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카네기홀 무대 앞두고 얍 판 츠베덴·김봄소리와 설레는 만남 성사돼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5-10-03 17:57:34
[K라이프저니 | 이주상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한느 연주단체인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이 오는 10월 말 미국 카네기홀에서 선보일 특별 프로그램을 국내 관객에게 먼저 소개하는 정기공연을 개최한다.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의 지휘와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의 데뷔 무대가 어우러져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공연을 이끄는 얍 판 츠베덴은 2024년부터 서울시향의 제3대 음악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는 세계적 지휘자다. 1960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난 그는 19세에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악장으로 임명되며 클래식 음악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오케스트라 트레이너'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츠베덴은 미국 댈러스 심포니와 홍콩 필하모닉을 10여 년간 이끌며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뉴욕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을 역임했으며, 홍콩 필하모닉을 이끌 당시 2019년 영국 클래식 전문 잡지 그라모폰에서 '올해의 오케스트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츠베덴은 서울시향 취임 후 "훌륭한 오케스트라는 매순간 좋은 연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스타일을 아우를 수 있는 세계적인 수준의 오케스트라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임기 중 말러 교향곡 전곡 녹음, 해외 순회공연, 젊은 지휘자 양성 등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공연의 협연자로 나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맑고 선명한 음색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스타 연주자다.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은 첫 아시아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로, 서울시향 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1989년생인 김봄소리는 예원학교, 서울예고, 서울대, 서울대 대학원을 거쳐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수학한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16년 비에니아프스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이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파이널 진출, 차이콥스키 콩쿠르 5위 입상 등 11개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뉴욕 타임스는 김봄소리를 "격렬하고 극적인 몰입이 인상적인 연주자"로, 더 바이올린 채널은 "국제 무대에 떠오르는 탁월한 실력을 가진 스타 연주자"로 평가했다. 김봄소리는 최근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한 두 번째 정규 앨범 '브루흐 & 코른골트'에서 독일 밤베르크 심포니와 협연하며 "어릴 적부터 꿈꿔온 무대"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기공연은 신동훈의 '그의 유령 같은 고독 위에서'로 문을 연다. 2023년 서울시향 무대에서 아시아 초연된 이 작품은 서울시향, LA 필하모닉, 밤베르크 심포니가 공동 위촉한 곡으로, 예이츠의 시와 알반 베르크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신동훈 작곡가는 "절망적인 세상에서 낭만을 노래했던 시인과 작곡가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이어 김봄소리가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협연을 펼친다. 베토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더불어 3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손꼽히는 이 명곡은 오케스트라의 긴 서주 없이 곧바로 독주 바이올리니스트가 주제를 연주하는 혁신적인 구조로 유명하다. 바이올린의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과 날렵하고 화려한 연주가 청중의 귀를 사로잡을 전망이다.
2부에서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이 연주된다. 교향곡 1번의 실패로 깊은 침체에 빠졌던 라흐마니노프가 1908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초연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반열에 오른 걸작이다. 특히 클라리넷의 감미롭고 긴 호흡의 선율이 중심을 이루는 3악장은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서정성을 잘 보여주며, 힘차고 환희에 찬 눈부신 클라이맥스로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이번 공연은 서울시향이 10월 말 미국 카네기홀에서 선보일 작품들을 국내 관객에게 먼저 소개하는 무대로, 서울시향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행보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서울시향의 역량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해외 순회 연주를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라며 "국제적 사운드와 명성을 얻는 교향악단이 되는 데에는 해외순회공연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시향과 얍 판 츠베덴의 만남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정상급 지휘자와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의 시너지, 그리고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의 서정적 연주가 어우러져 잊지 못할 음악적 순간을 선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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