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반] 슈텔첼 미사곡집, 바로크 성악 음악의 숨겨진 보석을 발굴하다!

이주상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5-09-27 00:21:46

칸투스 투링기아와 카펠라 투링기아, 정교한 앙상블로 18세기 독일 교회음악 재조명

[K라이프저니 | 이여름 기자] 최근 독일 바로크 시대 작곡가 고트프리트 하인리히 슈텔첼(1690-1749)의 미사곡 5곡을 담은 음반이 베른하르트 클라프로트의 지휘로 발매되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음반은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슈텔첼의 교회음악 작품들을 통해 18세기 독일 루터교 음악 전통의 깊이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슈텔첼은 바흐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작곡가로, 고타 궁정의 카펠마이스터로 활동하며 다양한 교회음악을 남겼다. 하지만 바흐나 텔레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주 기회가 적었던 그의 작품들이 이번 음반을 통해 체계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번 음반에 수록된 5곡의 미사곡은 각기 다른 편성과 조성으로 구성되어 슈텔첼의 다채로운 작곡 기법을 보여준다. A단조 미사곡(StoeR III:a1)은 합창과 2대의 오보에 다모레, 2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통주저음으로 편성되어 13분 1초의 연주 시간을 갖는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C장조 '미사 카노니카'(StoeR III:C1)로, 이 작품은 이중합창(SATB I, SATB II)과 현악기, 통주저음으로 구성되어 13분 49초에 걸쳐 연주된다. 카논 기법을 활용한 정교한 대위법적 구성이 인상적이다.

E♭장조 미사곡(StoeR III:Es1)은 가장 규모가 큰 작품으로, 3대의 트럼펫과 팀파니, 2대의 호른, 플루트, 2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통주저음이라는 풍성한 관현악 편성을 자랑한다.

베른하르트 클라프로트가 이끄는 칸투스 투링기아와 카펠라 투링기아는 슈텔첼 음악의 특성을 잘 파악한 연주를 들려준다. 특히 칸투스 투링기아의 성악 앙상블은 바로크 시대 독일 교회음악의 엄숙함과 경건함을 적절히 표현하면서도, 작품 고유의 서정성을 놓치지 않는 균형감 있는 해석을 보여준다.

합창의 폴리포닉한 텍스처 처리가 특히 뛰어나며, 각 성부가 명확히 구분되면서도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앙상블 능력이 돋보인다. 이는 바로크 음악의 대위법적 특성을 제대로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클라프로트의 지휘는 18세기 연주 관습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템포 설정과 다이내믹 처리에서 과도한 낭만적 해석을 피하고, 바로크 시대의 절제된 표현 방식을 추구한다. 이러한 접근은 슈텔첼 음악이 지닌 본래의 성격을 명확히 드러내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기악 앙상블인 카펠라 투링기아는 시대악기의 음향적 특성을 잘 활용하여 18세기 교회음악의 음향적 환경을 재현한다. 통주저음의 처리와 관악기의 블렌딩이 특히 인상적이다.

총 58분 12초에 걸친 이번 음반은 바로크 시대 독일 교회음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바흐 중심의 바로크 음악 인식에서 벗어나 동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통해 당시 음악 문화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음반 제작은 독일의 cpo 레이블에서 담당했으며, 독일어와 영어 해설서가 포함되어 있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클로스터 미하엘슈타인과의 협력으로 제작된 이번 음반은 바로크 음악 애호가들에게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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