오에서 그의 연주를 듣고 즉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제안하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클라우디오 아바도, 마리아 조앙 피레쉬 등과의 교류를 통해 프랑스 악파 특유의 우아함과 사색을 담은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런던 심포니,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으며, 40여 장의 음반을 발매해 그라모폰상, 독일 음반비평가상 등 주요 국제상을 수상했다.
연주자뿐 아니라 지휘자로도 활동 중인 그는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벨기에 왕립 실내관현악단 음악감독을 역임했고, 2011년부터 현재까지 일본 간사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브뤼셀 퀸 엘리자베스 뮤직 채플에서 상주 마스터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
현재 그는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드 코간이 사용하던 1743년산 과르네리 델 제수를 연주한다. 이번 무대를 함께하는 피아니스트 클라라 민은 뉴욕과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구조적이고 섬세한 감각과 시적인 해석으로 주목받아온 연주자다. 비평가들로부터 "음악의 시적 언어를 완벽히 구사하는 피아니스트"라는 평을 받았다.
국제 음악 플랫폼 '클래시컬 브릿지'의 창립자이자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하는 클라라 민은 "음악을 경험하는 방식 자체를 새롭게 하는 플랫폼을 창조한다"는 모토를 갖고 세계 유수 무대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19세기 낭만주의의 심장부에 자리한 브람스의 세 개 바이올린 소나타는 그가 음악을 통해 사랑과 고독, 성숙과 회한을 노래한 고백의 기록이다. 젊은 시절의 서정에서부터 인생의 황혼에 이르기까지, 한 인간의 정서적 궤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작품들을 한 무대에서 모두 연주한다는 것은 브람스의 영혼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걷는 여정과도 같다.
두 연주자가 그려낼 브람스의 세계는 단지 과거의 낭만을 회고하는 자리가 아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어지는 예술의 진실, 그리고 인간 존재의 온기와 고독을 담은 시간이다. 브람스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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