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클래식 음악계의 전설적 파트너십이 남긴 유산이 새롭게 빛을 발하고 있다. 소니가 발매한 조지 셸 지휘,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의 드보르작 후기 교향곡은 오리지널 소스의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2CD로 출시되어 음악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946년부터 1970년까지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역임한 조지 셸(1897-1970)은 미국 오케스트라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휘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는 지방 도시의 평범한 악단에서 필라델피아, 보스턴, 시카고, 뉴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빅 파이브' 오케스트라로 도약했다.
셸의 지휘 철학은 철저한 리허설과 완벽주의로 요약된다. 그는 악단원들에게 실내악 수준의 정밀함을 요구했고, 그 결과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는 '미국에서 가장 유럽적인 사운드'를 내는 악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투명한 음색, 완벽한 앙상블, 정확한 악센트는 셸 시대 클리브랜드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이번 녹음들은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에 걸쳐 제작된 것으로, 스테레오 녹음 기술의 초기 황금기에 이루어진 역사적 기록물이다. 당시 컬럼비아 레코드(현 소니 클래시컬)의 녹음 엔지니어들은 클리브랜드의 세버런스 홀(Severance Hall)에서 오케스트라의 섬세한 음향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음악 평론가들은 이 녹음들이 "아날로그 시대 오케스트라 녹음의 정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특히 현악 섹션의 실크 같은 질감과 관악기의 투명한 음색, 그리고 전체적인 균형감은 오늘날의 디지털 녹음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이 음반에는 드보르작의 후기 교향곡 3곡(7, 8, 9번(신세게로부터))과 함께 카니발 서곡, 스메타나의 '팔려간 신부' 서곡, 그리고 셸 자신이 오케스트라용으로 편곡한 현악 사중주 '나의 생애로부터'가 수록되어 있다.
셸의 드보르작 해석은 과도한 감상성을 배제하고 작품의 구조적 명료함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헤미안 민속 음악의 색채를 유지하면서도 독일 고전주의의 형식미를 잃지 않는 그의 접근법은 '객관적 낭만주의'로 불리며, 이후 수많은 지휘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특히 교향곡 8번과 9번 '신세계로부터'의 연주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명연으로 평가받는다.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통해 이 역사적 녹음들은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오리지널 마스터 테이프의 섬세한 뉘앙스가 현대적 기술로 복원되면서, 셸과 클리브랜드가 만들어낸 음악적 완성도를 21세기 청중들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클래식 음악 전문지 '그라모폰'은 "이 재발매 음반은 단순한 아카이브 자료가 아니라, 오늘날의 연주자들에게도 여전히 도전 과제를 제시하는 살아있는 예술"이라고 평가했다.
조지 셸과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의 유산은 그들이 세상을 떠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오케스트라 연주 예술의 이상형으로 남아있다. 이 음반은 그 유산을 새로운 세대에게 전하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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