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프저니|고요비 기자] 래리 족스(Larry Zox, 1937-2006)는 1960년대 미국 추상표현주의 이후 등장한 하드엣지 페인팅(Hard-edge Painting)과 색면 추상(Color Field Painting) 운동의 핵심 작가다. 아이오와 출생의 족스는 드 무인 대학과 오클라호마 대학에서 수학했다. 1960년대 초반 뉴욕 화단에 진출해 당대 추상미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족스는 잭슨 폴록과 윌렘 드 쿠닝으로 대표되는 추상표현주의의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붓질에서 벗어나, 기하학적 형태와 명확한 색면 분할을 통해 보다 이성적이고 구조적인 추상을 추구했다. 그는 프랭크 스텔라, 케네스 놀랜드, 엘스워스 켈리 등과 함께 전후 미국 추상미술의 새로운 세대를 형성했으며, 특히 역동적인 구성과 강렬한 색채 대비로 독자적인 화풍을 확립했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 휘트니 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 등 주요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1960-70년대 미국 미술계에서 중요한 전시에 다수 참여하며 비평적 인정을 받았다.
명쾌한 형태와 강렬한 색채의 조화
1968년 작 '유발(Jubal)'은 캔버스에 아크릴로 그려진 작품으로, 121.9 x 101.6cm 크기의 기하학적 추상화다. 작품명 '유발'은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음악의 시조로 알려진 인물 이름으로, 조화와 리듬이라는 주제를 암시한다.
화면은 크게 두 개의 마름모꼴이 교차하며 구성되어 있다. 좌측 상단에는 흰색, 베이지, 회색의 세 개 삼각형이 조합된 마름모가 배치되고, 이와 겹치듯 주홍색 마름모가 화면 중앙에서 하단으로 이어진다. 배경은 진한 빨강과 선명한 오렌지로 대각선으로 분할되어 있으며, 모든 형태는 크림색의 얇은 선으로 구획된다.
족스의 특징인 하드엣지 기법이 명확히 드러나는데, 각 색면의 경계가 정확하고 날카로우며, 붓자국이나 질감이 최소화되어 순수한 색채와 형태만이 강조된다. 이는 회화를 감정의 표현이 아닌 시각적 요소들의 관계로 환원하려는 모더니즘 이론을 실천한 것이다.
색채 구성은 매우 계산적이다. 빨강과 오렌지의 따뜻한 색조가 화면을 지배하지만, 상단의 중성적인 흰색, 베이지, 회색이 시각적 균형을 제공한다. 마름모 형태의 교차는 평면 위에서 깊이감과 운동감을 동시에 창출하며, 정적인 기하학이 역동적 리듬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포착한다.
모더니즘 회화의 본질 탐구
'유발'이 제작된 1968년은 미국 미술계가 급격한 변화를 겪던 시기였다. 팝아트와 미니멀리즘이 부상하며 추상표현주의의 시대가 저물고 있었지만, 족스를 포함한 하드엣지 화가들은 순수 추상의 가능성을 여전히 탐구했다.
이 작품의 핵심 가치는 '회화의 자율성'이라는 모더니즘 이념의 실천에 있다. 족스는 어떤 외부 현실도 재현하지 않으며, 작품 자체가 독립적인 시각적 실재로 존재하도록 했다. 색과 형태의 관계만으로 긴장감과 조화를 창출하는 이러한 접근은 클레멘트 그린버그가 주창한 '매체 특정성(medium specificity)' 이론과 맥을 같이한다.
작품명 '유발'이 음악의 창시자를 지칭한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족스는 시각예술을 음악적 구성으로 사고했으며, 색채와 형태를 음표처럼 배열해 리듬과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이는 바실리 칸딘스키 이래 추상미술이 추구해온 '시각적 음악'의 전통을 계승한 것이다.
미술사적으로 이 작품은 1960년대 미국 추상미술의 성취를 보여주는 동시에, 곧 도래할 개념미술과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앞둔 모더니즘의 마지막 정점을 상징한다.
경매시장에서의 재평가와 가격 동향
래리 족스는 생전에 상업적 성공과 비평적 인정을 모두 얻었으나, 사망 후 한동안 미술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다. 그러나 최근 1960-70년대 미국 추상미술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면서 그의 작품 가치도 재평가받고 있다.
경매 전문가들에 따르면 족스의 작품은 크기와 제작 시기, 구성의 복잡성에 따라 가격대가 형성된다. 1960년대 후반 제작된 대형 작품은 그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것으로 평가받으며, '주발'과 같은 121.9 x 101.6cm 크기는 주요 작품군에 속한다.
최근 경매 기록을 보면 족스의 중대형 캔버스는 수만 달러에서 십수만 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명확한 하드엣지 기법과 강렬한 색채 대비를 보여주는 1960년대 작품은 컬렉터들의 선호도가 높다. 뉴욕 경매사들은 족스의 작품을 "투자 가치가 있는 저평가된 모더니스트"로 분류하고 있다.
미술품 투자 측면에서 족스의 작품은 흥미로운 포지션을 점한다. 동시대 더 유명한 작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면서도, 주요 미술관 소장 이력과 미술사적 중요성을 갖추고 있어 장기적 가치 상승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모더니즘 추상미술에 대한 학술적 재평가가 지속되면서 족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다.
'유발'과 같이 작가의 전성기에 제작된 대표적 스타일의 작품은 족스 작품 중에서도 높은 등급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1960년대 미국 추상미술 컬렉션을 구축하려는 기관이나 개인 컬렉터에게 중요한 수집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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