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W 서울패션위크] 성지은 디자이너, 서울패션위크서 '이무기, 해태, 도깨비' 컬렉션 공개..."한국 설화 속 존재들의 현대적 부활"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2-06 06:55:04
한 모델이 유가당 패션쇼를 장식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글·사진 이주상 기자] 디자이너 성지은이 2026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유가당(YUGADANG) 컬렉션이 한국 전통 설화를 현대 패션으로 재해석하며 독창적인 미학을 선보였다.
2월 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Art Hall 2에서 열린 이번 쇼는 한국 설화 속 존재들인 '이무기, 해태, 도깨비'를 현대적 패턴과 그래픽 언어로 재구성해 색다른 현대적 서사를 제시했다.
'이무기, 해태, 도깨비', 설화 속 존재들의 패션적 재탄생
성지은 디자이너의 2026 F/W 컬렉션은 한국 설화에 등장하는 세 가지 신화적 존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승천을 꿈꾸는 이무기의 열망, 정의와 선을 상징하는 해태의 위엄, 장난스럽지만 신비로운 도깨비의 양면성을 각각의 룩으로 표현했다.
이번 컬렉션은 단순히 전통 모티브를 차용하는 수준을 넘어 각 존재가 지닌 철학적 의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번역했다. 이무기는 변화와 성장, 해태는 정의와 균형, 도깨비는 경계를 넘나드는 유희를 상징하며, 이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의 다층적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패턴과 그래픽으로 구현한 설화의 언어
런웨이에 등장한 그레이 레오파드 프린트 스웨트셔츠와 네이비 카모플라주 카고 팬츠의 조합의 동물적 패턴은 설화 속 존재들의 야생성을 상징하며, 캐주얼한 실루엣 속에 숨은 강렬함을 표현했다.
실버 새틴 소재의 오버사이즈 스웨트셔츠 중앙에 블루 드래곤 자수가 눈길을 사로잡은 룩은 이무기를 상징하는 드래곤 모티브다. 전통 자수 기법과 현대적 그래픽이 결합된 형태로, 승천을 향한 열망을 시각화했다. YUGADANG 로고가 새겨진 캡은 스트리트 감성을 더하며 전통과 현대의 균형을 이뤘다.
다크 네이비 광택 봄버 재킷은 한복의 저고리에서 영감을 받은 실루엣으로, 현대적 스포츠웨어와 전통 복식의 경계를 허물었다. 네이비 톤온톤 코디는 절제된 우아함을 표현하며 설화 속 존재들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소재의 실험, 전통과 테크놀로지의 만남
성지은의 소재 선택은 매우 전략적이다. 그레이 타이다이 후디 재킷과 화이트 플로럴 와이드 팬츠는 자연 염색 기법을 연상시키는 타이다이와 전통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타이다이의 불규칙한 패턴은 도깨비의 예측 불가능성을, 플로럴 패턴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설화 속 존재들의 본성을 담아냈다.
홀로그램 소재의 실버 패딩 재킷은 컬렉션의 하이라이트였다. 빛의 각도에 따라 무지개 빛깔로 변화하는 홀로그램 소재는 이무기가 용으로 승천하는 순간의 변화와 빛을 형상화했다. 네이비 데님 팬츠와의 조합은 미래지향적 감성과 일상성의 조화를 보여줬다.
실버 크러시드 벨벳 세트업은 전통 한복 소재인 비단의 광택을 현대적 소재로 재해석했다. 크러시드 가공은 천의 표면에 불규칙한 주름을 만들어 움직임에 따라 빛이 역동적으로 반사되며, 이는 해태의 갑옷 비늘을 연상시킨다.
투명성과 레이어링, 경계의 해체
화이트 자카드 재킷과 홀로그램 팬츠 조합은 성스러움과 미래성의 공존을 표현했다. 특히 화이트 톤의 자카드 패턴은 한복의 문양을 추상화한 것으로, 전통 복식의 디테일을 현대적 테일러링에 적용한 사례다.
투명 메쉬 베스트와 파이썬 프린트 와이드 팬츠의 조합은 가장 실험적인 룩이었다. 투명한 메쉬 소재는 안과 밖, 보이는 것과 감춰진 것의 경계를 허물며, 도깨비가 자유롭게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존재임을 상징한다. 파이썬 프린트는 이무기의 뱀 형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며, 야생성과 세련됨을 동시에 표현했다.
레오파드 프린트 세트업은 동물적 본능과 도시적 세련미의 조화를 보여줬다. 성지은은 야생 동물의 패턴을 설화 속 존재들의 원초적 에너지로 해석하며, 이를 도시적 실루엣으로 승화시켰다.
패션계 경력, 검증된 역량과 국제적 인정
성지은 디자이너는 2025 마포구 레드로드 페스티벌 패션쇼, Urban Break 2025 Thread Vol.1 Folk art 협업 전시, 네이버 제페토 아바타 패션 전시 및 MODE@방콕 패션쇼, 전주 국제 한지 패션대전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국제 행사 참여 경력은 성지은의 디자인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방콕 패션쇼 참가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네이버 제페토 협업은 디지털 패션 시대에 대한 적응력을 증명한다.
미래를 향한 비전, 디지털과 전통의 융합
성지은 디자이너의 가장 큰 강점은 전통과 첨단 기술을 자연스럽게 결합할 수 있는 능력이다. 네이버 제페토와의 협업 경험은 메타버스 시대의 디지털 패션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며, 이는 앞으로 NFT 패션, 버추얼 패션쇼, AR 피팅 등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이다.
홀로그램, 메탈릭, 투명 메쉬 등 미래지향적 소재 활용은 물리적 의상뿐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구현될 수 있다. 특히 설화라는 스토리텔링 기반은 메타버스 콘텐츠와의 시너지가 크다. 이무기, 해태, 도깨비는 게임 캐릭터나 가상 세계의 아바타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다.
글로벌 확장 가능성, K-패션의 새로운 방향
성지은의 디자인은 'K-패션'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단순히 한복을 변형하거나 전통 문양을 프린트하는 1세대 한국 패션을 넘어, 한국 문화의 내러티브를 현대 패션 언어로 번역하는 2세대 접근이다.
설화는 한국만의 고유한 자산이지만, 용, 신수, 정령 등의 모티브는 전 세계적으로 친숙한 판타지 요소이기도 하다. 성지은은 이 보편성과 특수성의 교차점을 정확히 포착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적이지만 이해하기 쉽고, 전통적이지만 현대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지점이다.
특히 스트리트웨어와 전통 요소의 결합은 밀레니얼과 Z세대를 겨냥한 전략으로 효과적이다. 후디, 카고 팬츠, 봄버 재킷 등 친숙한 아이템에 설화 모티브를 더한 접근은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한국 패션을 제시한다.
지속가능성과 문화적 가치
앞으로 성지은은 한국 전통 천연 염색 기법, 업사이클링, 친환경 소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화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은 본질적으로 '이야기의 재활용'이며, 이는 지속가능성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또한 한국 장인과의 협업, 전통 자수 기법의 현대적 활용, 한지나 삼베 등 전통 소재의 재발견 등은 문화적 가치와 상업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방향이다.
성지은 디자이너의 유가당(YUGADANG) 컬렉션은 한국 설화라는 무형의 문화유산을 입을 수 있는 유형의 패션으로 구현했다. 이무기, 해태, 도깨비라는 세 존재를 통해 변화, 정의, 유희라는 보편적 가치를 전달하며, 전통과 현대, 아날로그와 디지털, 로컬과 글로벌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의 디자인 철학이 한국 패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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