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프저니|글·사진 이주상 기자] 영화 '박하사탕', '오아시스'로 이창동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설경구가 '가능한 사랑'에서 해고 노동자 '호석'으로 다시 스크린에 섰다.
총파업과 강제 진압 현장에서 겪은 일들의 후유증을 오랜 시간이 지나도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이창동 감독은 설경구를 두고 "'호석'이라는 인물의 내면의 어두움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며 "그 인물이 갖고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몸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배우"라고 평한 바 있다. 2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가능한 사랑' 기자간담회에서 그를 만났다.
"호석은 침묵으로 말한다"
설경구는 인물을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는지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호석'은 침묵과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인물이다. '호석'의 눈을 통해 그의 감정이 관객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했다." 말보다 눈빛으로 상처를 드러내는 이 인물을 통해, 그는 다시 한번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을 탐했는가…"열등감도 탐한 것"
영화의 출발점이 된 '탐내지 말라'는 질문에 각 인물이 무엇을 탐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설경구는 독특한 답을 내놓았다. "저는 뺏겼다고 생각했는데. 탐했다, 이거다." 이어 감독의 설명을 되짚으며 덧붙였다. "열등감도 탐한 거라고, 감독님이 말씀하셨다. 상우에 대한 열등감, 그것도 어떻게 보면 호석이 탐한 게 아닐까. 그래서 열등감이 생긴 게 아닐까.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빼앗겼다는 감각과 탐했다는 감각 사이, 그 경계에 선 인물로 호석을 다시 들여다보게 하는 대답이었다.
베니스에서 흘린 눈물
베니스 영화제어 열린 시사 직후 눈물을 보인 장면이 화제가 된 데 대해, 설경구는 담담하게 그날의 감정을 전했다. "영화를 베니스에서 처음 기술시사에서, 한국에서 봤었고. 그때(베니스) 정말 몰입해서 봤다." 그는 극 중 인물들이 품은 '일말의 희망'을 지켜보며 복합적인 감정이 차올랐다고 했다.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촬영했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이렇게 막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그러면서 눈물이 터졌다." 베니스에서 서울로, 다시 토론토로 이어진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그는 "다행인 건 조인성 씨가 같이 울어 줘서" 위안이 됐다고 웃으며 전했다.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설경구는 "오늘 이른 시간 너무 감사드리고요. 저희 또 개별 라운드 인터뷰 있으니까 그때 더 많은 얘기 나눴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이름만으로도 신뢰를 더하는 배우 설경구가 '호석'을 통해 어떤 여운을 남길지, 극장가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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