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풍, 최고가격제·국제유가 급락·환율 1,500원대… 삼중 충격의 교차점에 선 대한민국

박지원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3-17 12:15:19

석유 시추 이미지. 사진 | 픽사베이

[K라이프저니|박지원 기자] 정부가 지난 13일부터 전격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장에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시행 이후 전국 주유소의 80% 이상이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을 인하하며 제도에 순응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장의 주유 부담이 줄어드는 가시적 효과가 나타났다.

정부는 가격 인하에 동참한 주유소에는 '착한주유소' 인증을 부여하고, 규정을 위반한 업체에 대해서는 면허 취소까지 검토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이는 단순한 행정 지도를 넘어 시장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이례적 조치로, 에너지 공급망의 비상 국면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격 통제가 장기화될 경우 주유소 업계의 수익성 악화, 나아가 공급 위축이라는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고가격제는 불을 끄는 소화기인 동시에, 잘못 쓰면 시장이라는 집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 도구다.

■ 호르무즈發 긴장 완화…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선 붕괴

국내 에너지 정책이 시행되는 사이, 국제 원유 시장에서는 극적인 반전이 연출됐다.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추가 비축유 방출을 시사하면서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5% 이상 급락하며 배럴당 100달러 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 소식은 뉴욕 금융시장에도 즉각 온기를 불어넣었다. 다우존스·S&P500·나스닥 등 3대 지수가 1% 내외의 반등에 성공하며 숨고르기에 나섰다. 에너지 가격 안정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부 희석시킨 결과다. 그러나 낙관은 이르다.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근본적으로 해소된 것이 아닌 만큼, 원유 공급 불안이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100달러 선을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 장세는 당분간 반복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루의 안도가 내일의 불안을 보장하지 않는 세계, 그것이 지금 에너지 시장의 민낯이다.

■ 17년 만의 1,500원대 환율… 한국 경제의 '퍼펙트 스톰'

가장 무거운 폭탄은 환율 시장에서 터졌다. 국제 유가 급등이 달러 수요를 자극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7년 만에 처음으로17년 만에 1,500원대를 돌파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주하는 환율 수준이다.

고환율은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 복합적 충격을 예고한다.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제조업체들은 원가 부담이 가파르게 오르고, 그 비용은 결국 소비자 물가로 전가될 공산이 크다. 여기에 유가 상승이 더해지면 수입 물가는 이중으로 압박을 받는다. 인플레이션의 불씨가 꺼지기도 전에 환율이라는 기름을 들이붓는 형국이다.

세 가지 악재—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환율 급등—는 따로 떼어 놓아도 각각 만만치 않은 충격이지만, 동시에 맞물릴 경우 그 파괴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정부의 가격 통제가 단기 처방에 그칠지, 시장의 자율 조정력이 회복될 수 있을지, 그리고 지정학적 불안이 언제 잦아들지—이 세 개의 물음표가 해소되기 전까지, 대한민국 경제는 삼중 폭풍의 한복판을 항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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