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의 '256억 포기' 제안, 법적 실효성과 화해 가능성은?
이여름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2-26 11:20:49
[K라이프저니|글·사진 이여름 기자] 민희진 오케이레코즈 대표(전 어도어 대표)가 25일 기자회견에서 하이브와의 소송 배상금 256억 원을 포기하는 대신 모든 민형사 분쟁의 즉각 종결을 제안했다. 드라마틱한 선언이었지만, 법조계와 업계 시각에서 이 제안이 실제로 얼마나 실효성을 가지는지를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배상금 포기 선언, 법적으로 가능한가
민 대표의 배상금 포기 선언 자체는 법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1심 판결이 확정되면 민 대표는 청구권자로서 해당 채권을 포기하거나 화해 합의를 통해 수령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이 판결은 1심에 불과하며, 하이브가 항소할 경우 배상금 액수와 지급 의무 자체가 2심에서 달라질 수 있다. 즉 민 대표가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256억 원은 아직 법적으로 완전히 확정된 금액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발표의 법적 무게는 다소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민 대표는 이날 자신뿐 아니라 뉴진스 멤버, 전 어도어 직원, 외부 파트너사에 대한 고소·고발 건까지 모두 포함해 분쟁을 종결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중 상당수는 민 대표 개인이 취하나 포기를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뉴진스 멤버들 관련 소송이나 제3자가 당사자인 사건의 경우, 민 대표의 의지만으로 일괄 종결이 이뤄질 수 없다는 점에서 제안의 범위가 현실보다 과도하게 설정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이브 입장에서 이 제안을 받아들일 이유가 있나
하이브가 이번 제안에 응할 가능성을 따져보면 셈법은 복잡하다. 현재 하이브는 1심에서 패소한 상태이므로 항소를 통해 결과를 뒤집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민 대표의 제안대로 모든 소송을 종결하면 하이브 입장에서는 256억 원 이상의 배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재정적으로는 유리할 수 있다. 반면 법적 공방을 지속해 2심에서 승소한다면 배상금 전액을 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하이브가 이 제안을 공개적으로 수용할 경우, 그동안의 소송이 사실상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기업 이미지와 내부 주주들을 의식해야 하는 상장사 하이브로서는 여론의 흐름만으로 전략적 결정을 바꾸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창작의 자리에서 만나자"…방시혁과의 실질적 화해는 가능한가
민 대표는 이날 방시혁 의장에게 직접 "창작의 자리에서 만나자"고 호소했다. 감성적으로는 울림이 있는 메시지지만, 양측이 쌓아온 법적·감정적 앙금의 깊이를 감안하면 공개 제안만으로 화해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은 현재로서 높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2024년부터 이어진 상호 폭로와 법적 공방, 그리고 뉴진스 멤버들의 계약 분쟁까지 얽힌 이 사안은 어느 한 쪽의 선언만으로 해소되기엔 구조적으로 너무 복잡하게 엉켜 있다.
화해가 실현되려면 민 대표의 공개 제안에 하이브가 비공개 협상 테이블로 응하는 수순이 필요하다. 그러나 하이브가 현 시점에서 공개적으로 화답할 경우 여론전에서 민 대표에게 주도권을 넘기는 것처럼 비칠 수 있어, 즉각적인 반응보다는 침묵 또는 법적 대응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안의 진정성은 별론으로…현실적 이행 경로가 관건
민 대표의 이번 제안이 진심에서 비롯됐다 하더라도, 실제 이행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하이브의 응답이라는 전제가 필수적이다. 공개 제안 방식이 양측 간 실질적인 협상을 촉진할지, 아니면 또 하나의 여론전 국면으로 소비될지는 향후 하이브의 태도가 결정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뉴진스 멤버들과 팬, 그리고 K팝 산업 전체가 이 분쟁의 조속한 종결을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여망이 실질적인 화해로 이어질지, 법정 공방이 계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klifejourney2025@gmail.com
[ⓒ K라이프저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