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 양기훈의 매화도 : 사랑을 부르는 매화와 한 쌍의 새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5-10-06 18:38:01
[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경복궁 내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의 걸작인 양기훈(1843~1919)의 매화도의 일부입니다. 양기훈은 구한말에 활동했던 화가입니다. 평양 출신으로 유려한 선, 화려한 색감으로 조선 말기를 대표하는 화가 중의 한 명입니다. 신진 문물에 관심이 많아 미국과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죠.
조선 성리학의 태두인 퇴계 이황은 평생 매화를 사랑했는데, 그 이유가 아무리 추워도 매화는 꽃을 피우고 향기를 내뿜기 때문이었죠. 이황은 자신의 좌우명을 ‘매한불매향(梅寒不賣香. 매화는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이라고 삼을 정도로 매화를 아꼈습니다.
이황은 단양군수로 일할 때 기생 두향과의 사랑으로 유명합니다. 에로스가 아닌 플라토닉 사랑으로 우정과 사랑을 쌓았죠. 이황이 두향과 헤어질 때 지은 시가 유명한데요, 이황이 이별의 아픔을 ‘사별이라면 목이 메겠으나, 산 이별이라 언제나 그리워하네’라고 말하자 두 향은 ‘이별이 하도 설워 잔 들고 슬피 울 제, 어느덧 술 다하고 님마저 가는구나, 꽃지고 새 우는 봄날을 어이할까 하노라’라는 시조로 화답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그림의 포인트 중의 하나는 오른쪽 하단에 있는 한 쌍의 참새들입니다. 무엇이 좋은지 화사하기 그지없는 매화꽃 앞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있네요. 한국 역사에서 최초의 서정시라고 할 수 있는 고구려 유리왕의 황조가가 떠오르네요.
황조가
펄펄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정답구나
외로울 사 이내 몸은
뉘와 함께 돌아갈 꼬
klifejourney2025@gmail.com
[ⓒ K라이프저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
- 1[이 음반] 귄터 헤르비히의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냉전시대 동독 클래식의 금자탑
- 2"정의의 아이콘 김도기로 돌아왔다"... 이제훈, '모범택시3'로 입증한 대체 불가 배우 파워
- 3[이 책] "역사는 과학이 될 수 있는가"... 피터 터친 '제국의 탄생', 수학으로 인류 문명 흥망성쇠 해독하다
- 4엔믹스 릴리, 블랙 레더 재킷으로 완성한 시크 공항 패션... "금발+올블랙 조합 완벽"
- 5[이 책] "청산되지 않은 역사, 오늘도 반복된다"... 정운현 『친일파의 한국 현대사』, 대한민국 권력구조의 민낯 파헤쳐
- 6[이 책] "인류 문명의 불평등은 어디서 비롯됐나"... 제러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역사학계 패러다임 전환 이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